[뉴있저] '보디 프로필'부터 '프로아나'까지...10·20대 건강 위협하는 외모 열풍

[뉴있저] '보디 프로필'부터 '프로아나'까지...10·20대 건강 위협하는 외모 열풍

2023.02.24.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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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건강'인데요.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보디 프로필' 촬영 등 건강한 몸매를 만들기 위한 관심이 뜨거운데요.

하지만 외적인 건강미만 치중해 무리하게 살을 빼면서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건강을 위협하는 건강미 열풍을 민대홍 피디가 취재했습니다.

[PD]
지난해 3월, '보디 프로필'을 촬영한 김상우 씨.

100일 동안, 약 20㎏을 감량한 끝에 마음에 드는 사진을 남겼지만,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김상우 / 보디 프로필 경험자 : 보디 프로필 끝나고 엄청 그냥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한 4일 만에 20kg이 다시 급격하게 찌더라고요. 몸도 엄청 탱탱 부어오르고 자존감이 엄청 떨어지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울증도 잠깐 왔었고….]

건강한 모습을 남기기 위한 '보디 프로필'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 건데요.

단기간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건,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유병욱 /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단기간에 체중이 빠지는 경우에는 지방간 또는 장기 손상 피부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또 정신건강의학적으로 '보디 프로필' 촬영 이후에도 섭식 장애들이 지속하는 문제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대중매체와 SNS 등을 통해 외모를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청년 세대는 물론, 성장기 청소년들도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곽금주 /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 외모에 대해서 굉장히 신경을 쓰는 그러한 시대가 되다 보니까 자기가 이렇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몸짱'이 되고 이러한 것들을 과시하고 싶은 그러한 욕구들이 많이 커졌습니다. 특히 청소년 같은 경우는 굉장히 그게 심하죠. 그래서 흉내를 내고 모방을 하게 되고….]

이렇게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서 거식증을 앓는 청소년도 늘고 있습니다.

[김 모 양 / 17세 고등학생 : (얼마나 살을 빼고 싶은 거에요?) 그냥 35㎏ 되면 예쁘겠다, 생각하고 35㎏으로 목표를 정해뒀어요. (살 빼려고 어떤 것까지 해봤나요?) "일부러 게워낼 때도 있고, 이게 토하는 게 습관이 되면 좀 많이 먹으면 메스꺼워서 나올 때도 있어요. 보통 적으면 이틀에 한 번씩 하는 것 같고….]

- 프로아나 - :찬성한다는 의미의 프로(Pro)와 거식증(Anorexia)의 합성어 →거식증을 옹호하는 현상·사람

이른바 '프로아나'.

거식증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 아닌, 오히려 반가운 증상으로 여기는 겁니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송 모 군도, 한동안 이 '프로아나'를 떨쳐내기 힘든 기간을 보냈습니다.

[송모군 / 프로아나(거식증 옹호) 회복 중 : 저한테는 그 거식증이라는 게 이제 하나의 명찰 같은 거였어요. 그러니까 이제 나라는 사람이 이제 이만큼이나 뺄 수 있고 내가 이제 여기까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거식증의 결과는 치명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질환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영양실조와 그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김율리 /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두 가지 특징인데 한 가지는 체중이 아주 극단적으로 줄게 되기 때문에 영양실조와 거기에서 말미암은 여러 가지 신체적인 합병증이 있어서 그걸로 인해서 사망에 이르는 경우들까지 오게 되고요. 또 하나는 이런 영양실조 상태가 심해지면 심리적인 우울감 좌절감 스트레스 이런 부분에 대해서 극단적인 자살 시도를 하는 경우도 있고요.]

지난 2021년, 우리나라에서 거식증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은 2천2백여 명.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자 대부분이 치료를 원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거식증 환자는 통계보다 훨씬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어떻게 거식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우선,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회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지난 2017년 거식증을 앓던 모델이 사망한 이후, 프랑스에서 건강을 해칠 정도로 지나치게 마른 모델은 무대에 서지 못하도록 제한했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유병욱 /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프랑스 사례는) 모델 업계에서 모델을 보호하는 동시에 왜곡된 아름다움이 아닌,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실제로 미(美)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운동인데요. 이런 부분들이 대한민국에서도 이런 패션뿐만 아니라 여러 미디어에서도 나타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부모의 관심이 질환을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김율리 /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거식증은 그 가족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고 특히 청소년이 환자인 경우에는 그렇거든요. 처음에는 좀 더 걱정을 해주고 그리고 관심을 표현해주고 좀 더 온화하게 하지만 필요한 쪽으로 이끌어주려는 그런 지지 이런 게 필요하죠.]

'프로 아나'였던 송 군은 2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섰습니다.

어머니의 관심이 결정적이었습니다.

[송모군 / 프로아나(거식증 옹호) 회복 중 : 주변의 시선이라는 원인을 바꿔주신 거의 어머니였거든요. 너 괜찮다고 이거 먹어도 된다고 살찌면 좀 어때 이거를 계속 아무래도 이제 계속 듣다 보면 아니라는 생각도 조금씩은 바뀌게 되더라고요. 어머니한테는 너무 고맙다고 하고 싶어요.]

[방지현 / 송 모 씨 어머니 : 조금은 살쪄도 괜찮아, 그냥 그냥 그대로만 좀 봐주면 얘네들은 또 금방 회복도 빨라지는 것 같아요. 거울 속에 네 모습이 제일 예뻐. 현재의 네가 제일 예뻐. 몸무게 숫자에 별로 그렇게 크게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YTN 민대홍입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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