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곰팡이 생긴다"며 고인 사진 마구 떼버린 납골당

[제보는Y] "곰팡이 생긴다"며 고인 사진 마구 떼버린 납골당

2022.08.26. 오전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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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 납골당, 사진·편지 무단 수거 논란
납골당 전체 일괄 청소…"사전 안내 전혀 없어"
"서울시가 관리해서 믿었는데"…유가족 분통
봉안함 앞 조화와 편지, 일부 사진까지 수거
승화원 측 "별도 사물함 마련해 수거 사진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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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시가 관리하는 추모의 집에서 유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납골당의 사진과 편지, 꽃을 치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장마철 습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인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유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제보는 Y], 강민경 기자입니다.

[기자]
종이 상자와 마대에 가득 담긴 사진과 편지들.

고인을 추억할 수 있는 흔적들이 한 데 섞여 찾기조차 힘듭니다.

최근 어머니를 이곳에 모신 A 씨는 납골당을 찾아갔다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고인의 사진은 훼손됐고, 정성스레 붙여둔 조화와 편지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A 씨 / 서울 봉천동 : 고인 사진이었어요. 그게 땅바닥에 정말 나뭇잎, 낙엽 돌아다니듯 그렇게 허무하게 돌아다니는 걸 보고…(조카가 쓴 편지) 그것조차도 누가 손으로 뜯은 것처럼 훼손되어 있었고….]

납골당 앞엔 습기 때문에 꽃을 치웠다는 안내문만 붙어 있습니다.

A 씨는 적어도 알림 문자라도 보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A 씨 /서울시 봉천동 : (안내) 전화를 일일이 하라는 것도 아니고 (하다못해) 전체 메시지로 간단하게 보낼 수 있는 건데 유가족들에게 알리지도 않은 상태로….]

문제가 된 용미리 납골당은 서울시가 관리하는 대규모 시설이라 가족을 잃은 유가족이 믿고 찾는 곳입니다.

그런데 최근 유가족 동의 과정이나 별도 안내 없이, 봉안함에 붙인 꽃들과 사진들을 떼버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묘지를 관리하는 서울 시립 승화원은 습기와 곰팡이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립공원묘지소장 : 사진이나 꽃에 곰팡이가 하도 많이 생기니까 (청소를 요청하는) 민원이 다수 발생해서 저희가 불가피하게 청소를 하는 과정에서 꽃과 사진을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유족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지 못한 건 최근 폭우로 워낙 급하게 정리 작업을 시작해서라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립공원묘지소장 : 유족들에게 미리 알리지 못한 것 죄송하게 생각하고요. 앞으로는 유족이 상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습기에 취약한 지하나 분묘형 납골당 특성상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미리 알리지 않고 고인의 사진과 편지까지 마구 뗀 건, 유가족에게 큰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YTN 취재가 시작되자 승화원은 전체 유족에게 뒤늦게 문자를 보내 꽃과 사진 수거 사실을 알렸습니다.

별도 사물함을 마련해 고인의 사진을 찾아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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