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스타벅스, 가방에서 '발암물질 검출' 알고도 이벤트 진행

단독 스타벅스, 가방에서 '발암물질 검출' 알고도 이벤트 진행

2022.07.27. 오후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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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카페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여름철 행사제품으로 나눠준 가방에서 발암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폭로성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YTN 취재진은 앞서 관련 의혹을 오랫동안 취재해 왔었는데요.

스타벅스가 가방 성분 검사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이벤트를 진행했고, 이벤트 도중 발암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언론 보도로 알려지기 전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해당 내용을 취재한 황윤태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금 황 기자 옆에 있는 게 문제의 가방인가요?

[기자]
네, 스타벅스에서는 이 가방을 '서머 캐리백'이라는 이름을 붙여 한정판으로 소비자들에게 나눠줬는데요.

신제품을 포함해 음료 17잔을 마신 뒤 애플리케이션에 있는 도장을 다 모으면 가질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저희 취재팀은 이달 초 이 가방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제보를 입수해 취재에 착수했는데요.

실제로 이 가방은 최초 제보자가 저희에게 직접 보내주신 가방입니다.

지금도 옆에 있으니까 냄새가 약하게나마 나고 있는데요.

취재 당시 가방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아봤더니, 불쾌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이 가방 말고도 직접 쿠폰을 모아 가방을 받기도 하고, 중고거래를 통해 확보하기도 했는데요.

일부 같은 냄새가 나는 제품이 있었습니다.

[앵커]
그래서 YTN 취재진이 직접 이 가방에 대한 성분 검사를 의뢰했는데, 갑자기 시험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요?

[기자]
네, 저희 취재팀은 국가공인시험기관 중 가장 빠르게 시험이 진행될 수 있다는 곳을 선정해 지난 18일 성분 검사를 의뢰했는데요.

며칠 만에 황당한 답변이 왔습니다.

저희가 검사를 맡긴 사이 해당 연구원 직원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익명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스타벅스에서 나눠준 가방에서 포름알데히드, 그러니깐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주장한 건데요.

해당 글이 기사화되고, 스타벅스가 진화에 나서면서 부담을 느낀 연구소 측이 저희 취재진에게 더는 시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온 겁니다.

당시 연구소 관계자 입장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FITI 시험연구원 관계자 : 어떠한 결과를 내더라도 지금 굉장히 입장이 난처한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판단이 좀 들었던 게 사실이고요.]

YTN 취재 결과, 이 연구소는 최근 스타벅스 가방에 대한 성분 검사를 이미 진행했고, 일부 가방에서 포름알데히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포름알데히드는 세계보건기구, 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물질 중 하나입니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예전 '새집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매캐한 냄새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물질입니다.

[앵커]
그럼 YTN 취재진이 의뢰하기 전에 진행된 검사는 스타벅스가 의뢰했던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3일쯤 가방에서 냄새가 나고, 원인이 유해성분일 수 있다고 판단해 납품업체인 A 사에 성분 검사를 의뢰했습니다.

A 사는 여러 곳에 가방 샘플을 맡겨 검사를 의뢰했는데, 그 중 하나가 저희가 검사를 의뢰했던 연구소였고요.

검사 결과 일부 가방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던 겁니다.

이 부분도 연구소 관계자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FITI 시험연구소 관계자 : 저희 일정 부서가 해당하는 업체랑 거래가 있는 상황이더라고요. 저희가 지금 명확하게 말씀을 드리기가 어려운 게…. 명확하게 말씀을 드리는 건 검출 안 된 것도 있습니다.]

문제는 스타벅스가 유해 성분 가능성을 눈치채고 검사를 의뢰한 시점이 가방을 나눠주는 이벤트 기간이었다는 점입니다.

납품업체가 연구소 여러 곳에 의뢰한 검사 결과는 이벤트 기간에도 속속 도착하고 있었고요.

이벤트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에는 최종 시험 결과까지 종합해 스타벅스 측에 포름알데히드 검출 사실이 통보됐습니다.

하지만 스타벅스는 인터넷에 관련 글이 올라오고 파문이 커진 뒤에야 지난 23일 가방을 음료로 교환해주기로 했는데 사실상 열흘 넘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셈입니다.

이와 별도로 스타벅스가 이벤트 시작 전 유해 성분 정황을 알 수 있었던 정황도 파악됐습니다.

가방 납품업체 A 사는 중국 상하이에 있는 공장에서 가방을 생산해 이벤트 직전인 지난 4월 스타벅스에 납품했는데요.

당시 스타벅스는 성분 분석 검사서가 포함된 문서들을 일부 받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스타벅스가 꼼꼼하게 사전 검수를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일이었던 겁니다.

[앵커]
그럼 결국 스타벅스는 가방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을 알고도 이벤트를 계속 진행했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스타벅스는 왜 시간을 지체했던 겁니까?

[기자]
가방에 대한 포름알데히드 기준치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가방에 대해서는 별도의 안전기준이 없어 회수 조치 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국가기술표준원의 가정용 섬유제품 부속서를 보면, 유해물질 안전요건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는데요.

내의와 외의, 침구류 등에 대한 기준은 명확하게 나와 있지만, 가방 같은 액세서리류에 대한 기준은 없었습니다.

속옷 같은 내의나 블라우스, 와이셔츠, 코트의 허용 기준치도 각각 다 달랐는데요.

스타벅스는 가방에 대한 기준치가 없어서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구체적인 포름알데히드 수치를 공개하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스타벅스 측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죠?

[기자]
스타벅스 측은 일단 기존에 갖고 있던 가방들을 국가공인시험기관에 맡겨 다시 성분 검사를 의뢰한 상황입니다.

앞서 납품업체를 통한 성분 검사 결과는 어떤 조건에서 이뤄졌는지 알 수 없으니 직접 확인하겠다는 겁니다.

최근 일부 시험 결과가 도착한 거로 알려졌는데 조만간 결과를 공개할 거로 보입니다.

또 교환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다음 달 말까지 음료 쿠폰 3장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스타벅스는 내부적으로 교환 정책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거로 파악됐는데요.

내일쯤 가방 성분 검사 결과를 공개하고 대응 계획도 밝힐 계획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1부 황윤태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YTN 황윤태 (hwangyt264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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