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아파트 단지에서 개에 물린 8살 아이...잇따르는 개 물림 사고, 왜?

[더뉴스] 아파트 단지에서 개에 물린 8살 아이...잇따르는 개 물림 사고, 왜?

2022.07.15. 오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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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박양진 / 수의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11일 오후 1시 20분쯤 울산시 울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돌아다니던 개가 하교 중인 8살 남자아이에게 달려들어 목과 팔 등을 저렇게 물었습니다.

이를 목격한 택배 기사가개를 쫓아내고 아이를 구했는데요. 다행히 아이의 생명엔 지장이 없지만 개에 물린 상처가 깊어 목과 팔다리 등에 봉합 수술을 받고 입원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해서 박양진 수의사와 개 물림 사고가 반복되는 이유를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앵커]
지금 저희가 영상 화면을 가리고 보여드렸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잔인하거든요. 이것 누가 가장 잘못한 겁니까?

[박양진]
당연히 견주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앵커]
그렇죠. 개 주인이라면 반드시 개 목줄을 채워야 되고요. 그리고 반드시 동행해야 되는 것 아닙니까? 외출할 때는.

[박양진]
당연합니다. 일단 현행법상으로도 강아지들이 외출 시나 산책 시에는 목줄을 착용하는 것이 의무화돼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보호자분이 동행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앵커]
그렇죠. 일단 견주가 개를 묶어놓기는 했는데 풀고 달아났다고 진술을 했습니다. 지금 저 화면상에서 보이는 개가 어떤 개입니까?

[박양진]
일단 화면상으로 보기에는 맹견으로 보이지는 않아요. 맹견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체구를 봤을 때는 중대형견 정도 되는, 그런 정도의 사이즈로 보이고요.

저런 아이들 같은 경우는 공격을 한다면 단순한 교상이 아니라 정말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는 그런 치명상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CCTV에 잡힌 영상에서 굉장히 충격을 받은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일단 이게 경각심을 불러야겠다, 심각하다는 걸 알려드리기 위해서 영상을 보여드렸는데 일단 여러 가지 대책이나 이야기를 짚어보겠습니다.

이게 잡종견이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법적으로 규정한 맹견은 아니어도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가져야 되는 상황이죠?

[박양진]
맞습니다. 맹견 같은 경우도 물론 위험합니다. 그 아이들은 공격할 때 사냥 본능이 워낙 충실하기 때문에 이 아이들은 공격의 목표가 단순한 제압이 아니라 생명을 빼앗는 게 목표인 경우가 많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아이들은 특히 주의해야 되는 건 맞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맹견의 비중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개물림 사고의 대부분은 맹견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일반 품종들에 의한 사고가 훨씬 더 많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더 우리가 철저하게 관리하고 감독해야 되는 것입니다.

[앵커]
견주의 관리를 강조해 주셨는데 일단 지금 해당 견주는 개를 묶어놨다. 그런데 개가 목줄을 풀고 달아났다라고 진술했거든요. 그러면 이런 경우에 견주 처벌은 어떻게 하게 됩니까?

[박양진]
물론 견주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실제로 개가 풀고 달아났다고 하더라도 그게 바로 관리 소홀의 책임을 견주에게 물을 수 있는 거라고 보여지고요.

개가 아이를 물어서 아이가 다쳤을 경우에는 당연히 우리가 형사법적으로도 과실치상 같은 죄를 물어야 될 것이고 그다음에 민사법으로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라든가 또는 동물보호법에서 관리소홀이나 관리미흡으로 인한 처벌, 이런 것들이 있어야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저것 보면 개가 덩치가 좀 있다 보니까 자기보다 덩치가 작은 아이들을 덮치는 경우가 많나 보죠?

[박양진]
맞습니다. 개들에게 남아 있는 사냥 본능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그 본능이 큰 아이들이 있고 작은 아이들이 있습니다. 사냥 본능이 높다는 건 이 아이들이 유전적으로 있는 아이들도 있고요.

또는 어릴 때 사회화가 잘 안 돼서 사람과 살기 위한 환경에서의 초기 사회화가 제대로 되지 못하면 부적절한 공격성 또는 무서워서 나오는 방어적인 공격성 이런 것들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들이 공격을 하는 사냥 본능에는 어떤 것이 있냐 하면 본인이 제압을 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작은 동물. 그렇다 보니까 어린 아이, 또는 약해 보이는 노약자. 이런 아이들을 이 개들이 본능적으로 판단하고 공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일단 아이는 개가 물자 주변에 도움을 호소하기도 했고 실제로 지나가는 행인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에는 택배기사가 손수레 같은 걸로 개를 쫓아내서 살아나게 됐는데 이렇게 개가 맹렬하게 달려든다면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해야 됩니까?

[박양진]
사실 개가 이미 달려들기 시작했을 때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개들이 물거나 공격하기 전에 하는 시그널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면 잇몸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린다거나 귀를 똑바로 세운다든가 꼬리를 치켜세우고 흔든다든가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든가 이런 행동들을 우리가 미리 알아채고 피하는 게 가장 좋고요.

만약에 달려든다. 정말로 나를 물려고 공격을 한다. 이때는 피할 수 없다면 몸을 최대한 웅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벌레처럼 몸을 완전히 감싸서 최대한 얼굴 부위라든가 흉복부를 다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죠.

[앵커]
일단은 저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할 텐데 먼저 견주는 어떤 교육을 시켜야 되는지.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떻게 지도를 하는 게 좋을지 한번 하나씩 하나씩 가르쳐주세요.

[박양진]
일단 견주가 사실은 제일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시스템상 강아지 보호자에게 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없습니다. 너도 나도 다 키우죠. 나는 외로워서 키우고 심심해서 키우고. 이렇게 키우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잖아요. 이런 시스템들이 확실히 정착돼야 된다고 보고요.

그래서 아무나 개를 키울 수 없는 환경, 그리고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들이 필요하다는 전제조건들. 그리고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 또는 입양한 후에 의무적으로 받아야 되는 보호자로서의 기본적인 교육들, 이런 시스템들이 반드시 있어야 될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어떻게 교육할 수 있습니까?

[박양진]
아이들 같은 경우에게는 반드시 그런 교육이 필요하죠. 길거리에서 개들을 만났을 때 기본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방법들을 학교나 유치원이나 지자체에서든.

[앵커]
어떻게 해야 돼요?

[박양진]
쉽게 말씀드리면 어린 아이들이 강아지를 만나면 예쁘다, 예쁘다 하면 다가가죠. 일단 그건 금지해야 되는 거예요. 그래서 강아지에게 소리를 친다든가 다가가서 귀엽다고 손을 내민다든가 이런 행동들은 하지 않아야 된다는 거고 개에게 다가가더라도 정면으로 다가가는 것은 개 입장에서는 공격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래서 옆으로 돌아서 개가 나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간을 준다든가 그리고 개가 으르렁대거나 뭔가 안 좋은 신호를 보낸다. 그런 경우에는 소리치거나 도망 가지 말고 움직이지 말고 시선을 개가 아니라 먼 다른 곳을 바라보면서 개의 행동을 관찰하면서 개가 괜찮을 것 같을 때 천천히 천천히 움직이면서 가는 게 맞습니다.

[앵커]
바로 움직이면 달려드나 보죠?

[박양진]
맞습니다. 개는 동체 시력이 워낙 뛰어나서 움직이는 것에 대한 자극을 아주 예민하게 받아들입니다.

[앵커]
지금 1년에 개물림 사고가 2000건 정도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그런데 통계를 보니까 여름에 집중이 많이 돼 있더라고요. 5~8월 정도에 많이 발생하던데 계절적인 영향도 있습니까?

[박양진]
일단은 당연한 것 중의 하나는 뭐냐 하면 봄, 여름철이 되면 사람이 밖으로 많이 다녀요. 사람이 많이 밖으로 다니다 보니까 우리 개들도 같이 밖으로 데리고 다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산책하는 곳이라든가 애견 동반 카페라든가 이런 등등의 장소에는 많은 사람과 많은 개들이 몰릴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면 이 아이들은 거기에서 아주 특별한 자극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예민하게 받아들이면서 그런 돌발상황들이 생길 수가 있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개 본능적으로도 봄, 여름철이 되면 여러 가지 냄새와 소리들에 자극이 많아지게 되거든요. 이런 것들이 아이들에게 민감한 자극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자세한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박양진 수의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양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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