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어나니머스가 권도형 심판?..."사칭 가능성 크다"

"어나니머스가 권도형 심판"…국내외 언론 보도
일론 머스크 비판 영상에도 암호 화폐 홍보

[앵커]
최근 세계적인 해커집단인 어나니머스가 루나 폭락 사태의 장본인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잇달았는데요.

그런데 YTN이 확인해 보니, 경고 영상을 올린 계정에서는 또 다른 암호 화폐를 홍보하고 있었습니다.

팩트와이, 신지원 기자입니다.

[기자]

[유튜브 '어나니머스' :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당신(권도형 대표)에게 책임을 묻고 가능한 한 빨리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지난달 27일, 익명의 해커집단 '어나니머스' 이름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입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루나 폭락 사태를 통해 돈세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이 내용은 국내외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됐습니다.

이 영상에 연결된 인터넷 사이트로 들어가 봤습니다.

권 대표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없고, '어논 토큰'이라는 또 다른 암호 화폐를 홍보하는 글만 가득합니다.

관련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도 이 암호 화폐 이야기뿐입니다.

이 유튜브 계정은 지난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저격'했습니다.

루나 폭락 사태와는 정반대로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 전기차를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도록 하겠고 해 암호 화폐 시장이 급등했을 무렵입니다.

테슬라가 환경을 오염시키고 정부 보조금으로 암호 화폐를 사들인다는 주장했는데, 이 영상 하단에서도 같은 암호 화폐, '어논 토큰'을 홍보하는 사이트가 걸려 있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학과 교수 : 어나니머스라는 것 자체가 점 조직같은 거예요. 중앙화돼 있지 않고 (중략) 그러다 보니까 이제 사칭하는 계정들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코인과 관련한 해당 계정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어나니머스 공식 계정은 아닌 것으로 확인됩니다.]

어나니머스의 또 다른 계정으로 알려진 트위터에서는 "어나니머스 이름으로 암호 화폐를 발행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특정 해커들의 모임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익명의 느슨한 집단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누군가 권 대표를 추적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지만, 현재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근거로 어나니머스가 나섰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YTN 신지원입니다.


YTN 신지원 (jiwonsh@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