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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정거 차량에 놀라 넘어진 보행자...대법 "운전자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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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단횡단하던 보행자가 갑자기 멈춰선 차량에 놀라 넘어져 다친 경우에도 운전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운전자가 건널목 부근에서 서행했더라면 사고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거라며 운전자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작년 4월 신호등이 없는 건널목 근처에서 무단횡단하던 여자아이가 지나가는 트럭 때문에 사고가 났습니다.

아이는 넘어지면서 무릎을 다쳤는데 트럭 운전자 A 씨는 괜찮다는 아이의 말에, 별다른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고 이후 아이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차에 부딪혀서 다친 건지 넘어져서 부상을 입은 건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A 씨는 결국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보행자를 다치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건널목을 벗어난 지점에서 사고가 났고 아이가 갑자기 뛰어들었다며 무단횡단하는 보행자가 있을 거라 예측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A 씨에게 잘못이 있다고 보고 벌금 5백만 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A 씨가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아이가 차량과 직접 부딪혀서 다쳤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A 씨가 당시 서행하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사고 정황이 직접 찍힌 영상이 없는데 A 씨가 조심했더라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거라 확신할 수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A 씨에게 사고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재판부는 사고 지점이 폭이 좁은 도로였고 주변에 보행자가 많았던 점 등을 고려하면 A 씨가 충분히 속도를 줄이고 주위를 잘 살필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설령 부딪히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넘어진 직접적인 원인을 급정거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도 봤습니다.

대법원은 무단횡단 사고일지라도 주의의무가 면책되는 건 아니라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판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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