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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있저] 낚시 쓰레기에 '몸살'...거문도 낚시 전면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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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간 뉴있저 시간입니다.

이번 달 주제는 환경인데요.

오늘은 남해안에 있는 거문도를 중심으로 바다 오염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양시창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주제는 바다인데요. 양 기자가 거문도에 다녀왔다고요?

[기자]
낚시 좋아하는 분들은 잘 아실 수도 있는데요.

거문도는 전남 여수와 제주도 중간쯤에 위치한 섬으로, 지난 1981년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습니다.

어종이 다양하고 풍부할 뿐 아니라 멸종위기 산호도 군락지를 이루고 있을 정도로 해양 생태계가 잘 갖춰진 곳입니다.

그런 까닭에, 1년 내내 낚시 인파가 끊이지 않는 곳인데요.

최근, 거문도 지역 바다가 낚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민대홍 피디의 리포트 먼저 보시겠습니다.

[PD]
전남 고흥 녹동항에서 뱃길로 3시간.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최남단에 있는 섬, 거문도입니다.

쿠로시오 해류 지류인 대마난류가 흘러 사철 다양한 생물 종이 밀집해 있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멸종위기에 놓인 나팔고둥과 산호류도 다수 발견될 정도로 보존 가치가 큰 곳인데, 최근 거문도 해역 환경이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낚시 인파가 몰리면서 늘어난 쓰레기가 주된 원인입니다.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좋은 거문도 인근 갯바위에 나가봤습니다.

하얗게 산화한 납덩어리가 시선을 빼앗습니다.

제가 있는 이곳에는 이런 납덩이들이 곳곳에 널려 있습니다. 이곳뿐만이 아니라 낚시꾼들이 다녀간 갯바위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낚시꾼들이 낚싯대나 아이스박스 등 장비를 고정하기 위해 납을 사용하는데, 이들이 버리고 간 것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겁니다.

갯바위 생물들은 물론, 바닷속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한 중금속입니다.

[배성우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들의 모임 회원 : 이대로 내버려 두면 납이 조금씩 녹아서 흘러내리거든요. 그러면 주변에 톳이나 미역이 자라야 하는데, 저것들이 붙질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렇다면 멸종위기 산호들이 군락지를 이룬 거문도 물속 상황은 어떨까?

낚싯줄에 칭칭 감겨 위태로워 보이는 산호, 다름 아닌, 멸종위기 2급 해송입니다.

바로 옆에 있는 긴가지 해송 군집은 아예 낚싯줄, 페트병과 함께 얽혀 흉물스럽게 죽어가고 있습니다.

비단 낚싯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맥주와 음료수 캔, 담배, 고무장갑, 라면 포장지, 냄비까지.

생활 쓰레기들이 끝도 없이 발견됩니다.

버려진 통발에 갇힌 문어가 음료수 캔 뒤에 제 몸을 숨기는 웃지 못할 장면까지 목격되는 상황.

수거한 쓰레기를 뭍으로 가지고 나오니, 수북하게 쌓입니다.

수년째, 국립공원 해상 보호활동을 해온 환경단체가 사흘 동안 수거한 양인데, 생활 쓰레기 외에도 낚싯줄은 상자 절반을 채울 정도로 많고, 버려진 통발도 33개나 나왔습니다.

[정인철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 국립공원 같은 보호지역에도 낚시 인구가 굉장히 증가하고 있다는 걸 쉽게 느낄 수 있고요. 상대적으로 그만큼 낚시 행위로 인한 오염원들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부 낚시꾼들의 비양심이, 거문도와 인근 해역 생태계를 병들게 하고 있습니다.

YTN 민대홍입니다.

[앵커]
거문도 바다에 저렇게 많은 쓰레기가 있을 줄 몰랐는데, 상황이 꽤 심각해 보입니다.

저 지역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거문도 주민들은 걱정이 크겠어요.

[기자]
말씀대로, 거문도 바다 오염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무래도 거문도 주민들이겠죠.

제가 가서 확인해보니까, 주민들이 종종 갯바위 쓰레기도 수거하고 청소도 하고 있었는데요.

워낙 쓰레기가 많아서, 말 그대로 역부족인 상황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레저를 즐기러 온 낚시 인구와 거문도 주민들의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겠죠.

실제 바다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데요.

주민들은 환경이 회복될 때까지, 거문도 전 지역에서 낚시 행위를 금지해 달라고 정부에 청원을 내기도 했습니다.

어찌 된 영문인지, 제가 취재했는데요.

리포트 보시겠습니다.

거문도 주민과 낚시꾼의 갈등이 심화한 건 코로나19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거문도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020년 3월, 외부인 입도를 막고, 스스로 낚시를 금지했는데,

이때부터 타지에서 배를 타고 와 거문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겁니다.

실효성이 떨어져 낚시 금지 조치를 해제한 이후엔 해녀나 어부 등 거문도 주민과 레저 목적의 낚시인들이 바다에서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났습니다.

[이재정 / 거문도 주민 : 해녀분들이 작업할 때, 낚시꾼들이, 옆에 가면 돌 던지고 봉돌 던지고 해요. 해녀 작업하는 게 자기 고기떼 내쫓는다는 거죠.]

외부 낚시인들이 늘어난 이후 갯바위에서 쓰레기 투기나, 야영·취사 등 불법 행위가 많아진 것도 주민들의 화를 부채질했습니다.

거문도 주민들이 지목한 낚시꾼들의 상습 야영 장소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음식물 포장지와 맥주캔, 플라스틱 숟가락, 도마까지, 야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지역 주민들이 정부에, 거문도 지역의 낚시 행위를 전면 금지해달라는 청원까지 제기한 이유입니다.

[배성재 / 거문도 낚시협회장 : 선상까지 하면 (낚싯배가) 250척에서 300척 돼버립니다. 오죽하면 제가 낚시 어선을 하면서도 생계를 포기할 테니까 전체적으로 막아달라 했어요. 하도 답답해서.]

보다 못한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9월, 갯바위 생태 휴식제를 도입했습니다.

크게 동도와 서도로 구성되는 거문도에서 서도 쪽 일부 구간의 낚시를 금지한 건데, 이 역시, 반대쪽인 동도 쪽에 낚시 인파가 몰리는 역효과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섬 전체를 막지 않는 이상, 궁극적인 정책의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거문도 낚시인 : (거문도는) 낚시 포인트가 넓습니다. 우리가 낚시하면 기상 영향을 많이 받는데, 동풍이 불든 서풍이 불든 남풍이 불든 간에 피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섬 자체가 크니까. 그래서 여러 배가 들어와도 소화하기가 좋죠.]

관계기관은 갯바위 생태 휴식제 1년이 지나면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속내는 복잡합니다.

거문도 낚시를 희망하는 다른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주영 / 다도해상국립공원사무소 과장 : 거문도 주민들은 거문도를 보존해야 하고, 그분(낚시꾼)들은 낚시해야 하는데, 그분들이 낚시하는 부분에 대해서 서로 어느 정도의 같이 이용할 수 있고, 같이 보존하는 방안을 찾아야….]

환경단체는, 관계기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거문도 환경 오염은 더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YTN 양시창입니다.

[앵커]
거문도 주민들이 스스로 피해를 감내하면서 낚시를 막아달라고 했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군요. 대책이 없을까요?

[기자]
리포트에서 보신 대로, 정부나 국립공원공단은 난감한 상황입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거문도 오염 실태가 심각하다는 걸 확인하고 도입한 게 갯바위 생태 휴식제인데요.

아까 보신 것처럼 한쪽을 막으니, 반대쪽에 낚시 인파가 몰리는 풍선효과만 생겼다는 게 환경단체와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섬 전체의 낚시 행위를 막지 않으면 오염은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죠.

정부나 공단은 아직 육지에서 오는 낚시 인구의 반발도 고려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인데요.

제가 취재해보니, 공단은 거문도 주민들의 반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오염 실태도 계속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갯바위 생태 휴식제가 오는 9월이 되면 시행 1년이 됩니다.

그때 상황을 점검해서,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니까 결과는 지켜봐야겠고요.

무엇보다 레저객들도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불법 행위 없이, 낚시하는 문화가 빨리 정착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거문도 오염 실태를 봤는데, 내일도 월간 뉴있저 보도가 예정돼 있죠?

[기자]
내일 주제도 바다인데요. 내일은 인공어초 문제를 다루려고 합니다.

인공어초는 정부가 바다 숲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철이나 시멘트 구조에 해조류를 달아서 바닷속에 설치하는 구조물인데요.

지난 1971년부터 1조 원 이상의 예산을 들인, 또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국가적 사업입니다.

그런데 일부 인공어초들이 관리부실로, 바닷속 흉물로 자리 잡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 실태가 어떤지 저희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앵커]
내일 내용도 기대되는군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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