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가정의 빠른 변화, 못 따라가는 제도·인식...왜 가정인가?

[뉴있저] 가정의 빠른 변화, 못 따라가는 제도·인식...왜 가정인가?

2022.05.03. 오후 8:1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양시창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뉴스가 있는 저녁의 새 코너, '월간 뉴있저'입니다.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있는 담론 가운데 매달 저희가 하나를 정해서 깊이 있는 취재와 실험적인 접근을 통해 시청자들과 문제점을 공유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려 합니다.

5월 주제는 가정입니다.

다문화·1인 가정은 급속도로 늘고 있고, 가정에 대한 인식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는데요.

빠르게 바뀌는 가정 모습 속에 생각해 볼 문제는 없는지, 먼저 양시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시민들은 이상적인 가족 구성원 수를 몇 명이라고 생각할까, 직접 물어봤습니다.

[김일호 / 대학생 : 요즘에는 4명 정도가 약간 이상적이라고 해야 하나, 적당하다고…." (실제로 가정 꾸리실 때 그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나요?) "전 잘 모르겠네요.]

[엄진솔 / 직장인 : 저는 개인적으로 5명 정도" "경제적으로 생각하면 힘들 수는 있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동기가 될 수도 있으니까….]

[조현준 / 중학생 : 3명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이 어떻게 되죠?) "저하고 아내 하고 아들 아니면 딸 중에 한 명이 있겠죠." (이유가 있을까요?) "너무 많아도 돈이 많이 들 것 같고. 딱 한 명 정도가 적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유남열 / 서울 마포구 70대 : (자녀가 많은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적은 게 좋다고 생각하세요?) "(자녀가) 3명은 돼야지 3명. 3명은 돼야 나라가 발전하지 3명 이하로 되면 인구가 자꾸 줄어드니까 안 좋죠.]

가정.

간단한 질문에도 개인별, 세대별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집니다.

실제 가정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고 있을까?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부부·자녀가 함께 사는 전통적 개념의 가정 형태가 줄고 있다는 겁니다.

1인 가구는 5년 만에 140만이 늘어 전체의 30%를 넘어섰고, 또 혼인 건수는 3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준 반면, 이혼 건수는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진미정 /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 : 가구의 구성 누가 같이 사느냐 몇 명이 같이 사느냐 이런 측면의 통계가 지난 몇십 년 동안 사실 우리는 굉장히 다양해졌습니다. 결국, 1인 가구는 다인 가구에서 분화돼서 나오는 거거든요. 처음부터 혼자 사는 사람은 없으니까. 그러면 1인 가구가 증가했다는 것은 다인 가구의 규모가 더 작아졌다는 의미이기도 하고요.]

가정의 외형뿐만이 아닙니다.

결혼한 부부 가운데 한 명이 외국 국적인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는 등 가족 구성원의 특성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다문화 결혼의 비율은 지난 2015년 7% 정도였지만, 꾸준히 증가해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엔 10%를 넘겼고, 다문화 가정의 출생아 비중도 매년 함께 늘었습니다.

여러 지표는 우리 사회가 사실상 다문화 사회로 진입했다는 걸 보여주고 있지만, 우리의 정책과 인식은 아직 이런 현실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예지 / 이주민센터 '친구' 변호사 : 대부분 정책이 한국인하고 혼인 신고를 하고 아이를 낳아서 양육하는, 전형적인 결혼 이주 여성에 초점을 맞추고 운영되고 있습니다.좀 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배려하고 아우르는 체류자격 제도가 필요하지 않나….]

다문화 가정에 한정된 문제만이 아닙니다.

1인, 한 부모, 비혼, 입양, 소수자 등.

가정의 개념과 형태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법과 제도, 사회적인 인식, 그리고 그 안에서 모두가 놓치고 있는 사각지대는 없는지 짚어볼 이슈도 다양합니다.

우리 사회, 우리 주변 가정의 모습을 우리가 더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는 5월 한 달 동안, 가정을 둘러싼 여러 이슈를 취재하고 그 의미를 짚어볼 계획입니다. YTN 양시창입니다.

[앵커]
그럼 양시창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월간 뉴있저. 이름을 들어보니까 방송에다가 여러 가지 다채로운 내용을 담은 매거진 형식을 접목한 것 같아요. 어떤 취지입니까?

[기자]
24시간 뉴스채널에서 빠르게 뉴스를 따라가다 보면놓칠 수 있는 게 한 가지 이슈를 시간을 갖고 천착해 보는 것.이것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는데요. 언론의 주요 기능 가운데 의제설정 기능도 있죠. 그래서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있게 취재해서 시청자분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한번 기획하게 됐습니다.

[앵커]
그래서 5월 첫 번째 주제가 바로 가정입니다. 사실 가정의 형태나 개념이 바뀌고 있다는 건 어느 시대에나 있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 그 속도가 좀 빨라지고 있다는 거죠? [기자] 말씀대로 가정은 시기마다 시대 상황에 맞게 변화해 온 것이 사실이죠. 하지만 최근에는 그 변화 속도가무척 빠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불과 20, 30년 전만 해도 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결혼과 함께 독립하고 다시 자녀를 낳아 기르는 이 전통적인 개념의 가정이 대부분이었는데요. 앞서 통계를 보셨지만 지금은세 가구 가운데 한 가구는 혼자 사는가정인 겁니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고 출산율도 감소하고 또 동시에 이혼은 증가하고 이런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볼 수 있는데요.

또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도 괜찮다는인식이 퍼지면서 스스로 비혼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지만 결혼은 하고 싶은데 여러 사회 여건상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 그러니까 자발적·비자발적 1인 가구가 혼재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여러 가정 형태 중제가 1인 가구의 예를 들어 설명했지만 분명한 건 가정의 분화 또 다양화가어느 때보다 빠르다 하는 점입니다.

[앵커]
가정이 이렇게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사회적인 인식은 못 따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관련된 구체적인 자료도 있는데요. 정부에서 정기적으로 조사하는 게 몇 가지 있습니다. 제가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실시하는'다문화 가정 수용성' 조사라는 게 있습니다. 다문화 가정 혹은 이주 외국인에 대해서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잘 받아들이고 있는가를 알아보는 조사죠. 여성가족부에서 3년마다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난 3월에 발표된 지난해 기준의 조사를 보면 표면적으로 다문화 수용성 자체는 높게 나타납니다.

지금 표에서 나오는데요. 외국인 마주쳐도 불편하다거나 가까이하기 싫다는 응답이 훨씬 적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에 대해서 거부감이나 회피하는 정서는 무척 낮고 수용하는 태도가 많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문항을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다음 내용을 보시겠습니다. 외국 이주민과 같은 친목 모임에 가입하겠다. 이런 좀 더 적극적인 의제를 묻는 질문에는 보시는 것처럼 부정 응답이 압도적입니다. 그러니까 해석해 보면 외국인과 함께 사는 사회에 대한 거부감은 적지만 내가 직접 그들과 함께 교류하는 적극적인 행동에 대해서 거부감이 여전히 크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관련해서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우리 사회의 특징이 또 하나 있습니다.

이주 외국인을 바라보는 시각인 건데요. 이주 외국인을 바라볼 때 그들을 우리 사회의 엄연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보다는 그들이 얼마큼 한국 문화에 많이 동화됐는가 기대하는 정서가 많다는 거거든요. 전문가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진미정 / 서울대 아동가정학과 교수]
이주민이나 외국인과 얼마나 교류할 의사가 있는가, 이분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통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를 좀 질문하면 사실 교류 의지가 별로 적극적이지 않고요. 그리고 뭔가 다양한 문화가 좀 통합되는 한국 사회를 생각하기보다는 이분들이 한국 사회에 잘 동화되는 것, 적응해서 이제 우리나라 사람처럼 이렇게 되는 거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더 있어서….

[앵커]
일단 오늘 모든 문제점을다 한꺼번에 짚어보기는 힘들 것 같고요.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이 앞으로 한 달 동안 가정을 주제로 이렇게 다룰 이슈들, 월간 뉴있저 내용을 전해 주시죠.

[기자]
앞서 맛보기로 몇 가지 예를 말씀드렸지만,가정을 둘러싼 이슈는 정말 많습니다. 각 이슈를 깊이 있게 취재하면서 여러 다양한 실험도 해볼 생각이고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내용을 전해드릴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또 소외된 계층, 사각지대는 없는지 또 그 대안은 무엇인지 시청자 여러분과 진지하게 나누고 싶습니다.

일단 모레가 어린이날이죠.몇 년 전부터 논란이 된 게'노키즈존'입니다. 카페나 식당에 아이들을 받지 않겠다는거죠. 최근에는 '노키즈존'인데도 이를 표시하지 않은 업소도 않아서 아이를 동반한 손님이 해당 업체를 방문했다가 낭패를 보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저희 제작진이 직접 유모차를 끌고 해당 업체도 방문해봤는데, 그 결과는 모레 어린이날에 전해드릴 계획입니다.

또 다음 주는다문화 배경 아이들이 한국인보다 더 많은학교 교실을 찾아가는 내용을 다룰 예정인데요. 저희 제작진이 직접1일 교사로 나서서 다문화 가정과 교실의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해 드릴 생각입니다.

[앵커]
사실 무심코 지나기 쉬운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인데요. 참 중요한 얘기 같습니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뉴스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양 기자 수고했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