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정주영 소떼 키운 서산농장 분뇨 수백 톤 불법 방치"...경찰, 압수수색

단독 "정주영 소떼 키운 서산농장 분뇨 수백 톤 불법 방치"...경찰, 압수수색

2022.03.16. 오전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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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북한으로 몰고 간 소떼를 키웠던 현대 서산농장이 최근 가축 분뇨 수백 톤을 불법으로 쌓아뒀다가 적발된 사실이 YTN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업체 대표를 입건하고 농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소 천 마리를 끌고 방북길에 올랐습니다.

금강산 관광과 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 교류와 경제 협력의 첫 물꼬를 튼 역사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북으로 끌고 간 소들의 후손 3천 마리는 지금도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인 현대서산농장에서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최근 3~4년 동안 가축 분뇨 수백 톤을 무단으로 쌓아둬 오염을 일으켰다는 공익제보가 접수됐습니다.

적발 당시 사진을 보면 농장 한 켠에 사람 키보다 높게 가축 분뇨가 쌓여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위성사진을 봐도 이런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지난 2월 서산시에서 확인한 것만 210㎡ 면적에 2m로 높이로 쌓여 있었는데, 25톤 덤프트럭 20여 대 분량입니다.

가축 분뇨는 허가받은 처리 시설을 거쳐 퇴비로 사용하거나 정화해야 합니다.

불법으로 방치해 오염을 유발했다면 징역 2년 이하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사유지라도 지붕 없는 들판에 분뇨를 쌓아두지 못하게 하는 건 비가 왔을 때 문제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오염 물질이 빗물에 녹아 주변 도랑이나 지하수로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축사에서 나온 물은 이곳 수로를 거쳐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갑니다.

생태계 영향은 물론, 어민들까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인근 어민들은 담수호에서 방류할 때마다 거품이 나오고 양식장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근 어민 : (거품이) 배 위로 올라올 정도로 많이 생기죠. 양식장 피해도 있죠. 간조 때 (담수호 물을) 빼다 보면 고기가 성장하는데 병도 오고 여러 가지 문제가 있죠.]

서산시는 현대서산농장 측에 개선 명령과 함께 과태료를 부과하고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담당 직원과 현대서산농장 대표이사를 입건하고 농장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축사 관리 자료들을 분석해 의도적으로 분뇨를 불법 처리한 것인지 확인한 뒤 관계자들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현대서산농장 측은 퇴비 처리시설이 부족해 분뇨를 외부에 쌓아둔 것은 맞지만, 퇴비를 인근 농가에 공급하는 일정이 늦춰지면서 임시로 쌓아뒀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퇴비 처리 시설을 추가 건설하고 있다며 이후 퇴비 공급 일정 등을 고려해 무단으로 쌓아두는 일이 없도록 조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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