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자가진단키트 보이스피싱?...약국에 뿌려진 가짜 공문

단독 자가진단키트 보이스피싱?...약국에 뿌려진 가짜 공문

2022.02.15. 오전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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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공급 관리에 직접 나선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특정 업체를 사칭해 진단키트를 특별 공급하겠다는 사기 업체까지 등장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했습니다.

수법이 금융사기에 흔히 쓰이는 '보이스피싱'과 유사한데 대한약사회까지 나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재택 치료로 전환되면서 자가진단키트에 대한 관심이 컸던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일대 약국에 자가진단 키트를 특별공급한다는 공문이 뿌려졌습니다.

같은 시각에 팩스로 일제히 보내졌습니다.

자가진단키트 특정 제조 업체 명의로 되어 있으며 단가도 시중가보다 2천 원가량 저렴합니다.

공문에는 보건복지부 지시로 자가진단 키트를 평소 공급 가격의 절반에 특별공급한다며, 조속히 신청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진단키트를 간절히 원했던 약사들은 늦을세라 공문을 보낸 업체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는 그런 공문을 보낸 사실이 없다며 한마디로 '사기'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종로 A 약국 약사 :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봤더니 회사 측에서 사기라고…. (진단 키트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종로 B 약국 약사 : (키트를 주문하려고) 회사로 전화했는데, 전화가 몰렸는지 통화가 안 되더라고요.]

문의 전화가 폭주하자 해당 업체는 대한약사회를 통해 공지문을 전달하기까지 했습니다.

[김범석 / 바이오세움 관리본부 차장 : 서울만이 아니라 제주, 춘천, 충청, 전라도 전국에서 백여 통 이상 문의 전화가 왔습니다.]

더구나 공문에 적힌 진단키트는 국내에 판매 허가도 받지 않은 제품이었습니다.

국내에 정식으로 판매 허가를 받은 개인용 자가진단키트는 모두 6개입니다.

그런데 공문에 적힌 '셀트리온 디아트러스트 자가진단 키트'는 지난해 10월 미국 FDA, 식품의약국으로부터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수출용 제품일 뿐입니다.

대한약사회는 사기 행위로 강하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약국에 가짜 공문을 보내놓고 업체 소속을 사칭한 직원이 약국을 직접 방문해 돈을 입금하면 진단키트를 보내주겠다며 선결제를 요구한 뒤 잠적해버리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금융사기인 '보이스피싱' 수법과 유사합니다.

[이광민 / 대한약사회 정책기획실장 : 워낙 재고가 없다 보니 급한 상황을 틈타서 비정상적인 거래를 하려고 하는 거죠.]

재작년 초 마스크 대란 때도 허가를 받지 않은 제품을 정식 제품으로 속여 약국에 판매하려던 여러 일당들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자체 조사를 벌여 필요하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입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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