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4천 명 식사"...코로나·한파 녹이는 '명동밥집'

"보름 만에 4천 명 식사"...코로나·한파 녹이는 '명동밥집'

2022.01.16.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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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파에 코로나19까지 겹친 겨울, 서울 명동성당 한쪽에선 노숙인과 홀몸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명동밥집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만 4천여 명이 따뜻한 한 끼 식사에 시린 몸과 마음을 달랬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명동성당 한쪽에 마련된 대형 천막에 노숙인과 홀몸 어르신들이 찾아왔습니다.

오전 11시 문을 열자마자 테이블 40여 개가 빼곡하게 들어찼고, 자원봉사자들은 한 분 한 분 찾아가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식사를 대접합니다.

"맛있게 드세요. 더 필요한 건 없으세요?"

음식 앞에 앉은 사람들.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한 끼 식사로 한파에 얼어붙은 몸을 녹입니다.

[명동밥집 방문객 : 항상 고맙죠. 겨울에 고생하는 분들도 많고. 한 끼라도 먹고 가면 마음이 든든하죠.]

명동밥집이 문을 연 건 지난해 1월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소외된 사람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며 급식소를 제안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김정환 /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장 : 코로나19가 터지고,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는 걸 보게 됐습니다. 이 시대에 밥 한 끼를 못 드시는 일이 있어선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수요일과 금요일, 일요일까지 매주 세 번,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되는 명동밥집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8만 명, 올해 들어선 보름 만에 4천 명 넘게 식사했습니다.

하루 많게는 천 명분의 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건 940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 덕분입니다.

영하의 날씨 속 천막을 치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고단할 법도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내내 밝은 얼굴입니다.

[천정륜 / 자원봉사자 : 감사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계속 제가 오게 되는 건 그런 말씀 듣고 그게 힘이 되니까, 제가 뭔가를 해드릴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매주 발걸음이 오는 거 같아요.]

코로나19 사태로 잇따라 문을 닫고 있는 무료 급식소들.

여기에 한파까지 겹쳐 유난히 시린 이번 겨울이지만, 명동밥집은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며 거리의 온기를 높이고 있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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