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 테러당한 포항 공무원 "눈만이라도 살려달라 빌어"

염산 테러당한 포항 공무원 "눈만이라도 살려달라 빌어"

2021.11.19. 오전 10: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염산 테러당한 포항 공무원 "눈만이라도 살려달라 빌어"
YTN 자료화면
AD
불만을 품은 민원인에게 염산 테러를 당한 포항시 공무원 가족의 사연이 SNS에 공유됐다.

지난 10월 29일 행정 불만을 품은 60대 남성이 포항시청 대중교통 사무실에서 공무원과 언쟁을 하던 중 염산이 든 액체를 뿌려 공무원이 눈 등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염산 테러를 당한 공무원 A 씨의 아내는 "사고 소식을 듣고 오로지 눈만이라도 살려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고 말하며 절박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공무원) 31년 외길인생. 절반 이상을 교통과에 근무했다. 땅 길은 물론 하늘길까지 모두 섭렵한 제 남편은 그야말로 교통에 특화된 공무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집보다 직장이 소중했고 가족보다 직원을 소중히 여겼던 사람. 암 재발 치료 중인 아내 간호보다 업무가 중요한 사람이었다"며 남편의 공직에 대한 자부심과 성실성을 이야기했다.

A 씨의 아내는 "원망조차도 퍼부을 시간이 내게는 없었다. 오로지 남편을 살려내야 한다는 생각뿐"이라며 "눈뜨고 있는 동안은 5분 단위로 안약과 안연고, 화상 부위 드레싱, 연고 치료를 했다"고 적었다.

이어 "그렇게 며칠을 정신없이 병원에서 지내다 보니 죽을 것 같고 죽일 것 같았던 분노는 어느 정도 사그라들고 이제는 고마웠던 분들이 생각난다"고 현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고 직후 초기 대응을 해준 과 내 직원과 남편의 동료, 포항 시장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남편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가슴으로는 웃고 있었을 겁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A 씨는 "조금만 힘을 써도 화상 부위 핏줄이 툭툭 터지는 기나긴 화상 치료와 사고 트라우마 치료가 남았지만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치료에 임할 것"이라며 남편의 치료에 매진하겠다는 소식을 전했다.

YTN 최가영 (weeping07@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