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커만 붙이면 끝?...자동차 튜닝 인증제 '무법지대'

스티커만 붙이면 끝?...자동차 튜닝 인증제 '무법지대'

2021.10.08. 오전 05: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자동차를 개조하거나 꾸밀 때는 반드시 인증받은 제품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미인증 부품을 산 뒤, 인증 스티커만 따로 사서 붙이는 '꼼수 인증'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승용차 앞에 달린 국내산 LED 전조등.

협회 인증 스티커까지 부착됐지만, 사실 미인증 제품입니다.

운전자 A 씨는 시중에 파는 정식 부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미인증 제품을 산 뒤 인증 스티커만 따로 붙였습니다.

[A 씨 / 미인증 부품 장착 : 검사를 받으려니까 스티커가 필요해서 장착한 업체에 부탁해서 스티커를 구매해 검사받았습니다. 아는 업체 아니면 안 주겠죠?]

합법적으로 차를 개조하기 위해서는 협회에서 인증한 부품을 산 뒤, 동봉된 스티커 속 일련번호를 관련 사이트에 등록해야 합니다.

사실상 부품 인증 여부가 일련번호로만 가려지기 때문에 스티커만 있으면 어떤 제품도 등록할 수 있는 겁니다.

스티커는 부품업체를 통해 알음알음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취재진-부품장착업체 통화 : (인증스티커가 필요해서 연락드렸거든요?) 다른 데서는 5만 원씩 받는 거 같은데 저희는 3만 3천 원에 드리거든요.]

부품 인증평가는 정부가 지정한 협회를 통해 이뤄지고, 인증스티커는 제조사가 신청한 개수만큼 협회에서 판매합니다.

하지만 스티커가 미인증 부품을 인증 제품으로 둔갑하는 데 쓰여도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

협회에서 현장 검사를 하기도 하지만, 불법 사례를 적발하긴 어렵습니다.

[협회 관계자 : 그렇게 하지 않는 제조사가 발각될 시에는 인증 취소할 수 있다는 걸 사전에 고지하고 저희도 필요한 경우에 확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꼼수 인증을 뿌리 뽑기 위해 아예 부품에도 고유번호를 부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종배 / 국민의힘 의원 : 한국교통안전공단의 관리부실로 미인증 튜닝 부품이 인증부품으로 둔갑해서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실제 장착한 튜닝 부품과 인증스티커가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인증을 담당하는 정부 지정 협회를 현행 한 곳 외에 여러 곳으로 늘려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입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