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소모품 아냐" 스타벅스 직원, 트럭시위 예고

[앵커리포트] "소모품 아냐" 스타벅스 직원, 트럭시위 예고

2021.10.05. 오후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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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타벅스 매장 직원 일부가 트럭시위를 예고했습니다.

툭하면 열리는 행사로 업무 강도가 지나치게 높은데도 회사 측이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주장인데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이었죠.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재사용할 수 있는 컵에 담아주는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디자인이 그려진 플라스틱 컵이었는데요. 뜨거운 음료용과 차가운 음료용 두 종류로 제공됐습니다.

같은 가격에 컵이 공짜로 생기는 격이니 손님이 몰렸겠죠. 대기 시간만 1시간을 넘기는 매장도 생겼는데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했더니 대기자만 수백 명 수준이라는 인증샷이 곳곳에 올라올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직원들은 쉬지 않고 음료를 만들어내야 했다는 뜻이겠죠.

온라인 중고거래 시장에는 공짜로 받은 이 컵을 판다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두 종류 컵을 더해 1만 원이 넘는 금액에 내놓는 경우까지 나왔는데요.

스타벅스의 각종 행사와 이에 따른 고객 폭증,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1월, 새벽 시간 스타벅스 매장 앞의 모습인데요. 음료를 사면 제공하는 한정판 피규어를 받기 위한 행렬입니다.

행사 기간, 매장 출입구에 두 개의 줄이 만들어졌는데 누가 먼저냐며 다툼이 벌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작년 여름에도 스타벅스는 일정 숫자 이상 음료를 사면 여행용 보조가방을 주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정확한 매장별 수량 등을 공개하지 않았고 각 매장은 영업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 관련된 상품을 소유하는 것이 또 다른 재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소비자 호응도가 굉장히 높고, 거기에 따른 부작용도 생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몇 잔 이상 마셔야 굿즈(한정판 상품)를 받을 수 있다고 하면 커피를 마시지도 않고 버리고 가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국내 스타벅스는 전체가 직영 매장이고, 그래서 노동조합이 없습니다. 이번 트럭시위,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서 거론됐고 성사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데요.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방문했다며 직원들의 어려운 점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개선해 나가겠단 원론적 입장만 밝힌 상황입니다.

잦은 행사와 과도한 노동강도, 그에 반해 부족한 대책, 안타깝게도 아직 법적으로 접근하기는 쉽지 않다고 하는데요.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박지영 / 변호사 : 법적으로 정해진 초과근무 수당이나 야간 근무 수당 같은 부분을 지키지 않는 부분은 법적으로 문제 제기할 수 있지만, 그 이외에 업무 강도에 비해 월급이 너무 적다는 부당함에 대해서는 법적인 조치가 쉽지 않아서 그래서 각 근로자의 노조가 있는 건데요. 그런 부분이 없기 때문에 트럭시위와 같은 단체행동 이야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잦은 행사를 둘러싼 논란은 또 있습니다.

이번 재사용컵 증정 행사, 환경보호를 내세웠는데요.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이 논평을 냈습니다.

어차피 그 재질도 대부분 일회용 포장재와 배달용기로 쓰는 일반 플라스틱"이라며 모순된 행태라고 꼬집은 건데요.

여기에 코로나 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은 시점에서 사람이 몰릴 한정판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YTN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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