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공분...'관리 소홀' 또 도마 위에

'전자발찌 연쇄살인범' 공분...'관리 소홀' 또 도마 위에

2021.08.30. 오후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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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위치추적 전자장치, 이른바 전자발찌를 끊은 50대 남성이 여성 두 명을 살해한 사실이 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전자발찌를 찬 채 한 명을 살해했고, 도망 중에 또 한 명을 살해하면서 경찰과 법무부의 허술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더 자세한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홍민기 기자!

네, 무척 끔찍한 사건이 일어났는데요.

먼저 사건 내용부터 정리해 주시죠.

[기자]
어제 오전 8시쯤, 서울 송파경찰서 주차장으로 은색 승용차 한 대가 들어왔습니다.

차 안에는 56살 남성 강 모 씨가 타고 있었는데, 이 남성,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며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차 뒷좌석에선 50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는데, 또 한 명을 더 살해했다고 말하며 자신의 집을 지목했습니다.

경찰은 강 씨를 긴급 체포하고, 서울 거여동에 있는 집 안에서 40대 여성 시신을 한 구 더 발견했습니다.

강 씨는 이른바 '전자발찌'로 불리는,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착용하고 있었는데요.

그러던 중 지난 27일 오후 5시 반쯤, 집 주변 신천동의 한 길가에서 공업용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겁니다.

이후 백여 미터 떨어진 서울지하철 몽촌토성역 출구까지 걸어가 근처 화단에 끊은 전자발찌를 버렸습니다.

법무부 특별사법경찰대는 이날 밤 11시쯤, 강 씨가 렌터카를 빌린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과 함께 추적에 들어갔습니다.

다음 날인 토요일 아침 9시쯤, 렌터카 업체를 통해 차량이 있는 곳을 파악했는데, 강 씨는 9시 18분쯤 서울역 출구 근처에 차를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전자발찌를 끊은 뒤 이틀 만인 어제 아침 8시, 자신의 차를 끌고 직접 경찰서를 찾아와 자수한 겁니다.

경찰 조사에선 '범죄 사실이 적발될 것이 두려워 자수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강 씨를 살인과 전자발찌 훼손 혐의로 체포하고,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강 씨는 과거에도 성범죄를 저질렀죠? 신상은 공개돼 있습니까?

[기자]
50대 강 씨는 이번 사건 외에도 처벌받은 전력이 모두 열네 번에 달했습니다.

만 17살 때부터 특수절도 혐의로 징역을 살았고, 성폭력 전력도 두 번이나 있었습니다.

강도강간 혐의로 보호감호 처분을 받다가 2005년 4월 출소했는데, 출소한 뒤 넉 달 만에 다시 성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주로 심야에 혼자 운전하는 여성을 노렸는데요, 피해자 손발을 묶어 납치한 뒤 신용카드 등을 뺏기도 했습니다.

공범들과 함께 범행을 저지른 40일 동안 피해 여성만 30여 명, 피해 금액도 수천만 원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 씨는 이 사건으로 징역 1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 5월 천안교도소에서 가출소해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강 씨는 전자발찌는 착용하고 있었지만, 여성가족부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에선 공개돼 있지 않았는데요.

성범죄자 신상공개 제도는 2011년 4월 도입됐는데, 강 씨 형이 확정된 건 2006년이라 법 적용을 받지 않은 겁니다.

2013년 3년 전 사건까지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여전히 법 적용 대상에선 제외됐습니다.

신상정보 공개 대상자가 아니어서 지역 주민들도 강 씨의 전과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앵커]
관리 감독을 받는 와중에도 끔찍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건데, 경찰과 법무부의 대응에도 많은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어떻게 위치 추적이 가능한 전자발찌를 차고도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느냐, 이런 지적이 거세게 일고 있는데요.

강 씨가 전자발찌를 끊은 뒤, 경찰이 강 씨 집을 찾긴 했습니다.

신호가 끊어진 뒤 30분 만인 27일 오후 6시쯤, 지구대 경찰관이 찾아왔는데요.

하지만 인기척이 없단 이유로 발길을 돌렸고, 이후 보호관찰소 직원들까지 나와 모두 세 차례 방문했습니다.

다음 날인 지난 28일에도 두 차례 방문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번에도 집 문은 열지 못했습니다.

부근 CCTV를 토대로 강 씨가 같은 날 새벽 외출했단 사실만 확인한 뒤 자리를 뜬 겁니다.

당시 집 안에는 강 씨가 전자발찌를 훼손하기 전 살해한 40대 여성의 시신이 있었습니다.

또, 강 씨를 알고 지내던 목사가 "강 씨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다"며 경찰에 신고까지 했던 상황이었습니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변을 확인했어야 했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겁니다.

또 전자발찌를 훼손한 지난 27일 새벽을 포함해 법원이 내린 야간외출제한 명령도 두 차례 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수색요청이 아닌 검거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강 씨 집에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갈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장 경찰관들이 경찰권을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직무 집행 범위를 늘리는 등 법과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자감독 대상자의 강력 범죄가 발생했는데, 이를 관리하는 법무부와 사건을 예방해야 할 경찰 사이에 책임 떠넘기기가 반복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강 씨에 대한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서울 송파경찰서는 경찰서를 제 발로 찾아온 강 씨를 체포한 뒤 오늘까지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두 여성을 왜 살해했는지, 살해 동기를 집중적으로 캐묻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숨진 40대와 50대 두 여성은 평소 강 씨와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성적 문제, 금전 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강 씨의 살해 동기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강 씨 자택 주변 CCTV와 계좌 거래 내역, 주변인의 진술 등을 폭넓게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 씨가 김포공항역까지 이동한 뒤 버스에 두고 내린 휴대전화도 확보해서 포렌식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피해 여성이 각각 언제, 어디서 숨졌는지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경찰은 오늘 안에 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한다는 목표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또, 강 씨에 대한 신상공개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법무부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조금 전인 오전 11시쯤, 법무부가 공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향후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먼저, 전자발찌 자체를 더욱 견고하게 해, 쉽게 끊을 수 없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훼손 등 실효성 문제가 드러나면서 여섯 번이나 개선했지만, 재차 보완하겠다는 건데요.

또 범죄 전력과 범죄 수법 등을 토대로 재범 위험성을 파악해 맞춤형 준수사항을 추가하는 등 지도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선 보호관찰소의 전자감독 담당자가 더 보충돼야 한다는 단서를 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법무부가 대책을 내놨지만, 경찰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등의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뿐, 세부적인 개선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 흉악 범죄를 저지르고 풀려난 남성이 감시를 완전히 무시한 채 또다시 강력 범죄를 저지르면서, 사법 당국의 관리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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