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前 공군 감찰실 간부의 고백 "성범죄 피해자, 사람으로 보지 말라"

단독 前 공군 감찰실 간부의 고백 "성범죄 피해자, 사람으로 보지 말라"

2021.06.30. 오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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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비행단 간부 출신 A 씨, 10년간 감찰실 근무
상관 지시 "성범죄 피해자에게 인정 갖지 말고 도와주지도 말라"
"상급 기관 공군본부 감찰관실, 은폐 지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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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 취재진이 10년간 공군 비행단 감찰실에서 근무했던 간부를 만났습니다.

그는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을 은폐한 공군의 행태를 보고, 양심 고백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감찰실에서 근무하는 내내 성범죄 피해자를 사람으로 보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실토했습니다.

YTN의 연속 보도, 김우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공군 모 비행단에서 전문 하사로 전역한 A 씨.

10년간 줄곧 감찰실에서 근무했습니다.

[A 씨 / 前 공군 감찰실 간부 : 부대 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수사권이라든지, 여러 가지 수사 상황들이 제대로 진행이 되는지 안 되는지 감찰을 하는 부분이고.]

A 씨는 처음 감찰실 업무를 배울 때 상관이 내린 지시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 비위 사건 피해자는 사람으로 보지 마라."

피해자에게 인정도 갖지 말고, 도와주려고도 하지 말라는 거였습니다.

[A 씨 / 前 공군 감찰실 간부 : 성 군기 사건 관련해서 피해자는 사람으로도 보지 말고, 거기에 대해서 더는 정을 주지 말고, 사건 사고가 굉장히 예민하니 거기에 대해서 더는 관여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은 걸 아직 기억합니다.]

성 비위 사건이 감찰실로 들어오면, 입단속과 함께 뭉개라는 지시를 받기 일쑤였다고 고백했습니다.

[A 씨 / 前 공군 감찰실 간부 : (성범죄 피해자를) 도움을 주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대해서 지시를 전문적으로라도 어떠한 방법으로라도 알려고 하지 말고,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상급 기관인 공군본부 감찰관실의 은폐 지시를 따라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다고 회상했습니다.

[A 씨 / 前 공군 감찰실 간부 : 예하 부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공군 본부에 보고하지 말고, 국방부 지침과 달리 예하 부대에서 대대장의 면담 혹은 재량으로 해서 무마시키거나 알아서 해결하라는 식의 명령을 받았습니다.]

최근 '중사 성추행 사망 사건'을 은폐한 공군의 행태를 보고, 양심 고백을 결심한 A 씨.

바라는 건 성 비위 사건이면 무조건 덮고 보자는 식으로 운영됐던 공군 감찰관실의 진심 어린 반성과 체질 개선입니다.

[A 씨 / 前 공군 감찰실 간부 : 은폐하려는 시도들이 너무 많아서, 저는 근무를 하면서, 은폐하는 사건들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정말 제가 있으면서도 양심의 죄책감을 많이 느꼈던 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이 정말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YTN 김우준입니다.


YTN 김우준 (kimwj022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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