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필수노동자'..."코로나19로 책임만 늘고 처우 개선은 외면"

이름만 '필수노동자'..."코로나19로 책임만 늘고 처우 개선은 외면"

2021.06.20. 오전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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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돌봄 종사자나 보건 의료 종사자, 배달업 종사자 등을 필수노동자라고 하는데요.

코로나19 이후 그 역할이 더 주목받고 있지만, 이름만 그럴듯할 뿐 근무조건은 오히려 이전보다 열악해졌습니다.

김혜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요양보호사 강미숙 씨는 13년째 해오던 일이 최근 버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19로 가족들을 만나기 어려워진 입소자들의 스트레스가 요양보호사들을 향했기 때문입니다.

[강미숙 / 요양보호사 : 혹시 나를 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이런 마음들을 많이 갖게 되셔서 폭력적으로 바뀐다든가, 폭언하신다든가…. 하물며 식사 수발을 해드리다 보면 물고 계시던 밥알을 저희 얼굴에다 뱉는다거나….]

하루 세 번 소독, 입소자 화상 면회 관리 등.

늘어난 업무보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가 업무 밖 일상까지 파고들었다는 점입니다.

외부 감염을 막기 위해 쉬는 날에도 매일 동선 기록지를 쓰고, 매주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강미숙 / 요양보호사 : 동선 기록지도 작년 5월부터 쓰기 시작했으니까 벌써 1년을 더 썼던 것 같아요. 사생활이 보장 못 받고 다들 감시당하는 그런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방과 후 초등학생들을 돌보는 돌봄 전담사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초과근무가 일상이지만, 학교 눈치가 보여 수당은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황순화 / 돌봄 전담사 : 우리는 5시까지 운영이지만 어머님들이 아이들을 데려갈 때까지 있어야 하는 상황이고…. 그리고 어머님들이 아이들을 데려간 후에도 청소 이외에 소독도 해야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 사회기능 유지를 위한 주요 서비스를 제공해 필수노동자로 일컬어지는 이들.

보건·의료나 돌봄, 배달업 종사자, 환경미화원 등이 포함되는데, 문제는 책임만 강조될 뿐 실질적인 지원은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겁니다.

[송보라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서울지부 부지부장 : 돌봄 전담사의 처우 개선은 고사하고 오히려 돌봄 전담사의 업무만 가중시키고 공짜노동과 압축노동을 강요하는….]

[신인숙 / 전국요양서비스노동조합 서울지부조직국장 : 말로만 필수노동자이지 요양보호사를 위한 보호와 지원은 어디에도 없다. 13년째 최저임금뿐, 오히려 늘어가는 공짜노동으로 고통과 희생만 강요당하고….]

지난 4월 이들을 지원·보호하고자 필수업무 보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빠져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필수노동자들은 법 통과 전에도, 후에도 달라진 건 없다며 심각한 저임금과 고용불안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YTN 김혜린[khr08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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