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포커스] 여전히 고립된 구조대장..."제발 기적이 일어나길"

[나이트포커스] 여전히 고립된 구조대장..."제발 기적이 일어나길"

2021.06.18. 오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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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오동건 앵커
■ 출연 :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이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 이틀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진화작업 더디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실종된 소방대원에 대한 구조작업,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화재 원인과 함께 진화 작업 상황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이트포스 오늘은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박재성]
안녕하십니까?

[앵커]
저희가 뉴스 중간에도 계속 말씀을 드렸고 아직도 불이 지금 꺼지지 않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어요. 시간이 40시간이 넘었습니다. 보통 이게 산불도 아니고요.

그냥 보통 건물에서 일어난 불이 이틀 정도까지 잡히지 않는 경우도 있나요?

[박재성]
일반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이틀 정도까지 가는 경우는 없고요. 물류창고라고 하는 특수한 용도 때문에 그렇습니다.

특히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물류센터도 그렇고요. 일반적인 물류창고가 건물 규모가 굉장히 큽니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쿠팡 물류창고 같은 경우는 연면적이 12만 7000제곱미터가 되고 화재가 발생한 지하 2층만 하더라도 2만 4000제곱미터가 되고요.

110미터에 220미터 정도의 굉장히 큰 공간입니다.

축구장 한 3.5배 정도 되는 면적에 불에 탈 수 있는 가연물이라고 하죠. 가연물이 굉장히 많이 분포가 되어 있는데 일반 건축물 같은 경우에는 불에 탈 수 있는 가연물이 수평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하지만 물류창고는 많은 물품을 적재할 수 있도록 수직으로 쌓아놓다 보니까 일단 불이 한 번 붙게 되면 굉장히 오랜 시간 탈 수가 있고 급격히 연소 확대가 될 수 있는 특성과 위험성이 있습니다.

[앵커] 기존 건물을 지을 때는 화재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불이 잘 안 붙는 연료를 사용하고 원료를 사용해서 짓잖아요. 그런 게 소용 없는 상태인 거네요?

[박재성]
그렇습니다. 물류창고, 작년에 이천에서도 용인 물류창고에서도 화재가 발생하면서 여러 가지 안전대책을 가져갔습니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공사장 화재였죠.

그래서 건물 내에 있는 단열재라든지 건축 자재에 불연 성능을 강화하는 그런 건축적인 대책, 그리고 공사 단계에서 임시소방시설이라든지 화재위험 공정의 분리라든지 이런 대책을 중심으로 가져갔었는데 이렇게 단열재나 건축자재를 불연성으로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물류창고는 그 안에 들어가 있는 물품, 이번 쿠팡 같은 경우도 물품만 하더라도 1620만 개가 그 안에 들어 있었다라고 하고 포장지, 거기에 비닐류.

이런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일단 한 번 불이 붙게 되면 건축물의 불연성과 관계없이 화재 규모가 굉장히 커질 수밖에 없고 화재 지속시간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위험성을 갖고 있습니다.

[앵커]
그 위험성이라는 것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겠지만 일단 불이 난 뒤에 지금 상황을 보면 어마어마한 상황이라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지금 문제는 안에 들어가야 되고 일단 큰 불들은 잡았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험하잖아요.

여전히 잔불이 다시 커질 수가 있고. 일단 들어가서 잔불들을 끄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아예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래요.

[박재성]
그렇습니다. 이게 화재 지속시간이 굉장히 길어지다 보니까 건물이 구조적으로 굉장히 약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다행히 보통 일반적으로 물류창고 같은 경우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가 많은데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는 샌드위치 패널 구조는 아니고요.

프리캐스트 구조라고 해서 우리가 일명 PC구조라고 얘기합니다. 건물의 뼈대는 우리가 H빔이나 철골구조로 하고요.

벽이나 바닥 같은 경우를 공장에서 제작한 콘크리트 판을 가져다 조립하는 그런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샌드위치 패널보다는 화재에 대한 저항성이 조금 더 강한데 그렇다 하더라도 건물을 이루는 뼈대가 철골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고 콘크리트도 오랜 시간 동안 화재에서 열을 받게 되면 강성을 잃어버리게 되거든요.

그렇게 되면 붕괴가 될 위험성이 굉장히 높아지게 되는 것이고 지금 현재 그런 위험성에 놓여 있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 그래서 현재는 물을 뿌리는 작업, 방수포를 사용해서 물을 뿌리는 작업이라고요. 이게 어떻게 하는 작업입니까?

[박재성]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우리가 보통 화재를 진압하려면 건물 내부에 들어가서 불길을 잡아야 되는데, 현재 같은 경우에는 건물의 붕괴 위험이 있고 또한 물류창고가 워낙 그 안에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리고 굉장히 미로용 구조와 같이 컨베이어벨트, 래크식 창고라든지 선반이라든지, 굉장히 위험한 공간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내부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죠.

가장 건물이 붕괴될 위험성이 큰 게 가장 특징인데 그러다 보니까 밖에서 물을 뿌리면서 일단 화재도 어느 정도 진압을 하고 옆으로 화재가 번지는 것을 방지하는 그런 방어적인 진압 대책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적극적으로 들어가서 잔불을 완전히 꺼서 완전히 소진시키는 작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 커지지 못하도록 막는 정도.

[박재성]
그렇죠. 외곽에서의 소화 작업을 하면서 내부에서는 일종의 연소를 통해서 불이 꺼지기를 바라고 있는 그런 형태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앵커]
지금 하고 있는 최선은 다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워낙 좋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문제는 화재 진압 도중에 실종된 119 구조대장입니다.

현재 구조 소식이 없는 상황인데요. 관련 발언을 저희가 준비해 봤습니다. 관련 발언 듣고 계속 이야기 나눠가겠습니다.

[박수종 / 이천소방서 재난예방과장]
지금 내부 2층 부분에 지붕이 약간 휘어서 주저앉은 부분이 있거든요. 그게 붕괴 우려가 있어서 안전진단하고, 그 후에 건물에 동료 구출팀 진입시켜서 인명 수색을 하고….

내부에서 진압 활동을 하다가 적재물들이 무너져 내려서 화염이 갑자기 확산하고 연기가 분출하니까 탈출하는 과정에서 한 분이 같이 못 나온 거죠.

[앵커]
진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지금 정말 인명을 구조하기 위해서 들어간 구조대장이 결국에는 팀원들을 내보내고 혼자 남았습니다.

평소 때도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오는 대장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이게 그 당시에 들어가는 상황은 맞는 거죠? 매뉴얼대로는.

[박재성]
맞습니다. 한 8시 20분경에 초진이 됐고 그러다 보니까 그 안에 혹시 남아 있을 인명이 있을 수가 있으니까 인명 검색을 위해서 구조대장이 4명의 대원들과 같이 현장으로 진입을 한 것이고요.

그러다가 11시 50분에 재발화가 되면서 화재가 급격히 연소 확대가 되다 보니까 건물 붕괴의 위험성이 있다 보니까 소방대원을 전부 철수시키는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대원들을 내보내면서 마지막에 나오다가 아무래도 그 안에 공간 자체가 선반이 넘어지고 여러 가지 복잡한 구조물 때문에 구조대장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그 안에 지금 현재 고립되어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사실 이 화재가 일어났을 때 구조대장이나 소방대원들은 알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워낙 위험한 곳이라는 것을.

[박재성]
그렇습니다. 위험하지만 그 안에 혹시라도 남아 있을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책임감을 갖고 있는 것이죠.

[앵커]
마지막까지 기적을 기도하면서 기다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속 얘기를 나눠보고 싶은데요. 이게 지금 꼭 집어야 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왜 불이 일어났느냐, 그리고 앞으로 방지하느냐인데. 물류창고하는 부분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걸 알았다면 더 대책을 세웠어야 돼요.

그런데 지금 말씀해 주신 것에 따르면 그 구조 자체가 화재를 키울 수밖에 없는 구조가 있었다고요?

[박재성]
그렇습니다. 물류창고라는 곳은 앞서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불에 탈 수 있는 물건이 그 건물 용도상, 기능상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일단 화재가 발생을 하면 급격히 연소 확대가 될 수밖에 없는데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발생한 화재를 일정한 공간 안에 가두어 두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 시설을 우리가 방화구획이다라고 하고 연소 확대 방지시설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일반적인 건축물 같은 경우는 연면적이 1000제곱미터 이상이면 방화구획을 하도록 되어 있고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면 3배 정도, 3000제곱미터를 방화구획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건물도 방화구획 당연히 대상이 되는 곳이죠. 하지만 방화 구획의 완화에 대한 규정이 있습니다.

이 컨베이어벨트와 같이 연속 공정류의 기계적인 설비가 설치되어 있으면 완화를 할 수 있다라고 되어 있어서 대부분의 물류창고 같은 경우 컨베이어벨트가 설치되면 이러면 방화구획을 하지 않고 있고요.

현재 이 건물도 그 완화조항에 따라서 방화구획이 거의 설치가 안 된 것으로 지금까지는 확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한 번 발생한 화재가 건물 전체로 급격하게 연소 확대가 되는 그런 특성을 보이고 화재 지속 시간이 지금과 같이 40시간이 넘게 갈 수밖에 없는 그런 위험성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방화구획이라는 게 큰 건물에 가서 보면 연기를 막는 시설들이 있잖아요. 그런 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박재성]
내화구조벽으로 되어 있고 출입구에는 방화문이 달려 있고 큰 공간 같은 경우에는 방화셔터가 내려오게 됨으로써 발생한 화재를 발생한 일정 공간 안에 가두어 두고 다른 쪽으로 화재가 확대되지 않게 함으로써 안전한 피난을 할 수 있고 그리고 화재에 대한 피해를 줄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설치하는 것이 방화구획인데 이 건물 같은 경우는 물류창고라고 하는 그렇게 큰 위험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완화규정이있다고 하는 법의 맹점 때문에 거기에서 완화를 받아서 방화구획이 창고 시설 안에는 없었던 것으로 지금까지는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건 꼼꼼히 따져봐야 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노조에 따르면 그곳이 물건을 쌓아놔야 되는... 지금 말씀하셨듯이 1600만 개의 제품이 들어 있는 곳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아주 들어찰 공간에는 다 물품을 실은 것 같아요. 지금 노조 주장에 따르면 도망가야 되는 비상구, 이런 곳에도 적재가 되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이건 큰 문제 아닌가요?

[박재성]
노조가 주장하는 것처럼 피난 통로가 될 수 있는 비상구라든지 이런 통로에도 물건이 적재되어 있었다고 하면 그런 부분들이 피난에 심각한 장애 요소로 작용할 수가 있는 것이죠.

[앵커]
최초 발견했을 때 10분 정도 더 일찍 이게 보고가 될 수 있었는데 전화기를 갖고 들어가지 못하는, 보안 때문에. 그래서 신고가 늦어졌다.

이 부분도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요?

[박재성]
책임까지 물을 수는 없겠지만 그 부분이 일정 부분 초기에 화재 신고가 늦춰지는 데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되지만 그것보다도 화재에 대한 신고라고 하는 것은 건물이 갖추고 있는 화재 시스템에 의해서 그리고 관리 시스템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되는 것이 우선이 돼야 되는 것입니다.

[앵커]
지금 이 사고도 어쩔 수 없이 시작은 일어났겠지만 충분히 줄일 수 있었던 요인들도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영상이 있는지 모르겠는데요. 최초 발화 시점이 CCTV로 나왔어요.

연기가 올라오는 부분. 물론 소방당국, 경찰, 국과수에서 자세하게 검사를 한 뒤에 그 원인을 찾아내겠지만 천장에서 약간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서. 혹시 보셨습니까?

[박재성]
봤습니다.

[앵커]
어떻게 분석하세요?

[박재성]
지금까지 보여진 영상으로는 지하 2층 선반 쪽에서 연기가 나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콘센트가 있어서 전기적인 부분에 의한 화재일 수 있다라고 지금까지는 추정되고 있는데 그것이 콘센트 쪽에서 전기적인 부분에 의한 화재인지 아니면 다른 쪽 부분에 의한 화재인지는 화재 조사를 해서 밝힐 필요가 있겠죠.

[앵커]
저희가 궁금했던 건 천장 쪽에서 불이 시작되고 보통 천장까지 올라가면 내연재, 불이 붙는 그런 것들이 사실은 원래 그 건물 자체라면 잘 불이 안 붙어야 되는 거 아닌가 싶더라고요.

[박재성]
그렇죠. 일반적으로 천장 단자라고 얘기를 하죠. 아니면 슬라브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부분 같은 경우는 불연성 재질로 되어 있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지금 보여지는 부분은 선반, 그 옆쪽에 적재 물품이라든지 이런 가연물이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연소 확대가 됐을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 화재를 방지하기 위한 법이라든지 규율에 그렇게 화재 위험이 있는 전기 콘센트가 있는 곳에는 적재물을 쌓아놓지 말아야 된다는 규정들이 있나요?

[박재성]
명확하게 거기서 얼마만큼 이격시켜야 된다, 그런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주 어려운 상황들이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뭘까요, 소방 쪽에서요.

[박재성]
지금 그 안에 고립되어 있는 우리 구조대장이 살아 있기를, 저도 기적이 일어나기를 지금 바라고 있는 것이고요. 그리고 빨리 잔불을 잡고요.

또 건물이 혹시 붕괴로까지 이어지지 않고 옆으로 연소 확대가 되지 않고 빨리 진화가 돼서 피해라든지 이런 부분들을 최소화시키는 부분들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짧게 앞으로 어떻게 법이라든지 이런 큰 화재를 방지할 수 있는 그런 대책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박재성]
물류창고는 물류를 적재하고 쌓아놓는다고 하는 그 기능의 용도가 갖고 있는 특유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그 위험성에 맞는 화재안전시설, 건물 구조를 갖추어야 된다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그 어느 하나만으로써 합리적인 화재 안전성능을 갖출 수가 없기 때문에 건물 구조적인 부분에서의 안전성능과 소방, 시설적인 부분에서의 안전성능이 합리적으로 균형을 맞춰서 갖춰져야지만 물류창고에서의 화재 피해 발생을 예방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한 가지로 안 되는군요.

[박재성]
그렇습니다.

[앵커]
사람, 신고 또 불을 끄는 과정, 그리고 모든 구조, 모든 것들이 다 하나씩 이뤄져야 되는군요.

[박재성]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번 화재를 통해서, 아픈 교훈을 통해서 새로운 규율들 또 새로운 대책들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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