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정인이 양모에 살인 혐의 적용...양모 "고의성 없었다"

檢, 정인이 양모에 살인 혐의 적용...양모 "고의성 없었다"

2021.01.13. 오후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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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양모 장 씨에 살인죄 추가 적용
"복부 수차례 밟아…사망 가능성 인지"
양모, 아동학대 치사·살인 혐의 전면 부인
양부, 이른 시간 출석…재판부에 신변 보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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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진 속 천진하게 웃고 있는 한 아기.

극심한 학대를 받은 끝에 3달 전, 16개월 짧은 생을 마감한 정인이입니다.

지난해 1월 양부모에게 입양된 아이는 행복한 가족을 꿈꿨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양모에게서 장기가 손상될 정도로 심각한 폭행과 학대를 당했습니다.

양부는 이를 방조했습니다.

그 사이 정인이를 살릴 기회가 3차례나 있었지만, 끝내 구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5월과 6월, 그리고 9월.

아이 몸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한 어린이집 교사와 의사 등의 신고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학대는 없었다"는 양부모의 말을 믿었습니다.

사건이 알려진 뒤 뒤늦게 경찰청장이 고개를 숙였지만, 정인이는 하늘나라로 간 뒤였습니다.

[김창룡 / 경찰청장 (지난 6일) :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후 아동학대 신고 즉시 수사, 특별수사대 신설 등 관련 대책이 쏟아졌습니다.

민법상의 부모징계권도 60여 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어린 생명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한 슬픔과 분노는 여전합니다.

무엇보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이 오늘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하기로 한 만큼, 재판부가 앞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오늘 정인이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법원으로 가보겠습니다.

앞서 전해드린 대로, 검찰이 정인이 양모의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모 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한 건데요.

현장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엄윤주 기자!

우선, 검찰이 양모 장 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오늘 재판에선 검찰의 양모 장 씨에 대한 공소장 변경 여부에 관심이 쏠렸는데요.

검찰은 오늘 열린 첫 번째 공판에서 장 씨에 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삼는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신청했습니다.

앞서 전문 부검의 3명에게 의뢰한 재감정 결과와 그간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는데요.

검찰은 장 씨가 지속적인 학대로 건강 상태가 안 좋은 정인이에게 사망 당일 발로 복부를 수차례 강하게 밟았다며, 이는 살인 의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 근거로 법의학자 소견 등을 증거로 추가로 제출하겠다고 말하며,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정하고, 아동학대 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돌렸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재판에 참석한 양부모들은 자신들의 혐의에 대해 인정하던가요?

[기자]
결론부터 얘기하면 장 씨 측은 아동학대치사부터 살인 혐의 모두 부인했습니다.

갈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들어선 양부 안 모 씨는 재판 시작 전부터 피고인석에 앉아 눈물을 훔치며 울먹였는데요.

안 씨는 시위대와 취재진을 피해 이른 오전, 변호사와 함께 법정에 들어갔고, 재판부에 신변 보호 요청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연녹색 수의를 입고 등장한 장 씨 역시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양부와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변호인 측은 장 씨와 안 씨 모두 부모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아이를 방치하거나 학대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힘들게 한 건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아이가 어떻게 다쳤는지 생각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상습아동학대 부분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또, 사망 당일 장 씨가 정인이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밀듯이 때린 사실은 인정하지만,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은 행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당시 양팔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팔이 아파 아이를 떨어뜨렸고, 괜찮은 것처럼 보여 잠시 자리를 비운 뒤에야 아이 상태가 심각한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과거에 발생했던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에 관한 일부 학대 혐의는 인정했습니다.

[앵커]
재판이 끝나고 난 이후에도 법정 안에서 한동안 소란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늘 재판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30여 명이 법원 앞에서 항의 피켓을 들며 시위에 나섰는데요.

재판을 방청한 회원들 말을 들어보면 재판이 끝나고 난 뒤에도 양부 안 씨가 나오지 않자, 재판정 안에서 안 씨를 향한 시민들의 고함과 욕설이 빗발쳤다고 합니다.

결국, 경찰이 동원되고 나서야 법정에 나온 안 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도망치듯 차로 향했는데요.

이후에도 차를 막는 시민과 이를 제지하는 경찰들이 엉켜 한동안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또, 양모 장 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법원 밖을 빠져나갈 때도 길을 가로막는 시민들과 주저앉아 오열하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신 재판이 끝난 뒤 변호인 측은 취재진과 만나 양부모가 정인이에 대해 수없이 미안함을 표시했다며 반성문도 제출했다고 밝혔습니다.

'정인이 사건' 양부모에 대한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7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YTN 엄윤주[eomyj10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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