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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뒤 사망..."이상 반응에도 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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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뒤 사망..."이상 반응에도 투여"

2021년 01월 04일 05시 07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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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아버지 치료 위해 줄기세포 치료 상담
치료 전 무허가 확인…"임상시험 단계라고 설명"
"부작용 없다는 설명에 줄기세포 치료 결심"
[앵커]
YTN은 지난해 <탐사보고서 기록>을 통해 줄기세포 치료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을 심층 보도했습니다.

이후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실태를 계속 취재해왔는데요,

오늘은 기저 질환을 앓고 있던 70대 노인이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이후 숨진 사례를 보도합니다.

기획탐사팀 김대겸 기자입니다.

[기자]
막연히 줄기세포 효능을 믿어왔던 이 모 씨.

지난해 6월, 서울 한남동에 있는 줄기세포 시술 병원을 찾았습니다.

넘어져 목 신경을 다친 70대 아버지를 위해서입니다.

[이 모 씨 /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환자 가족 : 거기 홈페이지나 거기에 전단지들, 광고 문구들 보면 아시겠지만, 부작용이 없는 줄기세포라고 나와 있어요. 만능 줄기세포라고. 그 내용을 보고….]

의료법상 새로운 의료 기술의 경우 정부로부터 신의료기술 승인을 받아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 씨는 해당 줄기세포 치료가 당연히 승인받은 시술일 줄 알고 병원에 갔지만, 아니었습니다.

[이 모 씨 /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환자 가족 : (보건복지부에서 인증을 받은 것도 아니라는 건, 처음에 치료받기 전에 설명을 들으신 거예요?) 네. 설명도 해줬고 임상 단계라고는 했고, 그것에 대해서는 인지는 하고 있었어요.]

그래도 이 씨는 부작용이 없다는 병원 측의 설명에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아버지의 치료를 결심했습니다.

탯줄 유래 줄기세포 주사 한 대당 1,400만 원.

한 달여 동안 10번 치료받기로 하고, 1억5천만 원 정도를 냈습니다.

신의료기술 승인 없이 임상시험 중인 치료를 할 경우, 병원은 환자에게서 치료비를 받을 수 없지만, 해당 병원은 연구비 지원 동의서를 받는 식의 편법으로 사실상의 치료비를 받았습니다.

[이 모 씨 /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환자 가족 : 나중에 법적으로 자기들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진료비를 받으면 안 된다고 설명을 해주시더라고요. 기부금 형태로 해서 내는 것으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치료 당시 74살이었던 이 씨의 아버지는 기관지 확장증과 부정맥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런 이 씨 아버지는 첫 줄기세포 치료 직후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고, 3차 치료부터는 헛것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환각과 환청 증상에도 치료는 계속됐습니다.

[이 모 씨 / 무허가 줄기세포 치료 환자 가족 : 명현반응이라고, (병이) 나으려고 그런 증상들이 보이는 것이라고, 그럴 때일수록 더 자주 맞아야 한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마지막인 10차 치료 뒤에는 식사를 잘 못하고 불안 증상까지 보였지만 병원 측은 정신과 진료를 권했을 뿐입니다.

그러곤, 치료를 마친 뒤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일환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기능성 세포치료센터 소장 : 일반적으로 순환기계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줄기세포를 주입하기 전에 조금 더 각별히 조심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은 해당 줄기세포 치료가 이 씨 아버지의 사망을 직접적으로 유발했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토대로 시술 병원과 줄기세포 제공 업체 측은 법적 책임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줄기세포 치료와 사망 원인과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에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안전성을 검증받지 않은 치료를 명목으로 돈을 받은 건 사실이라며 해당 의사와 업체 관계자를 약사법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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