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

구강암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

2020.12.09. 오후 3:2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구강암 걸린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모습
사진 제공 = 핫핑크돌핀스
AD
지난해 구강암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턱이'의 구강 상태가 포착됐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8일 아침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턱이'가 수면 위로 얼굴을 드러내는 모습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이를 통해 '턱이'의 구강 안 모습을 확인했다.

지난해 해양동물 생태보전연구소(MARC)가 '턱이'가 구강암에 걸렸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연구자들과 환경단체에 충격을 줬다. 돌고래들이 잘 걸리지 않는 암이었기 때문이다.

'턱이'가 대정읍 앞바다에서 동료 돌고래들과 함께 지내는 모습은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지만 수면 위에 얼굴 전체를 드러낸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한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번에 포착된 '턱이'의 얼굴을 보고 처음엔 뭔가 먹이를 물고 있는 것 같았다. 문어, 개불이나 해삼 같은 것을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확인해보니 보통 돌고래와는 턱이 달랐다. 아래턱이 반대 방향으로 휘어져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턱이'가 무엇을 물고 있던 것이 아니라 입안에 악성종양이 커져서 아래턱까지 휘어진 것이었다. 이에 더해 '턱이'는 입안에서 부풀어 오른 종양 때문에 입을 닫을 수 없는 상태가 돼버렸다.

단체는 "고래류는 보통 암에 잘 걸리지 않고 인간이 자주 걸리는 뇌졸중이나 혈액순환 관련 질병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처 치유 능력도 탁월하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턱이'의 경우 구강암이 처음 발견된 이후 1년 반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입안에 커다란 종양이 있고 부리가 심하게 변형된 상태였다.

'핫핑크돌핀스'는 "이는 '턱이'의 암 발병이 최근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며 "처리되지 못한 하수가 제주 전역에서 그대로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고 제주 해군기지 인근 바다는 중금속 오염도가 급증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독성물질도 바다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결과 돌고래가 암에 걸리고 있다. 바다의 경고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라며 "철저한 조사로 오염 실태를 파악하고 모든 연안 개발 사업을 중단해 바다의 건강함을 회복해야 한다. 이미 제주 남방큰돌고래들은 서식지 손실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