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술 안 줘" 홧김에 모텔 방화...2명 사망·9명 부상

[앵커]
한밤중 서울 도심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나 두 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습니다.

한 투숙객이 모텔 측에서 술을 주지 않는다며 행패를 부린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임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거센 불길과 함께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구조대원들이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급히 밖으로 빼냅니다.

새벽 2시 40분쯤 서울 공덕동의 한 모텔에서 불이 났습니다.

1층에서 시작한 불은 금세 꼭대기 층으로 옮겨붙었습니다.

3층짜리 건물이다 보니, 6층 이상 건물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스프링클러는 따로 없었습니다.

[장영곤 / 모텔 투숙객 : 정문을 열어보니까 열기랑 유독가스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빨리 문을 닫고, 마침 저희 방에 쪽문이 있어서 쪽문으로 빠져나온 거죠.]

건물엔 직원과 투숙객 등 14명이 있었습니다.

이 가운데 11명이 연기를 마시거나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43살 김 모 씨 등 두 명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끝내 숨졌습니다.

불이 난 원인은 방화였습니다.

1층에서 장기 투숙하던 60대 남성 A 씨가 모텔 관리인과 말다툼을 한 뒤 불을 지른 겁니다.

A 씨는 관리인에게 술을 달라고 했다가 거부당하자, 홧김에 자기 방에 불을 붙였습니다.

A 씨는 방화 직후 병원에 이송되다가 자신이 불을 냈다고 자백해 경찰에 긴급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YTN 임성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