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 "이춘재, 30년 전 범행 숫자 상세히 기억…섬뜩했다"

박준영 변호사 "이춘재, 30년 전 범행 숫자 상세히 기억…섬뜩했다"

2020.11.19.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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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변호사 "이춘재, 30년 전 범행 숫자 상세히 기억…섬뜩했다"
ⓒYTN 뉴스 화면 캡처 / 박준영 변호사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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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 씨의 재심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가 진범 이춘재의 첫인상에 대해 털어놨다.

18일 방송된 채널A '아이 콘택트'에 출연한 박 변호사는 이춘재의 증인 신문 당시를 회상했다.

박 변호사는 법정에서 마주한 이춘재에 대해 "섬뜩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춘재가 총 40여 건의 사건을 자백했는데, 30년 전 범행을 숫자까지 상세히 기억하더라"면서 "머릿속에서 (사건을) 넣다 빼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감정에 얼마나 공감했을까'라는 생각을 하니까 섬뜩하더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이춘재의 얼굴을 궁금해했지만, 마스크를 벗고 증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춘재는 결국 마스크를 벗었다.

박 변호사는 "(이춘재가) 헝겊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계속 말을 먹는 느낌이라 증언이 안 들렸다"며 "그래서 재판부에 일회용 마스크로 바꿔 끼도록 요청했다. 저는 증언을 잘 듣기 위해 요청한 거지만 결과적으로 (이춘재의) 마스크를 벗겼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마스크를 바꿔 끼는 과정에서 공개된 이춘재 외모에 대해 "연쇄 살인범이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연쇄 살인범이라고 생각하고 봐도 그렇게 날카로워 보이진 않았다"고 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화성시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과거 이 사건 범인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성여 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에 윤 씨는 지난해 11월 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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