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배달원 신고로...코로나19 속 60대 '고독사'

단독 배달원 신고로...코로나19 속 60대 '고독사'

2020.09.20. 오전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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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초 생활 수급을 받으며 혼자 살던 60대 남성이 숨진 지 1주일여 만에 발견됐습니다.

우유가 쌓여있는 걸 이상하게 여긴 배달원 신고로 발견된 겁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늘어난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

김지환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가양동에 있는 임대아파트.

대문 앞에 며칠째 치우지 않은 신문지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금요일 새벽 6시쯤.

이곳에 혼자 살던 6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1주일째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이 시신을 발견한 겁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걸 직감하고 처음 알린 건 일주일에 세 번씩 우유를 넣던 배달원이었습니다.

[이성남 / 최초 신고자 : 하루에 2개씩 들어가요. 월, 수, 금. 그런데 6개가 그대로 있는 거예요. 이거를 일주일 동안 안 꺼내 간 이유는 제가 볼 때 분명 뭐가 있다 이렇게 판단하고….]

가족도 거의 연락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평소 거동이 불편하고 당뇨와 고혈압 등을 앓고 있었던 A 씨가 갑자기 숨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연락이 안 되니까 문 열고 들어가서 확인해보니까 사망해계셨던 거죠. 변사 사건 처리 접수해서 수사하고 있어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A 씨는 평소 근처 복지관에서 나눠주던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했는데, 일주일 전부터 받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복지관이나 주민센터에서는 A 씨가 숨진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복지관 측은 오지 않는 A 씨에게 전화했지만,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 추석까지 다가오면서 업무량이 많아져 직접 찾아가진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주민센터 소속 사회복지사도 그동안 한 달에 한두 차례 연락해 건강을 확인하긴 했지만, 역시 자세한 상황은 알지 못했습니다.

[주민센터 관계자 : 담당자가 매일 연락하는 건 아니잖아요. 그 사이에 그런 일이 벌어지신 거죠. 복지관에서도 관리하시고 계셨던….]

앞서 지난 15일에는 경기 파주시에 있는 원룸에서 한 달 전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6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관련 업무가 늘어나 복지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진 데다 바깥 활동까지 줄면서 취약계층의 외로운 죽음이 늘고 있는 건 아닌지, 복지 사각지대를 돌아봐야 할 시점입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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