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배달비' 받으려고...위험 무릅쓰는 배달기사들

'추가 배달비' 받으려고...위험 무릅쓰는 배달기사들

2020.09.14. 오전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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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올 때 배달하면 추가 금액 제공…"위험수당"
일정 시간 안에 배달해야 추가 금액…"과속 유도"
배달 업체 간 기사 확보 경쟁…"추가배달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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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배달 앱 회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기사들에게 조건에 따라 추가 배달비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마나 태풍 때 일하거나 주어진 시간 안에 배달을 완료하면 더 주는 건데, 이러다 보니 일부 기사들은 무리한 운행을 하기도 합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배달 기사 김영수 씨가 일감이 들어왔다는 알람에 반색합니다.

"주문이 배정됐습니다."

남가좌동에서 들어온 생필품 배달 주문입니다.

김 씨가 있는 합정동에서 5km 정도 떨어진 거리.

배달을 완료하면 4천 원을 받습니다.

[김영수 / 배달 기사 : AI(인공지능)을 사용하면 사용한 것에 대해 회사에서 천 원 2천 원 주거든요. 그 돈 때문에 사용하고 있죠.]

기사들이 배달비를 더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령 태풍이나 장마 때 배달에 나서면 3천 원가량을 추가로 챙길 수 있습니다.

일종의 위험수당입니다.

[배달 기사 A 씨 : 안양천을 넘어가야 하거든요. 다리 위는 태풍으로 바람이 더 많이 부니까 진짜 위험하거든요. 운행하면 흔들리고 차선이 바뀌어 버리니까 바람에….]

일정 시간 안에 정해진 물량을 다 배달해도 추가 비용을 받습니다.

이렇다 보니 기사 입장에선 폭풍우 속에 모든 배달 물량을 소화하는 게 일당을 가장 많이 챙길 수 있는 경우입니다.

무리한 질주를 마다치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김영수 / 배달 기사 : 장마가 보름 정도 계속됐을 때 저조차도 신호를 위반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고요. 무리하게 배달을 잡고 좀 더 하루에 일당을 벌기 위해서….]

추가 배달비는 배달 앱 업체끼리 경쟁이 과열되면서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더 많은 기사를 확보하기 위해선 더 많은 배달비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배달 앱 회사 관계자 : 만 원 이상의 추가 배달비가 발생하면서 일종의 배달기사가 받는 단가가 올라간 겁니다. 기사들이 당연히 돈 많이 주는 다른 회사로 가겠죠.]

하지만 배달 기사들이 마냥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기본 배달비는 올리지 않은 채 추가 비용을 앞세워 기사들을 위험한 근무 환경으로 몰아붙인다는 겁니다.

[구교현 /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 기본 배달료가 너무 낮다 보니 기상 악화 상황에도 돈 더 준다고 하면 일을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

배달 기사들이 원하는 건 안정적인 수입과 안전한 근무 환경입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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