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등에 칼 꽂으면 가만 안 둔다" 거짓진술도 강요

단독 "등에 칼 꽂으면 가만 안 둔다" 거짓진술도 강요

2020.07.22. 오전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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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생생한 폭행 피해 증언에도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는 여전히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YTN 취재 결과, 경찰 조사를 앞두고 선수들을 집합시켜 거짓 진술을 강요한 구체적인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때 작성된 진술서도 입수했습니다.

양시창 기자입니다.

[기자]
경북 경산에 있는 경주시청 철인3종팀 숙소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의 SOS가 본격 시작된 지난 5월, 열 명이 넘는 전·현직 경주시청 선수들이 이곳에 모였습니다.

선수들을 집합시킨 건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경찰 조사를 앞두고 폭행이 없었던 것처럼 선수들의 거짓 진술서를 받아내기 위해서입니다.

[당시 참여 선수 : 여기에 선수 앉아 있고, 저기에 둘이(김규봉 감독·장윤정 선수) 앉아 있고. 여기에서 쓴 애들도 있었고, 듣고 나가서 쓴 애들도 있고.]

김 감독과 장 선수는 받은 진술서를 일일이 점검하면서, 공포 분위기까지 조성했습니다.

[당시 참여 선수 : 가만 안 둘 거다, 내 등에 칼 꽂은 제자는. 이런 식으로 들었어요. 내가 때린 거는 인정해 하면서, 근데 이건 아니지 내 직장, 내 밥줄을 건드려 이러면서….]

팀을 옮긴 다른 선수의 진술서를 받기 위해 다른 도시까지 사람을 보내 실시간으로 답변을 점검하는 치밀함까지 보였습니다.

YTN이 당시 작성된 5장 분량의 진술서를 입수했는데, 읽어보면 분명한 의도가 드러납니다.

문제가 된 폭행에 대해선 보지 못했고 전해 들은 사실도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됩니다.

또, 김 감독과 장 선수에 대해서는 잘 챙겨주었다는 식의 칭찬 일색이지만, 고 최숙현 선수에 대해서는 모함에 가까운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모두 김 감독과 장 선수가 의도한 결과라는 주장입니다.

[당시 참여 선수 : 다 만들어줬는데 메달이고 뭐고 다 저는 감독님 얘기만 듣다 보니까 '아 최숙현 그 애가 좀 잘못했네, 할 정도로 감독님이 얘기하고 다니더라고요. 그니까 진술서에도 그런 말 똑같이 했겠죠. 최숙현이 이런 애라고….]

김 감독과 장 선수는 선수들의 진술서를 실제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폭행 사실은 부인하면서 다른 선수들의 거짓 진술서는 강요한 모순된 행동이 남은 수사와 청문회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입니다.

YTN 양시창[ysc0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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