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운 환경도 학대"...3살배기 살던 쓰레기더미 집 대청소

"더러운 환경도 학대"...3살배기 살던 쓰레기더미 집 대청소

2020.07.08. 오전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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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 쓰레기만 10톤 추정…청소차 4대 분량
가족은 청소 반대…구청 직원과 경찰이 설득
3살 박 모 양, 할머니·어머니 등과 함께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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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쓰레기로 가득 찬 집에서 3살 아이가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아이를 분리 조치했다는 보도 전해드렸는데요.

YTN 보도 이후 동대문구청이 이 가정의 환경을 정리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보고 대청소에 나섰습니다.

현장에 취재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홍민기 기자!

청소 작업은 얼마나 진행됐나요?

[기자]
오전 9시부터 시작된 청소는 지금 한창입니다.

대문 밖 쓰레기를 치우고 난 뒤, 지금은 마당에 쌓인 쓰레기를 밖으로 꺼내고 있는데요.

집 안에 있는 쓰레기는 더욱 많은 것으로 알려져, 오늘 청소 작업은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집 안팎에 쌓인 쓰레기만 10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청소차 한 대가 4번 정도 오가면서 치워야 할 것으로 구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구청은 청소 시작 전 반대했던 가족들도 악취와 벌레가 계속되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 결국, 청소 작업에 동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이 집에는 3살 박 모 양이 어머니, 할머니, 삼촌들과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쓰레기가 집안 가득 발 디딜 틈 없이 차 있어서, 평소 주민들의 걱정이 많았는데요.

집 대문 앞에 내놓은 음식물 쓰레기에선 악취가 진동할 정도였습니다.

더러운 환경에 사는 아이를 보다 못한 이웃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아동 학대 혐의로 어머니와 할머니를 입건하고 아이를 보호시설로 옮겼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또 가족들이 아이에게 심한 말도 자주 했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대해 가족은 집을 청소하지 않았을 뿐 아이에 대한 신체적, 언어적 폭력은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폭력 행위가 없었더라도 더럽거나 위험한 환경에 아이를 두거나 의식주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면 모두 방임에 해당해 아동 학대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런 YTN 보도 이후 구청은 우선 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청소에 나선 겁니다.

구청은 청소가 끝난 뒤 집 전체를 소독하고, 인근 교회는 이 집에 장판과 벽지를 새로 깔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가족들에 대한 상담도 진행할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가족과 갑자기 떨어지게 된 박 양이 불안정해지지 않도록 분리 조치로만 그칠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떤 환경에서 성장시켜야 할지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 휘경동에서 YTN 홍민기[hongmg12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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