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日 외무성 문서 입수...'북한 개입설' 원조는 전두환?

[뉴있저] 日 외무성 문서 입수...'북한 개입설' 원조는 전두환?

2020.05.18. 오후 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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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당시 일본이 기록한 '광주항쟁' 내용은?
日 대사관 기록 '164건 비밀 정보보고 문서' 입수
日, '광주사태'라는 제목으로 40년간 보관돼
1년 넘게 일본 정부 상대로 공개 청구
"북한군 개입설 깰 결정적인 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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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강민수 / 뉴스타파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진상규명은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탐사전문 매체 뉴스타파가 5.18 광주항쟁 상황이 생생히 기록된 일본 외무성 문서를 입수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얘기를 뉴스타파의 강민수 기자와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강민수]
안녕하세요.

[앵커]
뉴스타파가 일본 외무성 문서, 5.18 상황이 담겨 있는 일본 외무성 문서를 공개했습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입수했는지 그 설명을 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강민수]
일본에서는 생산된 지 30년이 지난 외교 문서들을 외부에 공개를 하고 있는데요. 저희 뉴스타파가 광주항쟁 40주년을 맞아서 정보 공개를 요구했고 일본에서도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이번에 저희 뉴스타파에 공개한 겁니다.

그래서 이때 광주사태라는 제목으로 적혀 있는데요. 1980년 5월과 6월에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일본 외무성 본국에 보낸 내용들이 총 164건의 정보 보고서가 담겨 있는 겁니다.

그래서 주한 일본대사관 대사나 영사의 직원들이 한국의 기자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을 만나서 직접 나눈 대화들을 정보 보고 형식으로 일본에 타전한 문서들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5.18 관련해서는 미국 쪽 외교 문서들이 공개가 됐었는데 일본 외교 문서는 이번에 처음 공개된 겁니다.

[앵커]
신청하자마자 바로 공개해서 줄 리는 없고 이게 미리 준비해야 될 거 아닙니까?

[강민수]
일단 일본 측에서는 이 내용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심사가 필요하다, 요심사라고, 그런 기간을 설정해 두고 1년여 가까운 시간 동안 비공개 처리를 한 것들도 있고요. 그래서 164건은 비실명 처리를 하고 저희 뉴스타파에 공개를 한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12. 12를 우리가 군사정변, 쿠데타라고 부릅니다만 전두환이 그 후에 바로 자기가 군사혁명위원회를 만들고 거기에 의장으로 등극하려고, 이건 마치 5.16 직후 상황과비슷한 것 같은데, 그런 내용이 들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강민수]
저희가 오늘 공개한 내용은 전두환이 5.18를 앞두고 군사혁명위원회, 즉 훈타라는 조직을 만들어서 최규하 대통령에게 보고를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군사위원회 우두머리에 바로 전두환 이름이 올려져 있고요.

그다음에 부의장으로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이름이 올라와 있습니다. 그래서 이 3명 모두 군인들로 이뤄져 있는 건데요. 조직도를 한번 보시겠습니다. 조직도를 한번 보시면 별 3개인 중장인 전두환 씨가 의장이 되어 있고 그 밑에 별 4개 대장 이희성 씨가 부의장으로 되어 있는데요. 당시 전두환은 보안사령관이었고 이희성 씨가 계엄사령관이었는데 전두환이 이희성 씨보다 높은 위치에 있었다.

[앵커]
총 지휘관보다도 자기가 위로 올라가는군요.

[강민수]
그래서 당시 최고 권력자가 바로 전두환이었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그다음에 낯익은 이름들이 다 나옵니다. 노태우, 김복동, 유학성, 황영시 등등등등. 그러면 도대체 이 군사혁명위원회라는 게 어떤 조직인 겁니까?

[강민수]
박정희 소장이 쿠데타 이후에 만들었던 군사혁명위원회와 같은 걸로 보시면 되는데요. 군인들로 이루어진 이 조직으로 행정, 입법, 사법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는 조직입니다.

그래서 현재로는 5.18 이후에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라고 국보위가 전두환이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면서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이해가 되고 있는데요.

이번에 저희가 일본 외무성에서 입수한 이 문서를 보면 전두환이 박정희가 5.16 쿠데타 직후에 만든 군사혁명위원회와 같은 형태의 훈타를 만들려고 했다. 그래서 12.12 쿠데타 이후에 좀 더 치밀하게 권력 찬탈을 하려고 했다라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그러면 당시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쿠데타도 성공을 했고 이제 계엄군 자체가 다 자기 휘하에 들어와 있는데 만들려고 했던 만들어지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강민수]
그 내용을 보시면 당시 최규하 대통령이 중동에 갔다가 5월 16일날 귀국을 한다고 되어 있어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 최규하 대통령의 비서실장인 최광수 씨가 일본 쪽 직원과 대화를 나눈 정보보고서가 있는데요. 이 내용에 최규하 대통령이 재가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 신현확 국무총리와 다툼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5.17 비상계엄 확대와 광주항쟁까지 이어지면서 최규하 대통령으로서는 또다시 대한민국이 이런 군사 쿠데타, 군사 정부가 만들어지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게 추정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1980년 2월에는 흔히 언론계에서 얘기 많이 되는 것은 K공작이라고 하는 거거든요. 전두환을 왕으로 만들자, 킹 공작이라고 하는 것. 그래서 여론 조작을 위해서 언론사들을 다 검열하고 탄압하는 과정이 K공작의 한 부분이다 이렇게 되어 있는데, 그거 전에는 이 혁명위원회가 등장을 했군요.

그러면 부인 이순자 씨는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자기 자서전에서 최규하 대통령이 자기 남편한테 다음 왕좌를 이어받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다 거짓말이군요?

여기 보면 자기가 하려고 했는데 벌써 대통령하고 당시 국무총리는 계속 반대를 하고 있었다, 이런 얘기가 되는군요. 참 답답한 일입니다. 5.18 북한군 개입설, 그 얘기도 좀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계속 극우세력 쪽에서는 북한군이 저지른 것이다, 뒤에서 충동질을 했다는 얘기를 꺼내는데 그 원조가 전두환 씨라는 얘기가 나와 있어요.

[강민수]
저희가 이번에 입수한 일본 외무성 문서에 1980년 5월 24일,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한 내용이 나옵니다. 그래서 그 내용이 자세하게 적혀 있는데요.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김일성이 비정규군 3000명, 이렇게 구체적인 숫자를 거론하면서 전쟁을 기획하고 있다고 언론사 편집국장들한테 얘기를 한 거잖아요.

[앵커]
흘리는 듯하게...

[강민수]
그리고 나서 이틀 뒤에 경향신문과 문화방송의 모 기자들이 일본 대사를 만나서 전라도 해상 근처로 해서 공중 투하로 게릴라 침투가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북한군 개입설을 다시 한 번 확산시키는 그런 계기가 되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광주항쟁 직후부터 북한군 개입설이 계속 확산돼 왔는데 그 시작은 바로 전두환의 입에서 나온 게 아닌가 추정해 볼 수 있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때 편집국장들 만나서 향응을 베풀면서 뭔가 자기의 계획 같은 걸 슬쩍슬쩍 얘기하고 나중에 촌지도 돌렸다고 하는 유명한 모임인데, 이전에는 언론사 사장들을 만나서 압박하고 그랬던 그 모임입니다. 거기서 이런 말을 흘리고 그다음에 기자들이 주변에다 퍼뜨리고. 이렇게 되는군요.

참 답답한 일이군요, 진짜. 그리고 자기도 자서전에서 전두환은 북한군 개입설에 대한 얘기를 쭉 실체도 없는데도 계속 또 얘기를 합니다. 실제로 북한군의 움직임이 어디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까?

[강민수]
그래서 저희가 이 일본 외무성 문서에 보면 일본 대사뿐만 아니라 일본 대사가 미국 대사를 만나서 나눈 대화 내용도 나와 있습니다. 그래서 당시 글라이스틴 미국 대사가 일본 대사에게 전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렇게 보시면 북한 개입설이라는 것 자체가 미국이 소형경보기까지 띄워서 북한군 개입이 없다고 확인한 이상 미국과 일본에서는 북한군 움직임이 전혀 없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앵커]
그때 미국과 일본, 또 한국군의 정보 능력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텐데 미국하고 일본 쪽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데 전두환 측에서는 계속 푸는 거군요, 슬슬. 그러면 외무성 문서는 상당히 여러 페이지의 분량을 확보하셨는데 이 얘기가 다는 아니겠죠. 또 어떤 게 앞으로 보도가 됩니까?

[강민수]
저희가 갖고 있는 게 164건의 문서고요. 그 페이지 수로 하면 500쪽이 넘는데 저희가 앞으로 보도할 내용은 전두환이 그동안 자기는 광주 학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런 식으로 계속 주장을 해 왔는데 5.18 당시 최고 권력자가 누구였는지를 보여주는 문서들을 계속해서 공개할 예정입니다.

[앵커]
최고 권력자가 누구였으며 그 사람을 정점으로 해서 어떠한 나름대로의 언론 탄압이든 정치 탄압이든 이런 것들이 이뤄졌는지.

결국 그런 것들이 쭉 연결되다 보면 5.18 때 최고의 지휘관은 누구였고 발포 명령은 누가 했는지, 결국 이런 것들까지 드러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 봅니다. 애쓰셨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강 기자.

[강민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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