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뉴스정면 승부] 유성규 "경비원 상대 갑질, 해고 두려움에 항의도 못하는 구조"

[이동형의뉴스정면 승부] 유성규 "경비원 상대 갑질, 해고 두려움에 항의도 못하는 구조"

2020.05.11. 오후 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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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의뉴스정면 승부] 유성규 "경비원 상대 갑질, 해고 두려움에 항의도 못하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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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20년 5월 11일 (월요일)
■ 대담 : 유성규 노동건강연대 노무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 승부] 유성규 "경비원 상대 갑질, 해고 두려움에 항의도 못하는 구조"





◇ 이동형 앵커(이하 이동형)> 이어서 전문가로부터 대책 들어보겠습니다. 노동건강연대 유성규 노무사입니다. 노무사님?

◆ 유성규 노동건강연대 노무사(이하 유성규)> 네. 안녕하십니까?

◇ 이동형> 돌아가신 아파트 경비원 입주민 얘기를 들어봤는데요. 경찰 수사를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 밝혀진 유서 등의 내용에 따르면 폭행, 폭언, 갑질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원인 아니겠습니까?

◆ 유성규> 네.

◇ 이동형> 그런데 지금 직장 갑질, 혹은 아파트 경비원 상대로 입주민이 터뜨리는 갑질이 계속해서 나왔던 문제인데 이게 근절되지 않은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 유성규> 네. 이런 사건을 접하게 되면 많은 청취자분들이 왜 제대로 항의하고 대들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을 하시는데요. 아파트 경비원들의 고용 구조를 보면, 왜 이분들이 제대로 된 항의조차 못 하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분들은 대부분 입주자 대표회의와 용역 계약을 체결한 용역 회사 소속이고요. 용역 회사도 입주자대표회의와 단기계약을 체결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경비원들이 계약직들이죠. 경비원들이 고용된 회사조차도 자기들이 언제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상황인 거고. 또 경비원분들은 그보다 더 열악한 거죠. 계약직이기 때문에 회사로부터 언제 계약이 해지될지 모르는 상환인 거고. 이런 상황에서 입주자들이 뭔가 항의를 하고 나면 제대로 항의하기가 어려운 거죠.

◇ 이동형> 입주자 대표가 또 바뀌면 전부 교체될 수도 있는 문제이고. 그런 거네요.

◆ 유성규> 그렇죠. 입주자대표회의가 물론 계약 기간은 준수하겠지만 그 이후에 우리가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 이렇게 해버리면 사실은 이 회사도 이 경비원분들도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거죠.

◇ 이동형> 그렇기 때문에 아파트 경비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청소도 하고 주차도 하고 심지어는 쓰레기를 버려달라는 부탁도 받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은 경비원법 위반 행위이긴 하지만 입주민들이 부탁하면 안 들어줄 수 없는 구조라는 말씀이죠?

◆ 유성규> 그렇죠. 그 회사들조차 이런 일이 벌어지면 부당하고 억울한 일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런데 자기가 고용한 경비원들에게 참으라고 하는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리고 심지어는 입주자들의 눈치를 보면서 같이 가해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당점거를 한다거나 징계를 한다거나 입주자들이 강하게 요구하는 경우 부당 해고를 한다거나, 그 회사조차도 자기들의 고용이나 계약관계를 유지하려고 가해자 입장에 서는 경우가 꽤 있죠.

◇ 이동형> 이번 사건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산재 같은 것을 혹시 받을 수 있나요?

◆ 유성규> 사건 내용을 보니 사실은 이분이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 업무상의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원인이 됐다는 것이 여러 가지 증거와 증언으로 확인되고요. 이 경우에는 그래서 과거의 유사 사례에 비춰보면 이 사건도 산재로 인정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 이동형> 그러면 간접고용이 문제라고 하셨는데, 직접 고용은 안되는 겁니까?

◆ 유성규> 사실은 정부도 그렇고 지자체도 그렇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책적으로 직접 고용을 유도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사실은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죠. 왜냐하면 입주자 대표회의가 관리 영역에 들어가서 관리회사를 운영하는 게 좀 어렵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주택관리라고 하는 업종 상 간접 고용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는 거죠.

◇ 이동형> 그런데 이번 사건은 좀 이해가 안 되는 게. 가해자가 폭행을 저질러서 피해자가 코뼈가 부러질 정도였는데 오히려 피해자인 경비원을 모욕죄로 고소까지 했다고 하거든요.

◆ 유성규> 그게 보면 기본적으로 사회적인 권력의 문제라는 게 이 사건을 통해서 드러나는 거죠. 단순하게 어떤 한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는 웬만큼 사람을 깔보거나 하찮게 보지 않으면 벌어질 수 없는 일이거든요. 상당히 그 가해자가 이 경비원을 어떠한 심정으로 어떠한 위치에서 대했는지 보여주는 스토리인 거죠. 사건 경위 자체가.

◇ 이동형> 내가 이렇게 당신을 대해도 당신이 어떻게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있는 거네요.

◆ 유성규> 이 경비원분들을 둘러싼 그동안의 여러 가지 사건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이런 일들, 행동들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그게 경비원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 이동형> 아까 노무사님이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는 애로사항이 있다고 하셨는데, 그러면 현실적으로 어떤 대책 방안이 있다고 보십니까?

◆ 유성규> 일단 경찰청도 올해 초에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경비원들에게 경비 업무 외에 다른 잡일이나 허드렛일을 시키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그래서 그것처럼 저는 경찰청이 경비업과 관련한 주무 부처거든요. 철저히 관리 감독을 해야 한다고 보고요. 이런 직장인의 갑질이나 고용부당 징계, 부당 해고,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예방 지도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이동형> 아까 우리 입주민과도 인터뷰했는데 우리나라 분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거 형태가 바로 아파트 같은 거주 형태거든요. 다들 함께 모여서 사는 공동 집단 그런 곳인데. 배려하고 양보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안 될 것 같아요. 혹시 우리 방송을 듣고 있는 분 가운데 이번 사건처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계신다면 속앓이 하지 말고 어디로 연락하라는 이런 곳 없습니까? 혹시 있으면 알려주세요.

◆ 유성규> 있습니다. 노동부에 국번 없이 1350으로 전화하시면 친절하게 상담받으실 수 있고요.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가 있습니다. 02-722-2525로 전화하시면 아마 상담해주실 겁니다.

◇ 이동형> 1350. 국번 없이.

◆ 유성규> 그건 노동부 전화고요.

◇ 이동형> 서울시는요?

◆ 유성규> 서울에서 운영하는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02-722-2525. 그곳으로 전화하시면 친절한 상담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이동형> 그러니까 이런 일 겪으면 혼자 속앓이하지 말고 동료와 이야기하고, 가족과 이야기하고, 이런 쪽에 적극적으로 전화해서 문의해보시라는 말씀드리겠습니다. 역시 입주민의 부당 간섭, 부당 지시, 부당 해고, 이런 피해를 입을 때는 이쪽으로 전화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말씀드리면서 노무사님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 유성규> 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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