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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view] 선을 넘은 녀석들 : 인수공통감염병의 비밀
Posted : 2020-03-29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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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질 않으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병 이전의 일상을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전문가들은 우리의 일상이 바뀌지 않으면 감염병은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고 경고합니다.

이는 동물과 인간이 함께 걸린다는 인수공통감염병의 특징과 관련이 있는데요.

사람, 공간, 시선을 전하는 YTN 인터뷰에서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선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해 드립니다.

[영상리포트 내레이션]

평소대로 출근 준비를 하고, 집에서 나와 홀로 차를 몰고 회사로 향했다.

오전엔 공장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회의를 하고, 점심엔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직장동료와 회사 주변을 걸었으며, 저녁엔 친구들과 함께한 치맥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냈다.

현재 나는 숲 가까이에 짓고 있는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고, 가끔은 재충전을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어디로든 떠난다.

이런 나의 일상이 깨진 건 갑작스레 찾아온 녀석들 때문이다.

"사람들에게 이 병은 예기치 않게 찾아온 것처럼 언젠간 사라져 버릴 불쾌한 방문객에 불과했다." - 알베르 까뮈, 『페스트』 중

2003년 2월 21일 홍콩 메트로폴(현 메트로파크) 호텔.

류 씨 성을 가진 64세 남성이 아내와 함께 체크인했다.

그날 밤 그는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는데, 사실 류 씨는 광둥성에서 시작된 사스의 첫 번째 슈퍼전파자를 치료한 의사로서, 불행히도 이 과정에서 전염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같은 층에 투숙한 캐나다 할머니를 포함, 호텔에 있던 17명을 감염시켰다.

그리고 이 할머니가 토론토로 돌아가면서, 사스는 수일 만에 전 세계에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8,096명이 감염됐고, 774명이 목숨을 잃어, 치명률이 9.56%에 달했다.

높은 전염력과 사망률을 보인 사스(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는 전례 없던 강력한 독감 증상을 보였는데, 처음엔 원인을 알 수 없어 이름에 병원체가 아닌,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이라는 증상만 담겼다.

[송대섭 / 고려대 약대 교수(인수공통감염병 연구) : 사스의 병원체(질병의 원인)는 코로나바이러스인 것으로 나중에 확인이 되었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이전엔 흔한 감기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고요. (사스의 원인인) 이 바이러스가 처음으로 사람에게 심각한 질병을 유발했던 첫 번째 코로나바이러스로 기록되었습니다.]

사스의 병원체는 최종적으로 '사스-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되었다.

이후 발병했던 메르스와 코로나19 역시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의 강력한 변종들이다.

바이러스는 감염병을 일으키는 6가지 병원체 중 하나이며 세균과 더불어 인류 역사에 큰 족적을 남겨왔다.

[강병철 / 의사('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번역) : 결국 바이러스와 세균이 문제입니다. 공기랑 접촉을 통해 삽시간에 퍼지고 분열 속도가 빨라 특성이 쉽게 변하죠.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살상력이 높은 변종이 나올 수 있고 빨리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세균은 항생제라도 있으니 어떻게든 싸워볼 수는 있어요. 하지만 항바이러스제는 다양하지도 않고 연구도 훨씬 덜 되어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아주 작고 단순한 생명체라서 아직 모르는 종류도 많을 거예요. 변종도 훨씬 잘 생기고요. 바이러스가 제일 무섭죠.]

인류가 정복한 최초의 바이러스는 천연두였는데 이는 인간에게만 감염을 일으키는 질병이었다.

때문에 백신 개발 등 적확한 대응이 가능했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종을 넘나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사스와 메르스, 코로나19는 척추동물을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넘어오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세 질병 모두 현재까지 치료제와 백신이 없다.

동물과 인간을 자유롭게 넘나들기 때문에 유행에 대한 제대로 된 예측과 대응이 어렵다.

[송대섭 / 고려대 약대 교수(인수공통감염병 연구) : (변이가 쉬운) RNA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정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불안정하단 얘기는 잘 변한단 얘기고, 잘 변하기 때문에 돌연변이를 통해서 더 전염성이 심하고 병원성이 심한 바이러스로 변할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정확하게 잘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는 세포가 아니어서 스스로 증식하지 못한다. 반드시 숙주가 필요하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숙주로 거론되는 박쥐는 보유숙주라 불리는데, 이는 감염돼 있으나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채 다른 동물이나 인간에게 병원체를 옮기는 동물을 말한다.

박쥐는 종류만 무려 1,116종으로 포유류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집단생활을 하며 밀접 접촉을 하기 때문에, 개체 전체가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박쥐를 보유숙주로 삼는 바이러스는 코로나 외에도 130여 종에 이른다.

그중 절반 정도가 인간에게 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물론 보유숙주가 박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쥐, 원숭이, 야생 조류, 가축화된 동물 등 다양하다.

지난 50년간 인수공통감염병의 유행을 시기별로 살펴보면 규모와 빈도가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7년 조류독감, 1998년 니파,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까지.

바이러스와 같은 병원체가 원래 살던 오랜 숙주를 버리고 전혀 새로운 환경인 인간의 몸으로 일탈을 감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감염병 창궐이 잦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병원체에게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인간을 계속 범하는 것일까?

사실 문제는 그들이 아니다.

"타루는 시민들이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하려는 욕망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알베르 까뮈, 『페스트』 중

[강병철 / 의사('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번역) : 누구나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원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평범한 일상은 어땠나요? 풍요로운 삶에 중독되어 물을 오염시키고, 온실가스를 뿜어내고, 쓰레기를 마구 쏟아내지 않았던가요? 우리는 바이러스가 우리를 침범했다고 생각하죠. 그 바이러스는 원래 동물의 몸에 있었습니다. 왜 동물의 몸에 있던 바이러스가 넘어왔을까요? 아파트를 짓고, 도로를 깔고, 골프장을 세운 숲과 산과 초원은 동물이 먹이를 찾고 새끼를 낳아 기르는 소중한 삶의 터전이에요. 동물이 없어지면 그 속에 살던 바이러스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송대섭 / 고려대 약대 교수(인수공통감염병 연구) : 우리가 이러한 파괴행위를 멈추지 않는 이상은 앞으로도 이러한 감염병의 창궐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설령 눈앞에 감염병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감염병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동물과 함께 서식지를 잃은 바이러스에게 가장 매력적인 숙주는 무엇일까?

가장 많이 존재하고, 가장 가까이 다가오고, 가장 많이 돌아다녀, 자신들을 널리 퍼뜨려줄 숙주는 무엇일까?

선을 넘은 녀석들은 누구였을까?

버트너/ 이상엽[sylee24@ytn.co.kr], 박재상[pjs0219@ytn.co.kr], 연진영, 홍성욱, 류종원, 이지희

도움/ 『인수공통 모든 전염병의 열쇠』 (데이비드 콰먼 저, 강병철 역), 「SKEPTIC KOREA vol.21」, 송대섭 고려대 약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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