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텔레그램 n번방 잠복 취재기...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뉴있저] 텔레그램 n번방 잠복 취재기...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2020.03.23. 오후 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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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귀령 앵커
■ 출연 : 국민일보 'n번방 특별취재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직접 텔레그램 N번방에 들어가서 취재를 했던 국민일보의, 저희가 기자를 연결해서 한 사람 연결해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자의 이름은 요청에 따라서 밝힐 수 없다는 점을 양해를 해 주시고 얘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십니까? 국민일보 특별취재팀입니다.

[앵커]
취재하느라고 고생 많았습니다. 지난해 6월에 본격적으로 취재 돌입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어떤 계기로 N번방 취재를 시작하게 됐습니까?

[인터뷰]
저희가 지난해 초부터 성착취 문제에 대한 취재를 처음 시작했고요. N번방 잠복은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했는데 지난해 정부가 웹하드를 수사를 하면서 이런 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런 문화가 과연 없어졌을지, 다른 곳으로 둥지를 튼 것은 아닌지 이런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추적단 불꽃이라는 팀과 함께 저희가 취재에 돌입을 했고요. 그러다가 AV스놉이라는 성착취물을 주고받는 사이트에서 수상한 링크가 몇 개가 올라오는 걸 봐서 들어갔더니 거기가 텔레그램방이었고 링크를 타고 넘어가면서 N번방을 발견하게 된 겁니다.

[앵커]
처음에 그 링크를 타고 N번방을 들어가긴 했지만 강퇴를 당하기도 하고요. 저도 기사를 읽어봤는데 쉽지만은 않았던 과정인 것 같습니다. N번방 들어가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셨습니까?

[인터뷰]
이 방들이 수시로 생기고 수시로 없어지고 이런 과정들을 굉장히 많이 반복을 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대화를 하지 않거나, 그러니까 성희롱성 발언을 하지 않거나 성착취물을 내보내지 않으면 강퇴를 하는 경우도 많있었어요.

그러다가 저희가 발견한 게 왓치맨이 관리하는 고단방이 메인격인 것을 확인을 하고 추적을 하다 보니까 여기가 N번방에 처음으로 입장하는 관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여기에 2000명 정도가 모여 있었고 여기에서 바로 N번방으로 갈 수 있었던 건 아니고 파생방으로 넘어가서 인증을 거쳐야 했는데 파생방에는 한 7000명 정도가 모여 있었습니다.

여기서 성착취물을 주고받으면서 인증 절차를 거쳐야 되는데 저희가 따로 성착취물을 갖고 있는 게 없어서 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방장이 이벤트 형식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여아 사진으로 프로필을 변경하면 입장시켜주겠다/이렇게 공지를 내려서 그렇게 얻을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N번방이라는 데 들어가려면 일단 커다란 홀에 다 모여서 거기서 입회 절차를 다 밟는군요. 절차를 밟아서 뭔가 인증이 되면 그때서야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인증 중의 하나는 그러면 자기가 찍은 야한 사진, 흔히 말하는 선정적인 동영상 이런 걸 올리면 패스가 되는 겁니까?

[인터뷰]
네, 맞습니다. 그렇게 자기가 직접 찍은 불법 영상물 같은 경우에는 빠르게 링크를 얻을 수 있는 티켓의 역할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단 직접 들어가 보니까 대체 실태가 어떻든가요? 말로 설명을 충분히 할 수 있을지 모르것 같습니다마는.

[인터뷰]
조금 정제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희가 불꽃팀하고 하루에 30개 정도씩을 둘러봤는데 각 방에 최소 1000명에서 최대 2만 5000명까지 저희가 봤고, 사실 가해 사실을 기사에 쓰는 과정도 고민이 좀 됐었어요.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도 있었고 2차 피해의 여지가 있었는데 단순히 피해사실을 축소하는 것만이 저희가 해답은 아니라고 많은 논의를 거쳐서 판단을 했고, 가해사실을 일부만이라도 공개를 하기로 결정을 했습니다.

N번방 같은 경우에는 다른 방들하고는 완전 차원이 달랐어요. 저희가 흔히 얘기할 수 있는 성착취물을 이렇게 주고받는 곳이 아니었고 갓갓의 노예들이 있었거든요. 노예가 있었는데 피해자들은 여성, 그리고 미성년자도 다수 있었고 이 사람들은 갓갓의 지시에 따라서 성착취물을 직접 찍어서 보내는 것으로 판단을 했습니다.

신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영상은 너무 기본적이었고, 여성을 마치 도구로 여기는 듯한 이런 가학적이고 엽기적인 영상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앵커]
기사에서도 참혹했다. 꿈에서도 나왔다, 이런 표현이 많았는데저도 이 부분을 읽을 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성범죄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연결되는 사례가 있었다고요?

[인터뷰]
네, 지금 갓갓이 운영하던 N번방이랑 박사가 운영하던 박사방에서 모두 이런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저희가 파악을 했는데 지난해 여름에는 N번방에 한 여성이 숙박업소에 갇혀 있었고 여기에 성인 남성이 들어가서 아이를 성폭행하는 영상이 돌았어요.

그리고 최근까지도 계속 이 영상이 회자되면서 N번방 어디에 들어가면 이런 영상이 있다, 이런 대화하는 내용도 저희가 최근에도 확인을 했고. 최근 붙잡힌 박사가 운영하던 박사방은 조금 더 조직적이었거든요.

그래서 본인한테 굉장히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관전자들을 직원으로 부르면서 피해자들을 성폭행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들 중 일부가 현재 체포된 하여입니다.

[앵커]
가해자들이 만들어놓은 그 방에 들어가서 취재를 하긴 하는데 혹시 피해자들하고 연락이 되어서 당신이 지금 이런 피해를 받고 있으니까 이런 경우에는 경찰한테 이렇게 신고해서 이렇게 조치를 하는 게 낫겠다고 얘기도 나눠보셨습니까?

[인터뷰]
네, 저희가 피해자랑 피해사실을 확인하면서 피해자랑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이런 과정을 불꽃팀이 전담해서 해 주었고 사실 노예방에 있었던 피해자들하고는 접촉이 쉽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지인 능욕방 이런 곳에 있었던 피해자들하고는 저희가 여러 명 접촉을 했었습니다.

저희 기사에도 이런 과정이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저희가 증거를 채증을 해서 예를 들어 이 사람이 자기가 위치한 사진을 올린다든지 장소나 지역을 특정할 수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 거를 모아서 경찰한테 주고 실제로 검거도 여러 명 한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피해자 대부분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경찰에 쉽게 신고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따로 이유가 있습니까?

[인터뷰]
저희가 피해 여성 SNS 아이디가 올라올 때마다 그쪽에 메시지를 보냈는데 굉장히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였어요. 그런 피해 사실들을 확인을 하고 나면 그래서 경찰에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사실 저희가 기자인지도 의심할 정도로 굉장히 불안정했거든요.

가해자를 잡는 것보다는 피해사실을 누가 알게 될까 봐 굉장히 걱정하고,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책임을 본인에게 돌리는 이런 경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은 경찰에서도 아주 적극적이고 도와줄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꼭 신고하고 적절한 지원과 보호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꼭 좀 전하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어려운 얘기입니다마는 취재 과정 얘기해줘서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N번방을 취재했던 국민일보 특별취재팀의 기자와 함께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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