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권역외상센터 적자 갈등? “국립대병원 이국종 같은 분 초빙”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권역외상센터 적자 갈등? “국립대병원 이국종 같은 분 초빙”

2020.01.16. 오후 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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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권역외상센터 적자 갈등? “국립대병원 이국종 같은 분 초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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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10~19:00)
■ 방송일 : 2019년 1월 16일 (목요일)
■ 대담 :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형의뉴스정면승부] 권역외상센터 적자 갈등? “국립대병원 이국종 같은 분 초빙”





◇ 앵커 이동형(이하 이동형)> 중증 외상 분야의 권위자인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가 유희석 아주대 의료원장으로부터 욕설이 섞인 폭언을 듣는 녹음 파일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국종 교수와 유희석 의료원장의 이런 갈등 배경에는 권역외상센터 운영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의료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적자 문제에 있다고 지적합니다. 권역외상센터 운영의 본질적인 문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무처장님?

◆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무처장(이하 정형준)> 네, 안녕하세요.

◇ 이동형> 우선 권역외상센터가 어떤 곳인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정형준> 외상센터라고 하면 느낌이 오실 텐데 어떤 사건이나 사고로 인해서 크게 다친 사람들이라는 건 아실 텐데요. 일반 응급실하고 다른 점은 다발성 골절이나 출혈을 동반한 중증의 외상 환자를 말하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는 거고요. 그리고 응급실하고 다른 점이 현장 처치부터 이송까지 다 책임지기 때문에 저희 뉴스에서도 보셨겠지만 이국종 교수께서는 직접 헬기를 타고 다 가고 그러시잖아요. 일반 응급실은 응급실로 119나 응급이송차량이 이송을 해주지만, 권역외상센터는 직접 필드까지 나가서 거기서부터 골든타임을 체크한다는 점이 다른 점입니다.

◇ 이동형> 전국에 이 외상센터가 몇 군데나 있습니까?

◆ 정형준> 현재 지정은 17곳인데, 운영은 아직 두 곳이 시작을 못 했고요. 15곳만 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 이동형> 외상센터를 운영하면 운영할수록 적자다, 이런 기사도 많이 났던데, 지금 전국에 있는 외상센터가 다 적자 상태입니까?

◆ 정형준> 외상센터는 당연히 적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그런 진료 수가를 가지고는 그 정도 인력을 동원해서, 아까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직접 가서 이송까지 하고, 이런 비용을 다 부담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이 권역외상센터는 도입될 때부터 국가에서 일정 정도 자금을 지원해서 적자분을 메꿔주는 구조로 가고 있었던 것인데요. 그렇지만 적자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죠.

◇ 이동형> 그래서 지금 이국종 교수가 주장하는 것은 외상센터 병상이 모자라는데 본원에서 병상을 지원해주지 않는다, 이런 겁니다. 결국은 본원 같은 경우에는 돈도 안 되는 외상센터 환자들이 베드를 많이 차지하고 있으면 병원 운영에 곤란을 겪는다, 이런 논리인 겁니까?

◆ 정형준> 그런 논리도 하나가 있고요. 기본적으로 수익성에서 당연히 본원 병상에 입원해있는 분들이 훨씬 수익성이 좋을 수밖에 없는 구조거든요. 외상은 훨씬 더 많은 인력이 일단 투자되기 때문에 인건비라든가, 공간도 훨씬 더 많이 소모가 되고요. 치료 재료도 많이 소모가 되니까요. 당연히 원가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가니까 보상이 커야 하는데, 그렇게 보상은 안 된다고 판단하는 것 같고. 그보다도 중요한 두 번째 문제는 아까도 제가 말씀드린 대로 이런 권역외상센터는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습니까? 아주대 같은 경우는 거의 매년 60억 정도를 지원합니다. 운영비로. 그렇기 때문에 입원 환자들은 사실 운영비의 일부가 지원되는 건데, 외상환자가 본원에 입원할 경우에는 지원이 안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외상환자를 본원에 입원을 시키게 되면 적자라는 이야기가 또 나오게 되는 것이죠.

◇ 이동형> 그러면 외상환자 수가를 올려주면 안 됩니까?

◆ 정형준> 이제 수가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외상이라는 것이 다양한 치료 행위를 종합적으로 하는 행위 아니겠습니까? 수가를 올리게 되면 외상환자에 대해서만 올린다는 게 사실 거의 불가능하고요. 외상환자 골절에 대해서는 올리고, 외상환자가 아닌 골절에 대해서는 올리지 않는다, 이렇게 한다는 것이, 그리고 판단도 어렵고요. 그래서 사실 수가보다는 인력이나 아니면 보존비용으로 지급하는 것인 맞는데, 그 기준이 아무래도 정부에서 민간 병원에 지원하는 거다 보니까 내밀하게 들여다보고 이 사람은 외상센터에 입원하지 않았으니까 지원을 못 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왔을 때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라고 주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 이동형> 병원이 민간 병원이기 때문에 수익성도 당연히 중요할 테죠. 적자가 계속 나면 안 되니까. 그런데 이렇게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가 난다고 하면, 병원에서는 운영하기 어려울 테고, 그래서 대안으로 그렇다고 하면 국립중앙의료원이나 혹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든가,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설치하면 되지 않느냐, 이런 대안도 있던데 어떻게 보십니까?

◆ 정형준> 당연히 맞는 말씀이고요. 저희는 애초부터 이런 권역별 외상센터 이야기 나오기 전에 처음 나온 이야기가 중증 외상센터입니다. 중증 외상센터들을 사실은 공공병원이나 국립병원에서 주로 해야 한다고 주장을 해왔는데, 그런데 정부의, 특히나 경제 쪽 책임지시는 관료 분들이나 부처의 입장에서는 그러면 초기에 엄청난 인프라가 들어가게 됩니다. 2~3000억을 투자해야 병원 하나 지으니까요. 이런 것들을 해낼 수 있는 병원이라고 하면 그 정도 비용이 필요합니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까 민간 병원에 그냥 처음에 인프라 비용으로 100억 정도 주고, 운영비로 매년 5~60억 주면서 운영하는 게 수지타산이 더 맞다고 처음부터 스스로 판단했던 것이 2011년부터 지금까지 연속이 된 것이고요. 그리고 또 앞서 제가 이야기한 대로 지정은 17곳인데 15곳만 운영되는 이유가 서울은 지금 지정된 곳이 국립중앙의료원인데요. 아직까지 운영을 못하고 있습니다. 예정도 2023년으로 되어 있는데, 이전을 한다, 만다, 언제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당연히 국립중앙의료원은 시스템상 돈을 조금 받아서는 이것을 운영할 수 없으니까 엄청나게 큰 돈을 받아야 합니다. 이것을 하려면.

◇ 이동형> 예산 문제네요.

◆ 정형준> 예산 문제가 계속 문제가 됐던 것이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진짜 이 부분은 획기적으로 예산 개선을 해서 한 번 인프라를 갖추고 가는 게 전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도 유리한 방향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 이동형>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의료진들이 외상 쪽으로 가게 되면 결국은 돈은 많이 벌지는 못하고 일은 굉장히 많아지고, 그래서 이쪽으로 가려고 하는 의료진이 잘 없다, 의사들도 그렇고. 이런 이야기도 있던데요?

◆ 정형준> 네, 맞는 말씀입니다. 당연히 지금 이국종 교수님을 비롯해서 외상센터에서 주로 일하는 모든 선생님들이 다른 어떤 의사들보다도 힘들고, 나름의 소명을 가지고 헌신하는 분들이고요. 거기에 대해서 보상도 충분히 받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 때문에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다른 부분인데요. 왜냐하면 사실 돈을 많이 벌겠다고 하는 의사들도 있지만, 사실 이런 부분에 관심이 있어 하는 의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희도 의사 단체고, 저도 의사지만요. 그런데 문제는 그런 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돈이나 이런 보상보다는 실제로 본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환경이 제공되지 않았을 때, 이국종 교수께서 그래서 계속 분노하신 거 아닙니까? 사실은 내가 보상을 많이 못 받는다고 분노하신 게 아니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골든타임을 놓치니까 분노한 건데요. 그런 부분은 정부에서 당연히 환경만 제대로 인프라를 갖춰준다고 하면 그런 의료진들은 정부 산하의 병원이라고 하더라도 가서 일할 용의가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지 않은 공공병원에서 인프라를 갖춰놓지 않고 사람들이 보상을 많이 안 해주고, 월급이 작으니까 이 의사들이 안 온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러면 선생님이 생각하실 때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결국은 운영 문제에 있다고 보시는 거네요?

◆ 정형준> 네, 맞습니다. 그러니까 아주대병원은 민간 병원이고요. 물론 비영리법인이고,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아주 수익성을 강조하는 병원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수익성을 강조할 수밖에 없는 민간 병원이고, 이국종 교수께서 하시는 권역외상센터는 사실은 계속 이렇게 돈을 빨아가야 하는, 그런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착한 적자죠. 날 수밖에 없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공공적인 의료를 수행하는 그런 기관이고. 이 두 개를 결합시켜 놓으니까 이 사이에서 갈등이 벌어지는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이동형> 그런데 아주대병원이 이국종 교수나 외상센터 때문에 보이지 않는 홍보효과가 엄청나지 않았습니까?

◆ 정형준> 물론 그 점에 대해서는 아주대병원 측에서도 이용했다고도 볼 수 있고, 또 공감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인력을 수급하는 문제라든지, 환자를 어느 병상에 입원시킨다든지, 이런 디테일한 문제가 나왔을 때는 사실 하나하나가 다 요즘에는 회계 관리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드러나는 시대기 때문에 눈에 보이기 때문에 그렇게밖에 못하는 것이고, 서로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물론 제가 이해하는 입장이라기보다는 그렇게 저는 해석을 할 수 있고요. 그래서 애초부터 제가 당시에도 그런 의문을 가졌는데, 아주대병원과 가까운 곳에 분당 서울대병원이 있습니다. 상당히 큰 병원이고, 충분히 다른 의료진들의 수준도 높은 병원입니다. 이런 곳에서 권역외상센터를 만들고, 거기 이국종 교수 같은 분을 초빙해서 센터장으로 맡기고, 이런 식으로 할 수도 있었는데 실제로 초기에 돈을 너무 조금 들이려고 하다 보니까 지금 계속 한 번 경로를 잘못 타다 보니까 악순환이 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 이동형> 그러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결국에는 국가에서 예산을 투입해서 새로운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정형준> 일단 지금 운영되고 있는 곳들 중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는 아주 운영이 잘되고 있는 곳이고요. 전국적으로도 가장 모범이 되는 곳이니까 여기서 센터를 하거나 이런 부분은 아니고. 조금 더 예산을 투여해서 이 센터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이번에 드러난 것이 아주대 권역외상센터가 100병상인데, 100병상을 초과할 정도로 환자가 몰린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다고 하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국립대병원들을 이용해서, 특히나 한국에 가장 그래도 의료수준에서 높다고 국민들이 인정하는 서울대병원이나 이런 국립대학병원들을 이용해서 거기에 만들고, 거기도 닥터 헬기를 두고, 그다음에 처음에 세팅할 때는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이국종 같은 분을 초빙해서 그런 곳에서 한 번 크게 센터를 개소해서 운영하는 방법들이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 이동형> 알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

◆ 정형준> 네, 감사합니다.

◇ 이동형> 지금까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형준 사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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