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삭발 강요는 인권침해"...공군 개선 약속

"훈련병 삭발 강요는 인권침해"...공군 개선 약속

2020.01.13.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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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해군, 스포츠형 머리 허용…공군은 삭발
"훈련병 삭발은 인권 침해"…인권위에 진정
공군 "훈련 효율성·위생 관리 위해 삭발 필요"
공군 "올해부터 스포츠형 머리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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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에 입대한 훈련병들 하면, 머리를 짧게 자른 모습이 떠오르실 텐데요.

그런데 공군이나 해병대처럼 훈련병에게 머리카락이 전혀 없을 정도로 삭발을 강요하는 건 인권침해라는 판단이 나왔습니다.

김지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신병훈련소에서 주인공이 삭발을 당하는 영화 속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이 애원해보지만, 개인의 취향은 고려되지 않습니다.

[영화 '청년경찰(2017)' : 저는 조금만 길게 잘라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구레나룻이 조금 안 자라는 편이어가지고요.]

그나마 육군이나 해군은 훈련병 머리를 길이 3cm 스포츠형으로 자를 수 있지만 유독 공군에선 삭발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들을 공군에 입대시킨 A 씨는 이 같은 규정이 젊은이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입소 전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들어갔는데도 다시 단체로 삭발을 시킨 것을 보고 인격권 침해라고 본 겁니다.

[박동화 / 공군 전역자 : (공군에 입대하면) 날카로운 날로 빠르게 깎습니다. 특히 겨울철 되면 두피가 다 노출되다 보니까 각질이 일어나고 되게 위생상으로도 안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공군 훈련단 측은 훈련 효율성과 위생 관리 등으로 삭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지만 인권위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삭발하지 않고도 훈련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관리 목적만을 위해서 삭발을 강요하는 것은 인격 침해라는 겁니다.

[박윤희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 : 이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타 군의 사례를 참조해 스포츠형과 같은 완화된 수단을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군훈련단에 개선을 권고했습니다.]

공군은 인권위 권고를 받아들여 올해부터 입소하는 훈련병들에게 스포츠형 머리를 허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공군과 함께 삭발 규정을 둔 해병대는 진정이나 권고가 없었던 만큼 별다른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혀 훈련병 삭발 관행이 아예 사라질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김지환[kimjh070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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