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브리핑] 피의자 장대호 "반성하지 않는다"...부실 대응 논란 경찰은 대기발령

[기자브리핑] 피의자 장대호 "반성하지 않는다"...부실 대응 논란 경찰은 대기발령

2019.08.21. 오후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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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안보라 앵커
■ 출연 : 이연아 기자

[앵커]
브리핑이 있는 저녁 시간입니다. 사건 사고 소식을 이연아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어서 오십시오.

오늘 소식은 무엇입니까?

[기자]
모텔 손님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9살 장대호 씨가 신상 공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얼굴이 공개됐습니다.

장 씨는 오늘 오후 1시 40분쯤 보강 조사를 위해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유치장에서 고양경찰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얼굴이 공개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도 장 씨는 전혀 뉘우치고 있지 않는 모습을 보였어요?

[기자]
네, 현장에서 취재진이 장 씨에게 유족에게 미안하지 않나 질문을 던졌는데요.

전혀 미안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장대호 / '한강 훼손 시신 사건' 피의자 : (유족들에게 미안하지 않으세요?) 전혀 미안하지 않습니다. (시신 나머지 부위는 어디다 버렸어요?) 모두 같은 장소에 버렸어요.]

표정을 보시면, 당당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응시한 후 질문에 답을 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장 씨는 경찰이 경찰서 안으로 이동시키려 하자 말을 계속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직접 보시겠습니다.

[장대호 / '한강 훼손 시신' 사건 피의자 : 많이 생각해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잠깐만요. 왜 말을 못 하게 하는데. 잠깐만요. 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짓을 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지 않습니다.]

장 씨는 "이번 사건이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다"라고 말한 후 경찰의 제지로 결국 경찰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장 씨의 이런 태도와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은 이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향후 장대호에 대한 경찰 수사는 어떻게 진행됩니까?

[기자]
현재 장 씨는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늘 장 씨에 대한 보강 조사를 이어가고, 내일쯤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또 오는 23일 장 씨를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동시에 숨진 피해자의 남은 시신 수색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앵커]
장 씨가 자수를 하러 왔을 때 경찰이 돌려보낸 건 어떻게 조사가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일단, 당시 상황을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안내실 당직 경찰관과 피의자의 대화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수하겠다"는 피의자 장대호의 말에 경찰은 "무슨 내용 자수냐" 질문을 합니다.

이어 장 씨가 "강력 형사에게 말하겠다"고 답합니다.

그러자 경찰은 "강력 형사가 있는 종로경찰서로 가라" 대응을 한 겁니다.

[앵커]
다시 봐도 잘 이해가 안 되는데, 경찰은 왜 이렇게 대응한 건가요?

[기자]
취재한 결과 경찰 내부 사정들은 있었습니다.

근무 중에는 주취자, 정신질환자, 혹은 장난으로 자수하겠다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겁니다.

또 경찰서는 담당과마다 업무 영역이 다른데, 형사과, 수사과가 아니면 강력 사건 처리 자체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이번 대응은 너무 안일하고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미 경찰청 훈령에는 범죄수사규칙이 있습니다.

훈령에 따르면 관할 지역이 아니더라도 자수하거나 신고하면 반드시 접수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사건을 다른 경찰서로 인계할 때는 피의자 인도서를 작성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결국 업무 기본 매뉴얼이 있었지만 지키지 않은 상황입니다.

관련해서 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백기종 /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 자수하려고 상담을 통해서 경찰을 찾았는데 경찰의 적극적인 대응이나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경우 범인이나 중요 피의자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키게 되죠. 다른 곳으로 가라 하며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 중요 피의자를 놓치거나 강력사건이 발생했을 때 장기 미제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거든요.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건 이런 것들에 대해 경찰이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했을 때 일어나는 큰 부작용이라고 봅니다.]

[앵커]
이후 관련 대책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먼저 어제 오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민갑룡 경찰청장에게 사건 전말을 보고받았습니다.

그 자리에서 이 총리는 "이번 사건에 국민이 몹시 분노한다" "국민이 납득 할만한 엄정 조치와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시행해달라" 당부를 했습니다.

민 청장은 "감찰조사 결과 토대로 엄중 조치하겠다"고 답했고요.

오늘 서울경찰청장 주재로 서울지방경찰청 회의를 열고 후속대책을 마련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이 담겨 있습니까?

[기자]
변화는 당직 시스템에 있습니다.

경찰은 일명 '원스톱'으로 처리되는 당직 시스템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먼저 주말에만 운영하던 총경급 상황 관리관 근무체계를 평일 야간에도 운영하게 됩니다.

또 야간에 접수된 민원과 사건 사고 신고 접수 보고 처리 절차를 명확하게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경찰은 이어 종합적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공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장 씨를 다른 경찰서로 돌려보낸 경찰은 대기발령 상태입니다.

이연아 [yal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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