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도 무너졌는데...안전점검 한 번 없었다

1년 전에도 무너졌는데...안전점검 한 번 없었다

2019.07.29. 오전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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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웅혁 /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양지열 /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안타까운 사고 소식 짚어보겠습니다. 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클럽 붕괴 사고. 수사가 본격화됐는데요. 사고 순간 CCTV 영상이 공개가 돼서 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영상부터 보겠습니다.

현란한 불빛이 돌아가면서 지금 클럽 내부의 모습을 보고 계신데요. 지금 화면에 동그랗게 보이는 부분이 보이실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지금 2층, 복층에 있는 관객들의 발이 보이는 모습이 포착이 됐습니다. 그러니까 복층 구조물이 떨어진 모습을 보시고 계신데요. 이렇게 허술하게 지금 클럽 내부의 구조물들이 지나다 보니까 이렇게 구조물이 부서지면서 밑의 관중들도 놀라서 복층 구조물을 손으로 떠받치고 있는 그런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 이 화면. 불빛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마는 사고 당시 얼마나 당시에 혼란스러웠는지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소방 당국의 이야기도 이어서 들어보겠습니다.

[김영돈 / 광주 서부소방서장 : (클럽이) 감성주점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가 복층 구조로 돼 있는데 복층 구조가 한 7~8평이 되는데, 아마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인원이 몰려서 복층 구조가 내려앉은 거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370명가량이 내부에 있었던 걸로 파악했습니다. 2층에는 공간이 좁아 사람이 많이 위치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은 아닙니다. 7~8평 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복층 발코니 구조물이 무너져 내리면서 2명이 숨지고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는데 앞서 소방당국의 얘기도 들어보셨습니다마는 이게 규정 인원보다 더 많이 들어간 거죠.

[양지열]
사실 그렇죠. 일반적인 45평 이렇게 좀 넘어가는 건데 350명이 넘는 인원이 저기에 들어가 있었다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던 거고 또 저기가 원래 복층이라고 하지만 쉽게 우리 일반 주택으로 치면 발코니나 베란다처럼 나와 있었던 겁니다, 2층이. 그래서 공간이 있었던 건데 그 공간이 원래는 저렇게까지 트여 있는 공간도 아니었고 또 아래에도 물론 추가적으로 조사를 해야겠지만 저 공간을 받치고 있는 기둥 같은 것들이 더 많이 있었어야 되는데 사람들이 많이 오갈 수 있고 어찌 보면 춤 같은 걸 출 수 있는 데 편의를 주기 위해서 기둥 같은 걸 제거한 게 아니냐 하는 의혹을 받고 있거든요. 원래는 저런 구조도 아니었는데 복층을 좀 넓혔다는 겁니다.

그래서 결국 그게 맞다면 그 구조물들을 약화시켜서 인위적으로 사람들을 많이 움직일 수 있게끔 만들어놓은 거라면 글자 그대로 이것도 인재인 셈이 돼버리는 거죠.

[앵커]
이렇게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는데 더 안타까운 것이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왔던 외국인 선수들도 물론 큰 부상은 아닙니다만 부상자 명단에 포함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망신이 아닌가 싶어요.

[이웅혁]
그렇습니다. 사실 이 사건이 발생한 당일날 CNN을 비롯해서 외신에 자세하게 타전이 되었습니다. 물론 워싱턴포스트 신문 등에서 자세히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한국의 국격에 맞지 않는 안전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하나의 나라 망신 같은 이런 인상도 지울 수 없는 이런 상황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미국 팀 같은 경우 수구에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이것을 축하하는 이런 파티적 성격을 가졌지만 한국의 안전불감증이라고 하는 민낯이 전 세계에 알려진 이런 꼴이 되다 보니까 상당히 안타까움이 있었고요.

다만 그런 와중에서도 시민의식은 빛났다 이렇게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이죠. 저 철제 구조물 자체가 밑에 받침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은 그대로 무너졌는데 더 사상자가 날 수 있음에도 시민들이 힘을 합쳐서 내려오는 것을 위로 떠받치고 있는 이런 것이었기 때문에 CNN에서의 보도 내용도 상당히 자세하게 전개가 된 것 같습니다. 어쨌든 국제수영대회에서 국가적인 뭔가 홍보효과는 있었지만 안전사고에 미흡한 불감증이 인재라고 하는 측면에서 또 드러났기 때문에 상당히 국제적 망신이 아닌가 이런 생각도 해 봅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이번 사고가 인재였다라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그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이 클럽이 음식점으로 신고가 된 곳이라면서요?

[양지열]
그렇습니다. 음식점으로 신고됐다라는 얘기는 원래는 저런 식으로 손님들이 춤을 추고 하는 것 자체가 금지돼 있는 그런 상황이 되는데. 그런데 변화가 있었어요. 원래 음식점이지만 클럽으로 변칙 영업을 했고 그래서 행정처분도 받았고 영업정지와 과징금도 받았고 이후에 그런데 이런 식의 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은 곳이, 유흥업소로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무대를 설치하지 않는다면 객석 사이사이 공간에서 손님들이 자율적으로 춤을 추는 것까지는 막지 않겠다라는 식의 조치들이 전국적으로 있었거든요.

[앵커]
2016년에 그렇게 됐군요.

[양지열]
그때 이른바 서울의 클럽이라든가 젊은이들이 많이 가는 곳들을 중심으로 해서 비교적 규모가 작고 그다음에 크게 따로 무대 같은 걸 설치하지 않은 곳에서 손님들이 알아서 자기 자유를 누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라는 건데 문제는 저 사고가 난 곳도 그런 식의 공간이었느냐, 아니면 사실상 아까 클럽 내부 공간까지 개조를 해가면서 그냥 일반 손님들이 보기에는 사실상 유흥업소처럼 운영이 되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

그리고 조례를 개정하는 데 있어서도 원래는 말씀드린 것처럼 소규모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에 면적이 어느 정도 초과하는 곳은 허가가 안 되는데 광주시에서 조례를 만들면서 특이하게도 이전부터 영업을 해 오던 곳은 그 면적을 초과했더라도 가능하다라는 식으로 조례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특별 부칙을 만들어서. 그러면 이거는 뭔가 꼭 이곳만은 아니더라도 다른 곳들도 비슷한 곳들이 있다라면 혹시 특혜를 준 게 아니냐. 이미 기존에 넓은 곳에서 그런 춤추는 식으로 영업하는 곳은 소급해서 이거는 허용을 한다. 앞으로 만들어진 건 금지한다, 이렇게 법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이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는 지적들을 하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지금 이번에 문제가 됐던 클럽은 양쪽 복층 공간을 허가 면적보다도 2배 가까이 증축했다라고 하는데 경찰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송기주 / 광주지방경찰청 강력계장 : 불법 증축 내지는 개축이 일부 확인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정확한 사실과 관련해서 지금 충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그런 부분은 사실이 확인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

불법 증축을 한 건 사실이다라고 했는데 왜 거기에 대해서는 그동안에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걸까요?

[이웅혁]
그러니까 3년, 4년 동안 행정 점검, 실질적으로 실사를 해서 안전 기준에 맞는가. 이런 것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작년 6월에도 이 복층 구조가 무너져서 여성 손님이 전치 6주의 부상을 당해서 형사적으로 업무상 과실치상의 혐의로 벌금 200만 원을 부과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행정청에서 이거와 같은 불법 증축에 대한 이행강제금이라든가 시정명령이라든가 이것이 전혀 없었던 것이죠. 심지어 이 공간 안에 정확한 면적과 얼마큼의 인원이 들어가야 되느냐에 관한 조사도 없었다, 이렇게 봐야 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안전불감증의 사각지대적 모습이었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까 감성주점이라고 하는 이것 자체가 사실은 면죄부를 준 꼴이 아니냐 이런 비난이 분명히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야기를 나눈 바와 같이 춤을 출 수 있는 이런 곳은 유흥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야 되는데 그래야 거기에 관련된 세금도 더 많이 부담하게 되는데 세금은 세금대로 혜택을 보게 되고 손님은 손님대로 많이 오게 되고 이러다 보니까 감성주점이라고 하는 것이 특정인에 맞춤형 면죄부를 준 꼴이 아니냐. 이런 비난도 계속 있는 이런 상태입니다.

[앵커]
거기다가 지금 경찰이 이 클럽에서 마약이 사용됐는지도 같이 확인을 하겠다고 밝혔어요.

[양지열]
그렇습니다. 이게 좀 느닷없는 경찰의 얘기인데. 가능성은 여러 가지가. 어떤 것들이 있느냐 하면 최근에 이른바 유흥주점, 클럽이라고 불리는 곳들에서 마약류가 불법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라고 해서 전국적으로 경찰이 아니어도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 한 가지가 있고. 또 혹시라도 클럽이 붕괴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면서 뭔가 제보 같은 것이 있을 수 있어서 경찰에서는 현재 현장에 남아 있는 술병 같은 것들을 수거해서 혹시라도 그런 것들이 사용된 흔적이 없는지도 추가 수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찰이 일단 클럽 업주 등 관계자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의 혐의로 입건해서 조사하고 있는데요. 클럽 사고 또 어떻게 이어지는지 저희가 앞으로 또 계속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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