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그룹 4남 정한근, 도피 21년 만에 국내 송환

한보그룹 4남 정한근, 도피 21년 만에 국내 송환

2019.06.22. 오후 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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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외환위기 무렵, 회삿돈 320억 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잠적한 한보그룹 회장의 4남 정한근 씨가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정 씨가 해외 도피생활 21년 만에 구속되면서, 10년 넘게 미뤄진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입니다.

유투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 씨가 고개를 숙인 채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주한 지 21년 만입니다.

정 씨는 그동안의 행적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정한근 / 정태수 前 한보그룹 회장 4남 : (도피생활 어디서 어떻게 하셨는지요?)….]

정한근 씨가 기나긴 도피 생활을 시작한 건 IMF 사태 직후인 1998년 6월,

한보그룹 자회사, '동아시아가스'의 자금 323억 원을 스위스 비밀계좌로 빼돌린 혐의로 한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곧바로 잠적했습니다.

철저하게 신분을 세탁한 정 씨의 행방은 좀처럼 꼬리가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정 씨가 미국에 머물고 있다는 측근의 인터뷰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해외 기관과 협조해 열 달간 정 씨의 뒤를 추적한 끝에 결국, 에콰도르에서 정 씨를 찾아냈습니다.

이어 파나마로 출국한 틈을 타 정 씨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정 씨가 국내로 송환되면서, 10년 넘게 미뤄진 관련 재판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앞서 검찰은 공소시효가 임박한 2008년 9월, 재산 국외 도피와 횡령 혐의로 정 씨를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정 씨는 앞으로 재판에 출석하면서 도피 경로와 도피 자금의 출처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를 받을 전망입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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