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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5월 28일 (화요일)
□ 출연자 :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韓, WHO 회원국...ICD 권고 진단기준 사용
-美, 게임 과몰입 질병코드 분류 안 했지만 문제는 인정
-WHO & DSM, 게임사용 자제 안 되는 군 있다고 인정
-게임중독 자연 치유된다? 모든 병이 자연 치유될 수 있나
-정신의학적 질병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전문적 치료와 도움
-아무나 게임한다고 다 중독되지 않아...소인이 존재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건 게임 산업 진흥되는 일
-초4~5학년 게임중독 학생, 야구방망이로 엄마 폭행
-게임중독, 우울증·ADHD 함께 와...병원 치료 필요
-보건복지부-문화체육부-업계 목소리 통합돼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WHO의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1부에선 반대하는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이번엔 질병 등록에 찬성하는 의료계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니다.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가이시면서, ‘게임중독법’을 지난 2013년에 발의하기도 하셨어요.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이하 신의진): 안녕하세요.
◇ 김호성: 저희들이 1부에서 게임 관련 반대 입장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의원으로 활동하시던 시절에 ‘신의진 법’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법안 내용 간단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 신의진: 사실 그 법이 게임중독법이 전혀 아니고요. 원래는 전체적인 우리나라의 중독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에 중독의 예방·관리 및 치료에 관한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포함되는 것은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등 모든 중독이 들어가고, 그 안에 게임이 들어갔기 때문에 게임중독에 대해서 싫어하는 분들이 많이 반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게임은 바로 그 여러 가지 사운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었군요. 그런데 이번에 WHO에서 권고사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무게로 이것을 느끼고 계시는지요?
◆ 신의진: 사실 WHO라는 것은 유럽 쪽의 정신의학과 모든 전문가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서 어떤 건강에 해가 되는 정신적인 행위에 대해서 진단을 만들어서 이것은 우리가 치료하고 관리를 하자. 그런 측면의 행위이고요. 우리나라는 WHO 지금 현재 회원국입니다. 그래서 매년 이런 진단 기준을 5년마다 바꿔요. 이번에 새로 바꿀 때 들어간 거예요. 앞으로 들어갈 거고. 또 이것과 반대로 미국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연구를 통해서 또 정신의학적 분류표를 만드는 게 DSM이라는 건데요. 우리 학자들은 많이 쓰지만 우리나라는 WHO 회원국이기 때문에 ICD라는 WHO 권고 진단기준을 쓰고 있습니다. 그걸로 인해서 사실 의료보험 수가를 매겨줘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현재로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분을 질병코드로 아직 분류는 안 했지만 향후 연구를 많이 해서 들어갈 수 있다는 걸로 해서 일단 문제가 된다는 건 인정한 상태예요. 그래서 예를 들면 과거에 도박중독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미국 같은 경우는 진단 기준 들어가지 않았지만 현재 같이 게임 과몰입처럼 이게 앞으로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좀 더 연구를 해보자는 쪽으로 했다가 충분히 축적이 되면 5년 뒤에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무슨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뺐다. 예를 들면 WHO하고,
◇ 김호성: 아까 유보란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 신의진: 예, WHO하고 따로 간다는 게 아니고 좀 더 기준의 차이인 거죠. 좀 더 과학적으로 모든 것이 규명돼야 우리는 들어가겠다. 또 이쪽은 이미 이 정도 규명됐으면 충분히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하고 치료하겠다, 하는 철학의 차이인 거지, 이미 이제 어떻게 보면 두 거대 학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결국 뭐냐면 게임 자체는 나쁜 게 아니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임은 재미있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면이 많은데 문제는 일부 취약군에서 게임사용에 자제가 안 되는 군이 있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이 사람들에 대해서 관리를 하고 치료를 해야지 전 세계인의 건강이 관리가 된다. 그런 측면으로 저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게임중독이 질병이라고 하는데 이 질병이 치유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연치유 될 수 있다라는 주장이 또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신의진: 사실 모든 병은 자연치유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하지만 우리가 보통 정신의학적인 질병으로 분류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스스로 아무리 노력하거나 내버려둬도 그렇게 돼서 치유가 되는 경우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나 도움이 있으면 훨씬 더 치료가 잘되는 경우에 질병으로 저희가 보통 분류를 합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보건복지부 문화체육부, 이 양쪽의 정부 부처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 신의진: 바로 저는 그 점이 사실 좀 우려가 돼요, 국민의 입장에서. 왜냐면 두 부처가 서로 조율을 하고 내놔야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많고 사회적으로 지금, 사실 우리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저는 부처별로 미리 조율되지 않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국민들을 더 분열시키는 게 돼서 그 부분은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두 부서가 낸 걸 보면 복지부는 충실하게 건강을 수호하는 측면에서 WHO 회원국으로서의 일들을 하고 있는 거고, 또 문화부에서는 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부처의 충분한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국민께 이런 경우에 말하고 싶은 게, 아무리 산업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건강을 심하게 해치는 어떤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 산업을 위해서 우리 건강을 다 희생할 수는 없는 중요한 측면이 있다고 저는 보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혜롭게 두 부서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제가 볼 때는 잘 화합하고 통합해서 대한민국이 잘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호성: 바로 조금 전에 말씀하셨습니다만 미국 같은 경우에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중독으로 치부해서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인 경종을 울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 신의진: 바로 또 그 점도 중요한데요. WHO 역시 게임이 중독의 원인물질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그 사람들도 그래서 게임중독장애라고 그러지 않고 잘 보시면 ‘게임이용장애’입니다. 그리고 아까 자꾸 이 법에 대해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뭐라고 나오냐면 게임을 왜 중독물질로, 원인물질로 규명하냐 그러는데 전혀 그런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알코올중독 장애도요. 알코올 때문에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어린 시절에 불행했던 과거나 또 심지어 유전학적인 어떤 문제도 있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로 어떤 정신의학적으로 예를 들면 알코올중독 장애라도 다양한 요인이 원인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게임도 아무나 게임한다고 다 과몰입이 되고 중독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소인이 있는 겁니다. 그것을 다 감안하고 게임이용장애라고 했는데 자꾸 게임 쪽에서는 왜 게임을 중독의 원인물질로 규명하냐, 기분 나쁘다인데요. 제가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가 도로교통법을 안전법을 좀 더 강화한다고 해서 자동차 산업이 망합니까. 분명히 자동차사고의 원인에 자동차는 크게 들어가는 건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도로교통법을 더 강화시키면 저는 자동차 산업이 더 진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게임 역시 이 산업을 진흥하려면 그에 의해서 부작용이 생기는, 건강권이 침해되는 부분을 정부나 그걸 잘 막아준다면 오히려 게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절대로 아무도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명한 사람은 없다. 그 점을 명확히 해두고 싶습니다.
◇ 김호성: 관련 분야의 전문의시니까요. 실질적인 중독의 사례 같은 걸 치료하신 경험이 있으실 것 아닙니까?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신의진: 정말 너무 많고요. 방학만 되면 아이들을 제가 중독을 그냥 집에서는 못 끊잖아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시키는데 제일 참담한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보통 4~5학년 때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점점 중독증세로 빠지게 되죠, 아이들이. 그렇게 됐을 때 중학교 쯤 되면 하루 종일 밥도 게임하는 컴퓨터 앞에서 밥 먹고 학교도 안 가고 하니까 어머니가 치워버릴 수 있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폭력을 합니다. 심지어 아들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서 뼈가 부러진 어머님들도 있습니다. 보통 그 정도 돼서 옵니다, 병원에 올 때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은 확실히 제가 볼 때 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하고는 많이 다른 거죠.
◇ 김호성: 그럴 경우에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시는 거예요?
◆ 신의진: 일단 먼저 병원에 와서 끊어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마약을 끊듯이. 그래서 이 아이가 일단 그 중독증세가 없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이 아이로 하여금 게임에 중독에까지 이르게 하는가 하는 그 원인들을 오히려, 다른 원인들을 다 제거하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 게임을 하지 않고 자기조절력이 생길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 김호성: 이게 심리적인 치료로 하는 건가요, 아니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인가요?
◆ 신의진: 다 함께 병행합니다. 심리치료도 물론 해야 하고 가족치료도 해야 하고, 그다음에 약물치료를 하는데 왜냐면 대부분이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알 수 없으나 많은 아이들이 게임중독이 될 때 우울증이 함께 오기도 하고요.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ADHD라는 병이 있는데 그것과 함께 많이 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함께 치료해나가는 경우에는 꼭 약을 써야 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중독 상황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가 나온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신의진: 저는 물론 그것도 맞지만 대부분 발견되는 사례들, 치료되는 사례들이 정말 심각합니다. 그걸 엄마가 게임 못하게 해서 치웠는데 방망이를 휘둘러서 어머니의 뼈를 부수는 정도가, 실제로 저희는 그걸 자주 보기 때문에 그게 자극적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거든요.
◇ 김호성: 그런 사례의 빈도수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는 말씀이시죠?
◆ 신의진: 저는 아무래도 제가 대학병원 의사다 보니까 방학 때만 되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많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치료를 통해서 완치가 되는 겁니까?
◆ 신의진: 대부분 저희한테 와서 한 2년 정도 치료하면 거의 완치가 됩니다.
◇ 김호성: 기간이 2년 정도라는 말씀이시죠. 그럼 2년 동안 젊은 청소년들이 주로 받게 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가 있다면 어떤 고비가 있을까요?
◆ 신의진: 첫 번째 단계, 당장 끊게 하는 것부터가 제일 어렵습니다. 일단 일정 기간 끊어놓으면 아이들도 이성이 돌아오면서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하는 것을 하는데 그걸 갖다 만약 조금 줄여가면서 하자. 그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 김호성: 지금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그럼 의료계에선 어느 선까지 보고 계시는 건가요?
◆ 신의진: 특히 저처럼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뭔가 잘못될 때 일단 게임에 빠져서 오는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것이라도 어떻게 좀 막으면, 꼭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게임중독으로 이르게 하는 길만 막아도. 특히 남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다른 병으로 이환되는 것도 줄일 수 있고 또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지금 교수님께서는 관련 법안까지 발의도 하시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게임중독과 관련된 WHO 권고안이 나온 이 시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신의진: 저는 건강권을 수호하는 저 같은 의사와 보건복지부의 목소리와, 또 게임산업이 문화산업이 진흥돼야 하는, 한국이 요즘 어렵잖아요, 경제가. 문화부의 목소리, 또 거기 관련 업계들 목소리가 저는 반드시 통합이 돼서 아울러서 잘 갈 수 있는, 갈등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옛날 제가 처음에 2013년 법을 발의했을 때 논란이 된 것처럼 흐지부지 되면 제가 볼 때는 국민으로서 너무 잃는 게 많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리가 WHO 지금 가입국이잖아요. 그랬을 때 보통 ICD 권고안을 받아들이는데 우리가 만약 게임이용장애만 빼고 받아들이겠다든가, 아니면 WHO 회원국을 탈퇴해야 한다거나 그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지금 현재 문화부가 WHO에 항의를 하긴 하겠지만 그 많은 학자들이 동의한 걸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한국만 이렇게 유달리 빼달라고 하거나 했을 때 오히려 저는 다른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게임산업, 한국 게임을 수입 안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국제적인 기준에도 역시 우리가 화합하는 모습으로 함께 전 세계인의 건강을 수호하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마디 해주시죠.
◆ 신의진: 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어떻게 보면 문화업계 분과 건강권을 수호하는 분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 번도 게임을 중독물질이라고 규정한 적도 없는데 게임을 중독의 원인으로 규명했다고 자꾸 주장하시는 면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그건 정말 오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 보면 언어의 통합부터 먼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신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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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일시 : 2019년 5월 28일 (화요일)
□ 출연자 :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韓, WHO 회원국...ICD 권고 진단기준 사용
-美, 게임 과몰입 질병코드 분류 안 했지만 문제는 인정
-WHO & DSM, 게임사용 자제 안 되는 군 있다고 인정
-게임중독 자연 치유된다? 모든 병이 자연 치유될 수 있나
-정신의학적 질병에서 제일 중요한 건 전문적 치료와 도움
-아무나 게임한다고 다 중독되지 않아...소인이 존재
-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을 막는 건 게임 산업 진흥되는 일
-초4~5학년 게임중독 학생, 야구방망이로 엄마 폭행
-게임중독, 우울증·ADHD 함께 와...병원 치료 필요
-보건복지부-문화체육부-업계 목소리 통합돼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 WHO의 결정에 대한 찬반 논란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1부에선 반대하는 입장을 들어봤습니다. 이번엔 질병 등록에 찬성하는 의료계 입장을 들어보도록 하니다. 아동청소년 심리 전문가이시면서, ‘게임중독법’을 지난 2013년에 발의하기도 하셨어요.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 나오셨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이하 신의진): 안녕하세요.
◇ 김호성: 저희들이 1부에서 게임 관련 반대 입장 들어봤습니다. 그런데 의원으로 활동하시던 시절에 ‘신의진 법’ 이렇게 나오지 않았습니까? 그때 법안 내용 간단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 신의진: 사실 그 법이 게임중독법이 전혀 아니고요. 원래는 전체적인 우리나라의 중독현상이 심각했기 때문에 중독의 예방·관리 및 치료에 관한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포함되는 것은 알코올중독, 도박중독 등 모든 중독이 들어가고, 그 안에 게임이 들어갔기 때문에 게임중독에 대해서 싫어하는 분들이 많이 반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호성: 그러면 게임은 바로 그 여러 가지 사운 가운데 하나였던 것이었군요. 그런데 이번에 WHO에서 권고사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무게로 이것을 느끼고 계시는지요?
◆ 신의진: 사실 WHO라는 것은 유럽 쪽의 정신의학과 모든 전문가들이 많은 연구를 통해서 어떤 건강에 해가 되는 정신적인 행위에 대해서 진단을 만들어서 이것은 우리가 치료하고 관리를 하자. 그런 측면의 행위이고요. 우리나라는 WHO 지금 현재 회원국입니다. 그래서 매년 이런 진단 기준을 5년마다 바꿔요. 이번에 새로 바꿀 때 들어간 거예요. 앞으로 들어갈 거고. 또 이것과 반대로 미국 측에서도 마찬가지로 많은 연구를 통해서 또 정신의학적 분류표를 만드는 게 DSM이라는 건데요. 우리 학자들은 많이 쓰지만 우리나라는 WHO 회원국이기 때문에 ICD라는 WHO 권고 진단기준을 쓰고 있습니다. 그걸로 인해서 사실 의료보험 수가를 매겨줘요. 그런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현재로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부분을 질병코드로 아직 분류는 안 했지만 향후 연구를 많이 해서 들어갈 수 있다는 걸로 해서 일단 문제가 된다는 건 인정한 상태예요. 그래서 예를 들면 과거에 도박중독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미국 같은 경우는 진단 기준 들어가지 않았지만 현재 같이 게임 과몰입처럼 이게 앞으로 향후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좀 더 연구를 해보자는 쪽으로 했다가 충분히 축적이 되면 5년 뒤에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것이 무슨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에서 뺐다. 예를 들면 WHO하고,
◇ 김호성: 아까 유보란 표현을 쓰시더라고요.
◆ 신의진: 예, WHO하고 따로 간다는 게 아니고 좀 더 기준의 차이인 거죠. 좀 더 과학적으로 모든 것이 규명돼야 우리는 들어가겠다. 또 이쪽은 이미 이 정도 규명됐으면 충분히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관리하고 치료하겠다, 하는 철학의 차이인 거지, 이미 이제 어떻게 보면 두 거대 학회에서 요구하는 것이 결국 뭐냐면 게임 자체는 나쁜 게 아니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임은 재미있고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면이 많은데 문제는 일부 취약군에서 게임사용에 자제가 안 되는 군이 있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이 사람들에 대해서 관리를 하고 치료를 해야지 전 세계인의 건강이 관리가 된다. 그런 측면으로 저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김호성: 게임중독이 질병이라고 하는데 이 질병이 치유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자연치유 될 수 있다라는 주장이 또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신의진: 사실 모든 병은 자연치유 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는 거예요, 그런 측면으로 본다면. 하지만 우리가 보통 정신의학적인 질병으로 분류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이 스스로 아무리 노력하거나 내버려둬도 그렇게 돼서 치유가 되는 경우보다는 전문적인 치료나 도움이 있으면 훨씬 더 치료가 잘되는 경우에 질병으로 저희가 보통 분류를 합니다.
◇ 김호성: 그렇다면 보건복지부 문화체육부, 이 양쪽의 정부 부처는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까?
◆ 신의진: 바로 저는 그 점이 사실 좀 우려가 돼요, 국민의 입장에서. 왜냐면 두 부처가 서로 조율을 하고 내놔야 하는데 우리나라처럼 갈등이 많고 사회적으로 지금, 사실 우리는 양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좀 있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저는 부처별로 미리 조율되지 않고 다른 목소리가 나온다는 게 국민들을 더 분열시키는 게 돼서 그 부분은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고요. 하지만 그 두 부서가 낸 걸 보면 복지부는 충실하게 건강을 수호하는 측면에서 WHO 회원국으로서의 일들을 하고 있는 거고, 또 문화부에서는 문화산업을 활성화시키는 부처의 충분한 시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국민께 이런 경우에 말하고 싶은 게, 아무리 산업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건강을 심하게 해치는 어떤 부분이 있으면 당연히 보건복지부가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면 산업을 위해서 우리 건강을 다 희생할 수는 없는 중요한 측면이 있다고 저는 보기 때문에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지혜롭게 두 부서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제가 볼 때는 잘 화합하고 통합해서 대한민국이 잘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호성: 바로 조금 전에 말씀하셨습니다만 미국 같은 경우에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무조건 중독으로 치부해서 이 문제에 대한 심각한 사회적인 경종을 울리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보다는.
◆ 신의진: 바로 또 그 점도 중요한데요. WHO 역시 게임이 중독의 원인물질이라고 생각 안 합니다. 그 사람들도 그래서 게임중독장애라고 그러지 않고 잘 보시면 ‘게임이용장애’입니다. 그리고 아까 자꾸 이 법에 대해서 오해하시는 분들이 뭐라고 나오냐면 게임을 왜 중독물질로, 원인물질로 규명하냐 그러는데 전혀 그런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심지어 우리가 알코올중독 장애도요. 알코올 때문에만 생기는 게 아닙니다. 어린 시절에 불행했던 과거나 또 심지어 유전학적인 어떤 문제도 있다고까지 생각할 정도로 어떤 정신의학적으로 예를 들면 알코올중독 장애라도 다양한 요인이 원인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게임도 아무나 게임한다고 다 과몰입이 되고 중독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사람들은 소인이 있는 겁니다. 그것을 다 감안하고 게임이용장애라고 했는데 자꾸 게임 쪽에서는 왜 게임을 중독의 원인물질로 규명하냐, 기분 나쁘다인데요. 제가 한 가지 예를 들면, 우리가 도로교통법을 안전법을 좀 더 강화한다고 해서 자동차 산업이 망합니까. 분명히 자동차사고의 원인에 자동차는 크게 들어가는 건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도로교통법을 더 강화시키면 저는 자동차 산업이 더 진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게임 역시 이 산업을 진흥하려면 그에 의해서 부작용이 생기는, 건강권이 침해되는 부분을 정부나 그걸 잘 막아준다면 오히려 게임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절대로 아무도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명한 사람은 없다. 그 점을 명확히 해두고 싶습니다.
◇ 김호성: 관련 분야의 전문의시니까요. 실질적인 중독의 사례 같은 걸 치료하신 경험이 있으실 것 아닙니까?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신의진: 정말 너무 많고요. 방학만 되면 아이들을 제가 중독을 그냥 집에서는 못 끊잖아요. 병원에 입원해서 치료를 시키는데 제일 참담한 경우가 이런 경우입니다. 보통 4~5학년 때부터 게임을 시작해서 점점 중독증세로 빠지게 되죠, 아이들이. 그렇게 됐을 때 중학교 쯤 되면 하루 종일 밥도 게임하는 컴퓨터 앞에서 밥 먹고 학교도 안 가고 하니까 어머니가 치워버릴 수 있잖아요. 많은 아이들이 부모를 폭력을 합니다. 심지어 아들이 휘두른 야구방망이에 맞아서 뼈가 부러진 어머님들도 있습니다. 보통 그 정도 돼서 옵니다, 병원에 올 때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아이들은 확실히 제가 볼 때 일반적으로 게임을 즐기는 아이들하고는 많이 다른 거죠.
◇ 김호성: 그럴 경우에는 어떤 해법을 제시하시는 거예요?
◆ 신의진: 일단 먼저 병원에 와서 끊어야 합니다. 마치 우리가 마약을 끊듯이. 그래서 이 아이가 일단 그 중독증세가 없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이 아이로 하여금 게임에 중독에까지 이르게 하는가 하는 그 원인들을 오히려, 다른 원인들을 다 제거하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일정 기간 게임을 하지 않고 자기조절력이 생길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 김호성: 이게 심리적인 치료로 하는 건가요, 아니면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것인가요?
◆ 신의진: 다 함께 병행합니다. 심리치료도 물론 해야 하고 가족치료도 해야 하고, 그다음에 약물치료를 하는데 왜냐면 대부분이 원인인지 결과인지를 알 수 없으나 많은 아이들이 게임중독이 될 때 우울증이 함께 오기도 하고요.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ADHD라는 병이 있는데 그것과 함께 많이 옵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을 함께 치료해나가는 경우에는 꼭 약을 써야 합니다.
◇ 김호성: 그런데 중독 상황에 대해서 지나치게 자극적인 보도가 나온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신의진: 저는 물론 그것도 맞지만 대부분 발견되는 사례들, 치료되는 사례들이 정말 심각합니다. 그걸 엄마가 게임 못하게 해서 치웠는데 방망이를 휘둘러서 어머니의 뼈를 부수는 정도가, 실제로 저희는 그걸 자주 보기 때문에 그게 자극적이라고 말하기는 곤란하거든요.
◇ 김호성: 그런 사례의 빈도수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는 말씀이시죠?
◆ 신의진: 저는 아무래도 제가 대학병원 의사다 보니까 방학 때만 되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많습니다.
◇ 김호성: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이 같은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치료를 통해서 완치가 되는 겁니까?
◆ 신의진: 대부분 저희한테 와서 한 2년 정도 치료하면 거의 완치가 됩니다.
◇ 김호성: 기간이 2년 정도라는 말씀이시죠. 그럼 2년 동안 젊은 청소년들이 주로 받게 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고비가 있다면 어떤 고비가 있을까요?
◆ 신의진: 첫 번째 단계, 당장 끊게 하는 것부터가 제일 어렵습니다. 일단 일정 기간 끊어놓으면 아이들도 이성이 돌아오면서 자기 행동을 반성하고, 하는 것을 하는데 그걸 갖다 만약 조금 줄여가면서 하자. 그때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 김호성: 지금 게임중독의 심각성을 그럼 의료계에선 어느 선까지 보고 계시는 건가요?
◆ 신의진: 특히 저처럼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 같은 경우는 아이들이 뭔가 잘못될 때 일단 게임에 빠져서 오는 아이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것이라도 어떻게 좀 막으면, 꼭 게임이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게임중독으로 이르게 하는 길만 막아도. 특히 남자아이들 같은 경우는 다른 병으로 이환되는 것도 줄일 수 있고 또 아이들의 정신건강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지금 교수님께서는 관련 법안까지 발의도 하시고 그랬는데요. 앞으로 우리 사회가 게임중독과 관련된 WHO 권고안이 나온 이 시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신의진: 저는 건강권을 수호하는 저 같은 의사와 보건복지부의 목소리와, 또 게임산업이 문화산업이 진흥돼야 하는, 한국이 요즘 어렵잖아요, 경제가. 문화부의 목소리, 또 거기 관련 업계들 목소리가 저는 반드시 통합이 돼서 아울러서 잘 갈 수 있는, 갈등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옛날 제가 처음에 2013년 법을 발의했을 때 논란이 된 것처럼 흐지부지 되면 제가 볼 때는 국민으로서 너무 잃는 게 많고, 또 하나 중요한 게 있습니다. 우리가 WHO 지금 가입국이잖아요. 그랬을 때 보통 ICD 권고안을 받아들이는데 우리가 만약 게임이용장애만 빼고 받아들이겠다든가, 아니면 WHO 회원국을 탈퇴해야 한다거나 그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지금 현재 문화부가 WHO에 항의를 하긴 하겠지만 그 많은 학자들이 동의한 걸 뒤집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한국만 이렇게 유달리 빼달라고 하거나 했을 때 오히려 저는 다른 나라에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안 좋아지고 게임산업, 한국 게임을 수입 안 할 수도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저는 국제적인 기준에도 역시 우리가 화합하는 모습으로 함께 전 세계인의 건강을 수호하는 이미지를 줘야 한다고 봅니다.
◇ 김호성: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면 한마디 해주시죠.
◆ 신의진: 저는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고 어떻게 보면 문화업계 분과 건강권을 수호하는 분들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 번도 게임을 중독물질이라고 규정한 적도 없는데 게임을 중독의 원인으로 규명했다고 자꾸 주장하시는 면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은 그건 정말 오해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저는 어떻게 보면 언어의 통합부터 먼저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교수님, 오늘 고맙습니다.
◆ 신의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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