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웹툰서 청각장애인 희화화 논란...인권단체 "공개 사과하라"

기안84, 웹툰서 청각장애인 희화화 논란...인권단체 "공개 사과하라"

2019.05.10. 오후 4:4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웹툰 작가 기안84가 웹툰 '복학왕'에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장애인 인권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10일 전장연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문제가 된 장면을 올리고 입장문을 냈다. 전장연이 지적한 장면은 지난 7일 자 기안84의 웹툰 '복학왕' 248화에서 청각장애인인 여성 캐릭터 주시은이 닭꼬치를 사먹는 부분이다.

이 장면 속 주시은은 "닥꼬티 하나 얼마에오?(닭꼬치 하나 얼마예요?)"라고 말한다.

이뿐 아니라 속마음을 그린 말풍선에도 "하나만 머거야디(하나만 먹어야지)", "마이 뿌뎌야디(많이 뿌려야지)", "딘따 먹고딥엣는데(진짜 먹고 싶었는데)"라고 다소 어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묘사됐다. 이뿐 아니라 주시은이 닭꼬치에 소스를 지나치게 많이 뿌리는 것으로 그려졌다.

전장연은 이를 두고 "꽤 인기 있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기안84가 네이버에서 연재하고 있는 '복학왕' 최신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미지 속 주시은이라는 캐릭터는 청각장애인이라는 설정"이라며 "이 캐릭터가 말이 어눌하고 발음도 제대로 못 하는 것은 물론, 생각하는 부분에서도 발음이 어눌한 것처럼 표현됐다"라고 지적했다.

전장연은 "이것만으로도 청각장애인이 말을 제대로 못 할 것이라는 편견을 고취하고, 청각장애인을 지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인 것처럼 희화화했다"라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이것이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의한 법률' 제4조에 해당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에 대한 제한·배제·분리·거부 등 불리한 대우를 표시·조장하는 광고를 직접 행하거나 그러한 광고를 허용·조장하는 경우'를 차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광고는 통상적으로 불리한 대우를 조장하는 광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를 포함한다.

특히 전장연은 "기안84가 지속해서 특정 장애에 대해 차별을 계속해왔고, 그 차별이 쌓이고 쌓여 이번과 같은 결과물까지 만들어진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기안84는 이런 식으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할 정당성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각장애인 당사자들은 깊은 배제와 상처를 받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기안84는 지금까지 작품을 통해 청각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행위를 지속적으로 해온 것에 대해 공개 사과하시기 바란다"라며 "기안84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네이버 웹툰에서도 소수자에 대한 차별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해달라"라고 촉구했다.

현재 '복학왕'에서 희화화라는 지적을 받은 대사들은 수정된 상태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사진 출처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페이스북 캡처]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