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합병 삭제하라"...檢,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그룹 차원 지시?

"JY·합병 삭제하라"...檢,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그룹 차원 지시?

2019.04.29. 오후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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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검찰 수사를 앞두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벌인 정황을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증거인멸을 현장에서 지휘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상무를 어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임직원 2명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오늘 저녁 가려집니다.

권남기 기자입니다.

[기자]
삼성 측이 검찰의 분식회계 수사를 앞두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앤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 직원들의 노트북은 물론 휴대전화까지 뒤져 회계자료 등 문제가 될만한 자료를 지웠다는 진술 등을 확보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원 양 모 씨 등 2명을 조사한 검찰은, 그룹 차원에서 증거인멸을 지시했는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어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의 상무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삼성전자 TF는 지금은 해체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불리는데, A 씨 역시 미전실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 씨 등은 지난해 3월쯤부터 직원 수십 명의 컴퓨터에서 'JY'나 '합병', '미전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JY는 삼성그룹 내부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들은 검찰 조사에서 자료를 대량 삭제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윗선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증거인멸 작업에 미래전략실 후신 조직이 투입된 점과, 이재용 부회장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삭제한 점 등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삼성전자 A 상무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의 증거인멸 과정 초기부터 작업을 함께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양 씨가 자신의 상사인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의 휴대전화까지 검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의심은 더욱 짙어지고 있습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명의 신병을 확보한 뒤 증거인멸을 지시한 윗선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YTN 권남기[kwonnk0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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