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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유해 1.3%만 신원 확인...DNA 분석 한계
Posted : 2019-03-1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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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오늘부터 대대적인 6·25 전사자 유해 발굴 사업을 시작합니다.

벌써 20년 가까이 꾸준히 진행된 사업인데요, 그런데 유해가 발굴되더라도 정작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경우는 1.3%에 불과합니다.

현재 사용하는 DNA 분석 기법의 한계 때문입니다.

기획이슈팀 이승윤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국군 전사자 유해의 DNA 검사가 왜 중요한 건가요?

[기자]
의료 기록이 잘 정리돼 있는 미국 등 선진국의 전사자 유해는 치과 진료 기록이나 유품 등 대조할 수 있는 자료가 많아 쉽게 본인 대조가 가능합니다.

반면, 국군 전사자들은 해방 이후 국가 체제 정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의료 기록이 부실하고, 또 유품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신원을 확인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DNA 검사입니다.

예를 들면, 6·25 전쟁 당시 치열한 격전지였던 강원도 양구에서 발굴된 고 한병구 일병의 유해는 무려 68만 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남동생이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서 1년여 만에 신원이 확인돼 68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 일병처럼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그야말로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앵커]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전사자 신원 확인이 지금까지 얼마나 이뤄졌나요?

[기자]
지난 2000년 이후 국방부가 발굴한 국군 전사자의 유해는 만2백여 구가 넘습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돼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경우는 불과 132명, 전체의 1.3%에 불과합니다.

국방부는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유가족 4만5천여 명의 DNA 시료를 확보했지만,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DNA 분석의 한계 때문입니다.

[앵커]
현재 국방부에서 사용하고 있는 DNA 분석 기법이 어떤 것이기에 이렇게 분석에 한계점을 노출한 건가요?

[기자]
국방부는 현재 세계적인 표준이기도 한 STR이라는 검사 기법을 이용해 발굴된 유해와 유가족들의 DNA를 대조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유전자가 다른데 STR 기법은 정해진 구간의 길이가 서로 다른 점을 이용해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법의학에서 활용해 왔는데 STR 기법은 유해처럼 DNA가 훼손됐을 경우, 정확도가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부모, 형제를 넘어 삼촌 관계로만 멀어져도 유가족을 찾아낼 수 있는 확률이 1/3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인종 구분의 정확성도 많이 떨어집니다.

[앵커]
그럼 지금의 방식과는 다른 대안이 필요할 것 같은데, 학계에서 거론되는 분석 방법이 있다면서요?

[기자]
바로 '스닙'이라고 불리는 SNP 기법입니다.

앞서 STR은 특정 구간의 길이를 비교한다고 말씀드렸는데, SNP는 특정 부위의 유전자 구성을 직접 대조하는 방식입니다.

SNP 분석 방법의 경우, 유해처럼 DNA가 훼손된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정확도는 높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앵커]
말씀하신 SNP 방법이 실제로 제주 4·3 사건 희생자 유해에 활용됐다면서요?

[기자]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 연구팀이 진행했는데요, 제주 4·3 항쟁 희생자 유해에 SNP 검사를 활용한 경우, STR 기술로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던 329구 중 49명, 15%의 신원을 추가로 확인했습니다.

당시 연구를 주도했던 교수의 설명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숭덕 /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 : 크게 질이 안 좋은 시료에서 검사 결과를 잘 얻을 수 있고, 먼 유전자 인척 관계에서도 우리가 유전자 비교가 쉽게 될 수가 있고, SNP는 약간 민족마다 다른 점들이 STR보다 훨씬 뚜렷합니다.]

[앵커]
그런데 활용을 안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당장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데?

[기자]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입니다.

SNP 방식은 유전자 분석에 값비싼 DNA 칩을 이용해야 하는 만큼 검사 비용이 최소 2배 이상 많이 듭니다.

또 SNP 기법이 법의학보다는 병원에서 사용되는 기법이다 보니 보수적인 법의학자들의 심리적 저항도 어느 정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렇지만 유해 발굴 사업의 목적이 단순히 발굴 그 자체에 있는 건 아닌 만큼, 사업 자체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적극적인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방부도 이런 목소리를 고려하고 있는데요, 직접 설명을 들어보시겠습니다.

[장유량 /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중앙감식센터장 : (SNP 등) 새로운 유전자 방법도 학계에 있는 전문가분들과 같이 논의를 또 진행하는 중입니다.]

[앵커]
고령으로 별세하는 유가족이 늘어나는 만큼 전사자 신원 확인 작업은 어찌 보면 시간과의 싸움인데, 이런 점이 잘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이슈팀 이승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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