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비 0원, 자석으로 조작 가능"

"난방비 0원, 자석으로 조작 가능"

2019.02.15.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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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 출연 : 한동오 / 기획이슈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올겨울 난방을 했는데도 난방비가 전혀 나오지 않은 아파트가 있습니다. 전체 2000가구 가운데 900가구가 그렇다고 하는데 난방비는 누가 부담하게 됐던 건지 기획이슈팀 한동오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한동오 기자. 사실 여름에는 에어컨 전기료이고 겨울에는 난방비가 사실 서민들, 일반 시민들에게 부담이 되는 건데 일단 문제가 된 아파트, 어느 아파트입니까?

[기자]
서울 양천구에 있는 신월시영아파트입니다. 대단지 아파트인데요. 여기가 2000세대인데 지난해 12월에 900세대가 난방비 0원이 나왔습니다.

[앵커]
거의 절반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난방비를 내는 다른 1000가구의 주민이 피해를 봤는데요. 0원 가구가 쓴 난방비를 0원이 아닌 세대들이 나눠서 낸 겁니다. 많이 나오면 19만원까지 나오고 관리비 고지서가 40만 원이 나왔습니다. 피해주민의 말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아파트 주민 : 너무 난방비가 고르게 안 나오고 쓰는 사람들은 폭탄을 맞고…. 소득도 없고 아들이 생활비 조금 준 거 난방비, 관리비로 다 들어가면 없어요.]

[앵커]
아들이 생활비 조금 준거에서 난방비, 관리비 내니까 아무것도 없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그러면 원인이 좀 어떻게 잡히고 있습니까?

[기자]
일단은 계량기 문제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이 계량기가 10년 전에 설치해서 낡았습니다. 그리고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외부에 돌아다니면서 출입문 벨 누르는 데 밑에 있는 검침기를 체크를 하는데요. 그 검침기가 낡은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저 아파트 1개동, 12층 90여 세대를 전부 돌아봤는데 20여 세대 정도 액정이 꺼져 있었습니다. 계량기 건전기가 닳았거나 아예 망가진 거죠.

[앵커]
그러면 액정이 꺼져 있다는 것은 난방비를 얼만큼 썼는지 안 돌아가고 있다는, 계량이 안 되는 있다는 얘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계속 0원이 찍히는 거죠.

[앵커]
낡은 것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일부 주민 같은 경우에는 누군가 고의로 계량기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주민들 사이에서 소문이 돌았습니다. 계량기 옆에 자석을 붙이게 되면 난방을 써도 이 수치가 안 올라간다. 그래서 직접 주민이 실험을 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인데요. 난방을 세게 틀었습니다. 10분 동안 틀었는데 방 온도는 1.5도가 올라갔는데 난방 계량기의 수치는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계량기는 내부에 자석이 있기 때문에 옆에 자석을 붙이면 이렇게 계량기 수치가 올라가지 않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거 보고 계신 시청자분들도 많이 놀랐을 것 같아요. 자석을 붙이면 계량기가 멈춘다. 그러면 조작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바꿔야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2012년 이후에 나온 계량기들은 대부분 이렇게 자석을 붙여도 계량기 수치의 조작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전에 설치된 계량기들은 대부분 이렇게 자석을 붙이면 조작이 가능한데요. 사실 오래된 아파트가 문제인데 이걸 바꾸려면 주민 동의를 받아야 됩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는 2000세대입니다. 다세대이기 때문에 전체 비용이 9억 원 정도 들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비용 때문에 아직까지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세히는 더 취재를 해봐야 되겠지만 2012년을 기준으로 그 전에 만들어진 아파트가 더 많을 것 같기는 한데 추후 조사를 해봐야 되겠습니다마는 상당한 아파트에서 들여다봐야 될 문제가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못 바꾼다면 그러면 관리사무소 차원에서라도 다른 방안, 대책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관리사무소가 사실 맨 처음부터 검침을 제대로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관리사무소도 사정이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 : (관리사무소) 직원이 턱없이 부족해요. 목동도 같은 지역난방인데 이 아파트에 비하면 7, 8명 부족해. 타이트하게 운영하니까 고장 나도 갈 수가 없어요. 민원 처리해줘야지, 배터리 교체해줘야지, 사람이 없어.]

[기자]
요금 부과 방식을 바꾸는 방법을 몇 해 전에 택했었는데요. 실제로 난방비 0원이 나왔었는데 이 세대에 대해서 과거 3개월 난방치를 평균 내서 관리사무소에서 임의로 부과를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해당 주민들이 엄청나게 반발을 했습니다. 난 실제로 난방을 쓰지 않았는데 그래서 0원이 나온 건데 왜 부과를 하느냐. 그래서 실제 부과한 난방비를 나중에 다시 돌려주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앵커]
실제로 난방을 안 쓴 가구를 걸러내는 작업도 또 중요하네요. 사실 난방비 0원 문제가 불거진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은데 과거에도 다른 지역이잖아요. 배우 김부선 씨도 이런 문제를 제기해서 이른바 난방열사로 부각되기도 하고 그랬는데 대책이 없는 상황입니까?

[기자]
사실 정부에서는 아파트가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정부가 예산을 들여서 이런 것들을 좀 지원하는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아파트에서 입주자 대표 회의들이 계량기를 다 신형으로 바꿔서 이런 것들을 모두 차단하는 게 필요한데요. 사실 저희가 취재를 간 후에 이튿날에도 이 아파트에서도 아파트 계량기, 난방 계량기가 많이 문제가 있었는데 난방 건전지 교체 작업에 들어갔었고요. 구청에서도 조치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앵커]
많게는 몇십만 원 차이 나는 일이기 때문에 구청에서건 당국에서건 조치를 취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기획이슈팀 한동오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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