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걸 쓰라고 기부하신 겁니까?

지금 이걸 쓰라고 기부하신 겁니까?

2018.12.06. 오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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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요.

옷깃 여미게 되는 추운 날씨 속에 이맘때쯤이면 소외된 이웃을 위한 훈훈한 기부 소식들도 들려오죠.

그런데 나눔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사진들이 있습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분홍색 재킷이 겉감이 삭아서 가루가 날릴 정도인데요.

이번엔 코트도 한번 볼까요.

곳곳에 묵은 때가 잔뜩 낀 모습입니다.

다음 사진 볼까요 겉면이 여기저기 찢어진 전기방석이고요,

코팅이 심하게 긁힌 캠핑용 프라이팬도 있습니다.

어떠셨나요? 지금 보신 이 물품들, 쓰레기가 아닙니다.

안 쓰는 물건을 기부받아서 그 판매 수익으로 소외된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 물품'으로 들어온 물건들입니다.

기부받은 물건들은 쓸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물건으로 사람이 일일이 분류하는데요.

그런데 문제는 못 쓰는 물건들이 월등히 많다는 겁니다.

앞에서 큰 화면으로 보여드린 것과 같은 상태의 물건들이 전체 기부 물품의 3분의 2나 되고 전부 폐기 처리됩니다.

이쯤 되면 기부인지 아니면 기부를 빙자한 쓰레기 처리인지 헷갈릴 정도인데요.

누군가는 선의로 기부했다고 할진 몰라도 운반이나 분류 과정에 드는 노력과 비용, 시간을 생각하면 불필요한 낭비가 또 발생하는 셈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걸까요?

'올바른 기부'에 대한 인식 부족이 원인으로 꼽히는데요.

처치 곤란한 물건을 처리하는 방법으로 기부를 활용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쓰기 싫은 건 남도 쓰기 싫은 법이죠.

살 때 얼마를 주고 산 물건이건 간에 과연, 내가 이 물건을 내가 아는 사람, 그러니까 친구나 가족에게도 쓰라고 줄 수 있을지, 기부하기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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