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숨은물뱅듸'서 고산습지 물이끼 산다!

한라산 '숨은물뱅듸'서 고산습지 물이끼 산다!

2018.10.21. 오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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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주도 한라산 습지보호구역인 '숨은물뱅듸'에서 고산습지에서나 볼 수 있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됐습니다.

또 멸종위기 야생생물 4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선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라산 해발 980미터에 있는 습지보호구역 '숨은물뱅듸'입니다.

물이 잘 빠지는 화산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산지습지로 지난 2015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입니다.

헝겊조각을 이어 붙여놓은 것 같은 나무섬이 독특한 경관을 보여줍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곳 숨은물뱅듸를 정밀 조사한 결과, 이곳 물웅덩이에서 고산습지를 대표하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됐습니다.

우리나라 산지습지는 일반적으로 영양이 풍부한 토양에서 갈대, 부들,창포, 버드나무 등이 주로 자랍니다.

하지만 이곳 물웅덩이는 토양에 영양분이 없어 물이끼와 자주땅귀개 같은 식충식물이 자라는, 고산습지의 특징을 띤다는 점에서 희귀한 경우로 평가됩니다.

우리나라에서 고산습지에서 볼 수 있는 물이끼 군락이 확인된 것은 강원도 인제 대암산 용늪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김태성 / 국립환경과학원 연구관 : 화산암이 분포하는 지역으로 투수성이 높아 습지가 형성되기 어려운 지역이지만 실토와 점토의 구성비가 매우 높은 퇴적층이 불투수층을 형성하여 산지습지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된 것도 큰 수확입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은 1급인 매, 2급인 자주땅귀개, 긴꼬리딱새, 애기뿔소똥구리 등 모두 4종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숨은물뱅듸의 특이 서식처인 물웅덩이에 대해 추가 정밀조사를 한 뒤 습지보전과 관리방안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YTN 황선욱[swhwa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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