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서울 중·고생 파마·염색 허용...찬반 논란 가열

[취재N팩트] 서울 중·고생 파마·염색 허용...찬반 논란 가열

2018.09.28. 오전 11: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내년 2학기부터 서울 중·고교 학생들은 머리카락을 마음대로 기르는 것은 물론, 파마나 염색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조희연 서울 교육감이 어제 이 같은 두발 자유화 선언을 발표했는데 예상대로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이승윤 기자!

내년 2학기부터는 서울 중 고등학생의 두발 규제가 사실상 완전히 사라지는 건가요?

[기자]
서울시교육청의 계획은 일단 그렇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르는 것은 물론, 파마나 염색도 지금보다 자유롭게 하겠다는 겁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어제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선언을 했는데요.

각 학교가 자체 공론화를 거쳐 내년 1학기 내 학칙을 개정하고 2학기부터 시행하도록 하고

머리카락 길이 규제는 반드시 없애고 파마나 염색도 제한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라는 이른바 가이드 라인도 제시했습니다.

서울 학교 84%는 이미 머리카락 길이 규제가 없지만, 이를 전면 확대하고 파마나 염색도 자유롭게 하자는 겁니다.

조희연 교육감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조희연 / 서울시 교육감 : 저는 이번 “서울학생 두발 자유화” 선언으로 두발의 길이를 포함하여 그 외 두발 상태에 대해서도 자율화를 실현해서 학생의 민주적인 자율적 생활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물론 이 과정은 학교 현장에서 충분히 숙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거쳐 추진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교육청이 이렇게 선언했지만 여론을 보면 찬반 입장이 엇갈립니다.

일단 당사자인 학생들은 환영하는 분위기겠죠?

[기자]
이번 교육청의 선언도 머리카락과 복장을 자유롭게 해달라는 학생들의 요구와 민원이 많았던 데서 시작된 건데요.

학생들의 주장은 머리 모양을 결정하는 권리도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기본권으로서 보장돼야 한다는 겁니다.

저희 취재진이 어제 오후 두발 규제를 몇 년 전부터 없앤 고등학교를 찾아가 봤는데요.

보시는 대로 머리카락 길이며, 모양, 색깔까지 개성만큼 가지각색입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교사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자정 능력이 생겨 학생 지도에 큰 어려움은 없다는 의견입니다.

이어서 들어보시죠.

[인헌고등학교 2학년 : 학생들이 편안하게 학교에 올 수 있고 자신을 꾸밀 수 있으니까….]

[인헌고등학교 2학년 : 두발을 자유롭게 함으로써 저희의 자유를 인정해 준다는 느낌이 들어서….]

[김경태 / 인헌고등학교 생활안전지도 부장교사 : 자연스럽게 아이들하고 관계 맺을 수 있어서 생활지도 차원에서 관계성이 중요하니까 오히려 더 편하게 아이들을 대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앵커]
반면, 일부 교사나 학부모들 입장에선 지나치게 자유로운 게 아니냐는 걱정도 되는데요?

[기자]
10여 년 전만 해도 90% 넘는 중고등학교에서 두발 규제가 있었습니다.

교문 앞에서 일명 '바리깡'이라고 불리는 이발기나 가위를 들고 서 계시던 선생님을 기억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낸 부모 입장에선 학생에게 파마나 염색까지 허용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유를 넘어 방종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 의견도 들어보시죠.

[최미숙 /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상임대표 : 머리 모양이나 파마나 염색 굉장히 종류가 많은데 실질적으로 아이들한테 다 풀어준다는 것은 학교 생활지도를 안 하겠다는 거잖아요.]

이밖에 일부에선 현실적인 걱정도 나오는데요.

염색이나 파마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학생들 사이에서 소득 격차가 두드러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또, 두발 자유화는 일선 학교가 결정할 일인데, 교육감이 직접 나서면서 오히려 학교 자율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장에 따라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안이라 시행되기까지 학교 현장에서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