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발암물질 고혈압약' 혼란 가중...91개 품목 판매중지 해제

[취재N팩트] '발암물질 고혈압약' 혼란 가중...91개 품목 판매중지 해제

2018.07.09. 오전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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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N팩트] '발암물질 고혈압약' 혼란 가중...91개 품목 판매중지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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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발암 가능 물질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이는 고혈압약을 우리 보건당국이 판매중단 조처를 내리자 환자와 가족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확산하고 있는 고혈압약 발암물질 파문과 우리 보건당국의 대처를 알아보겠습니다.

최재민 선임기자 연결합니다.

먼저 일부 고혈압약에 발암물질 들어 있다며 회수 명령이 내려진 게 지난 주말이었죠?

[기자]
제일 먼저 판매 중단 조처를 내린 곳은 유럽연합입니다.

지난 금요일 유럽 의약청은 유럽연합 전역에 중국산 원료로 만들어진 발사르탄이 함유된 고혈압약과 심장병 치료제 회수 명령을 내렸고요

우리 식약처도 지난 토요일 오후에 잠정 판매중지는 물론 제조와 수입 중지 조처를 내렸습니다.

문제의 고혈압약은 82개사 219개 품목에 달합니다.

[앵커]
82개사 219개 품목이라면 국내에서도 많은 고혈압 환자가 문제의 약을 복용했을 것으로 보이는 데 얼마나 되나요?

[기자]
정확히 몇 명의 고혈압 환자가 문제의 발암물질 고혈압약을 복용했다는 건 아직은 집계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지난해 기준 605만 명인데요

국내에서 허가된 고혈압 치료제는 2,690개 품목이 있다고 식약처는 확인했습니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된 중국 제지앙 화하이 사의 발사르탄 성분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품목이 219개라는 겁니다.

식약처는 실제로 사용됐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발사르탄 자체의 특성이나 부작용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죠?

[기자]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혈압을 낮춰주는 성분입니다.

발사르탄은 원래 스위스 노바티스 제약회사가 개발한 고혈압 치료제로 디오반이라는 제품명으로 판매됐고요

지난 2012년 특허가 만료돼 수백 개의 복제약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는 발사르탄 자체의 문제가 아닌 발사르탄에 들어간 불순물인 NDMA 때문입니다.

NDMA는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itrosodimethylamine)의 약자로 독성이 강한 물질입니다.

주로 산업공정의 부산물로 생기는데 이번에 문제가 된 건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 원료의 제조과정에서 부산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NDMA는 세계보건기구의 국제암연구소가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주로 사람의 간에 피해를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식약처가 판매 중단 조처한 219개 품목 가운데 발사르탄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도 있어서

식약처가 검증 없이 문제의 품목을 서둘러 발표함으로써 시민 불안은 물론 애꿎은 일부 제약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식약처는 문제의 219개 품목에 발사르탄 성분이 함유됐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또 지난 7일 오후 9시부터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 시스템에 판매금지 대상 약품을 입력하면 처방금지 경고 문구가 뜨도록 조처했습니다.

문제 약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의사가 약을 처방하는 단계부터 원천차단한 건데요

그런데 식약처가 발표한 219개 판매금지 약품 가운데 지금까지 187개 품목을 점검했습니다.

그 결과 해당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40개 업체의 91개 품목은 판매중지와 제조중지를 해제했습니다.

아직 다 확인한 건 아니라서 해제 품목이 더 늘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미 명단은 공개된 상황이라 애꿎은 제약사의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부 고혈압 환자와 가족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처방 병원이 직접 환자에게 연락해 다시 처방하라는 내용을 비롯해

식약처를 비난하는 내용까지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 6백만 명의 환자들은 자신이 어떤 제약사 약을 복용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텐데 어떤 조처를 하면 되나요?

[기자]
일단 인터넷을 통해 자신이 복용하는 고혈압약이 문제의 약품인지를 확인할 수 있고요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처방을 받은 병원이나 약국에 문의하면 됩니다.

식약처는 임의로 고혈압약 복용을 중단하는 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국내에 허가된 고혈압 치료자가 2,700개에 육박하는 만큼 대체 치료제가 충분하다며 의사와 반드시 상의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앵커]
고혈압 약의 문제점,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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