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만 연 400만 원...재주만 부리는 대리기사들

보험료만 연 400만 원...재주만 부리는 대리기사들

2017.11.10. 오전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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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20만 명 정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리운전기사들이 소속된 업체가 요구하는 과도한 각종 수수료 때문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업체의 횡포로 기사들이 연간 수백만 원씩 운전자 보험료를 내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막을 법이나 제도는 현재 없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맞춤형 양복점을 운영하며 대리운전 기사까지 2개의 직업을 갖고 있는 최우철 씨.

최 씨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하루 18시간 넘게 일하기 일쑤지만 그 대가는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업체가 번 돈의 20%를 무조건 수수료로 챙겨가기 때문입니다.

[최우철 / 투잡 대리기사 : 어느 장사라든가 금융 쪽에서도 그렇겠지만 20% 수수료는 거의 없거든요.]

여기에 출근비, 관리비, 보험료 등을 대리운전 업체에, 콜 프로그램 이용료를 프로그램 제공업체에 추가로 내고 있습니다.

한 달에 250만 원을 번다고 해도 정작 손에 쥐어지는 것은 170여만 원에 불과합니다.

[최우철 / 투잡 대리기사 : 수수료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리운전, 그러니까 이제 대리운전 지금까지 정해진, 법적으로 정해진 룰은 없거든요.]

업체가 운전자 보험료를 받아가는 과정에도 횡포는 존재했습니다.

부산 지역에서 대리기사로 일하는 박성호 씨는 다섯 식구를 혼자 부양하느라 다른 기사보다 많은 7개 대리운전 콜 프로그램을 깔고 콜을 받고 있습니다.

[박성호 / 다섯 식구를 혼자 부양하는 대리기사 : 그렇지 않으면 일을 하기가 힘이 듭니다. 한 업체 소속으로 그 업체 콜만 받는다고 하면 하루에 올릴 수 있는 수익이 너무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업체마다 단체 운전자보험을 따로 들도록 해 각각 보험료를 내고 있습니다.

더 저렴한 개인 운전자 보험 1개만 들어도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업체가 허용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금감원 관계자 : 문제는 그 대리운전 업계에서 이거를 용인하면 가능한데 용인하지 않으면 사실 어려운 거잖아요. 근데 그거는 저희가 어떻게 규율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라서.]

이 때문에 박 씨가 한 달에 내는 보험료는 30여만 원, 1년에 400만 원에 육박합니다.

[박성호 / 월 30여만 원 보험료 내는 대리기사 : 매달 (보험료가) 나가야 합니다. 그게 안 나가면 일을 못 합니다. 일을 안 줍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줄 법과 제도는 현재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늘 밤 국민신문고에서는 과도한 노동을 하면서도 업체가 요구하는 각종 수수료와 횡포 때문에 고통받는 대리운전기사들의 실상을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고민해봅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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