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없고 기록만 남은 학교생활기록부

생활 없고 기록만 남은 학교생활기록부

2017.11.05. 오전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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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이 확대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 두께가 성패를 가른다는 말까지 나오는 요즘입니다.

공교육을 정상화를 위해 도입됐지만 학생부 조작에 공정성 논란까지 일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최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북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교장과 교무과장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입니다.

교장이 몇몇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 수정을 요구하니 교무과장이 처리하겠다고 보고합니다.

학생 종합의견란에 "부모에게 의존적이다"를 "순종적이고 배려심이 많다"고 바꾸는 식입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나이스에 기록된 학생부를 조작한 교장과 교감 등 5명이 적발됐습니다.

[임경호 / 경기 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장 : 문제는 마지막 수정 정보만 남아있다는 겁니다. 이전에 수정된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죠. 교육부에 모든 정보가 입력되도록 시스템 보완을 요청했습니다.]

실제 최근 3년 동안 학생부를 무단 정정하거나 조작한 사례는 3백 건이 넘습니다.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수시입학에서 학생부 종합전형 선발은 32%로 날로 비중이 늘면서 학생부에 손대는 일까지 생긴 겁니다.

일선 학교 교사들도 학생부 기록에 생활은 없고 기록만 있다고 지적합니다.

심각한 업무 과중은 물론이고 학생의 성장발달보다 대입을 위한 기록이 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이미영 / 고등학교 교사 : 입시를 위한 기록이 되다 보니까 교사로서 굉장히 기록 자체가 학생을 위한 진짜 학생의 생활을 기록하는 것인가 의구심을 갖게 되는 거죠.]

또 학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재력이 영향을 미쳐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각종 논란에 교육부는 내년 8월까지 학생부 종합전형의 공정성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혀 어떤 개선책이 나올지 주목됩니다.

YTN 최아영[cay24@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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