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도 문제, 안 내도 문제...애매한 '경조사 비용'

돈 내도 문제, 안 내도 문제...애매한 '경조사 비용'

2016.06.30. 오전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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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기종 /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 이호선 / 숭실사이버대 교수

[앵커]
친분 정도에 따라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또 간다면 얼마를 내야 할지 참 애매한 게 바로 경조사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개인적인 얘기도 될 수 있겠습니다마는 두 분 같은 경우, 일단 팀장님은 한 달에 평균 경조사 몇 건 정도 됩니까?

[인터뷰]
저는 최소 12건입니다. 매주 매건. 적으면 세 건이고요. 이런 거 있잖아요. 결혼식 그다음에 장례식 그다음에 요즘 칠순, 육순 잘 안 하시지만 하는 경우 있거든요. 칠순, 팔순을 하신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적게 잡아서 보통 12건을 갑니다.

[앵커]
어떠세요, 이 교수님은?

[인터뷰]
저도 적으면 한 달에 7건, 많으면 한 15건, 20건 이렇게 될 때도 있는데 저는 심지어 재혼해도 낸 적이 있었어요. 제가 좋은 데 냈기는 냈는데요. 제가 그분들께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세 번째는 안 내고 싶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이게 참 관계라는 게 모호해서 안 낼 수도 없고 이게 단순히 애경사만 있는 게 아니라 개소식 이런 거 있잖아요.

이런 거까지 함께하면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적게는 몇 만 원 많게는 어떨 때는 10만 원도 넘고 때로는 화환을 보내야 될 때도 있잖아요. 그러면 10만 원 훌쩍 넘어가거든요. 그러면 이게 한두 건이면 괜찮은데 이게 쌓이고 쌓여서 10건이 넘어가게 되니까 이게 목돈 되더라고요.

그러면 받는 사람은 1건인데 보내는 사람은 여러 건이 되니까 이게 심리적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제일 조금 그런 건 잘 모르는 사람이 계속 연락해서 나 결혼한다고.

[앵커]
그때는 어떻게 하세요?

[인터뷰]
그때는 저는 나름대로 기준이 있습니다. 하나는 뭐냐하면 일단은 이 사람이 내가 평생을 살아오면서 함께했던 기간의 기여도. 그리고 이 사람이 앞으로 만날 사람인가 그리고 이 사람의 경우에 따라서 형편을 고려하기도 해요. 너무 어렵거나 이럴 경우에는 또 그 장소에 부조를 하기도 하고 그렇거든요.

[앵커]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경우도 사실 많지 않습니까. 물론 다 가고 돈만 많으면 가서 다 해 드리고 싶은데 구분하기가 애매할 것 같아요.

[인터뷰]
사실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말씀하셨지만 사회적으로 인연이 됐던 사람이 나하고 어느 정도 친밀도가 있는지 이걸 따지게 되거든요. 그런데 또 이런 경우가 있죠. 내가 있었던 행사에는 한 번도 안 온 분이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초대가 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는 이제 주저하게 됩니다. 그런 경우에는 대부분 가지 않게 되거든요. 그래서 소위 품앗이라는 그런 부분이 있는데 그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또 이런 게 있습니다.

내가 두 번, 세 번 갔던 행사에 그분이 정작 내가 어떤 행사에 초대를 했을 때는 안 와버리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 게 주변에서 사회적으로 굉장히 비난을 받는 소지인데 이런 경우가 있죠. 어떤 분은 자기가 왔던 분들을 전부 메모를 다 해놓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찾아가서 다시 품앗이를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게 사실은 가장 정상적인 그리고 양심적인 그런 품앗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앵커]
좋은 뜻에서 시작한 경조사비가 지금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되고 있습니다. 좀 더 솔직하게 얘기를 나눠보도록 하죠. 내면 얼마를 내는 게 적정할까요. 요즘 김영란법 얘기 나오면서 그 가격기준이 올라가는 게 아니냐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그런데 경조사비의 기준 우리 국민들은 얼마를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장민정 앵커가 분석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이번 주에도 어김없이 날아든 청첩장,간혹 고지서처럼 느껴질 때가 있죠.3만 원이냐, 5만 원이냐, 10만 원이냐.축하의 마음은 얼마로 표현해야 하는 걸까갈등이 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지갑 사정을 생각하자니 인색해지고,더 넣자니 무리하는 것 같은 경조사비. 얼마가 최선일까요?

대세는 5만 원이었습니다. 올해 이뤄진 한 설문조사를 보면,10명 가운데 6명이 5만 원을 낸다고 답했고요. 10만 원을 낸다는 사람도 10명 중 2명 이상이었습니다. 아직도 얼마를 내야 할지 알쏭달쏭하시다고요?

그렇다면 이렇게 계산해보는 건 어떨까요? 인터넷에 떠도는 적정 축의금을 계산하는 공식입니다. 재미로 준비해봤습니다. 예를 들어 결혼식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선 결혼하는 이가 나와 얼마나 친한지 친분 관계를 따져봐야 하고요. 예식장의 식대와 답례품 시세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합니다.여기에 이전에 내가 받았던 경조사비를 염두에 두고,결혼식에 갈지 말지간다면 몇 명을 데리고 가는지까지 대입해야 소위 욕먹지 않는 적정 축의금이 나온다는데. 이게 끝이 아닙니다.

친하다고 생각해 거액을 넣었다가 나중에 사이가 멀어질 수도 있으니,친분 관계의 미래 가치까지 세세하게 계산해봐야 한다고 합니다. 경조사비 하나에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니 마냥 웃고 넘길 얘기는 아니죠. '꼭 가야 하나' 내키지 않는 경조사도 있다고 합니다.

저도 이런 경험 있었는데요. 고등학교 졸업한 뒤에 왕래조차 없다 오랜 만에 연락이 와서 나 결혼해. 와줄 거지라고 초대하는 친구가 그렇고요. 내가 결혼할 때, 우리 아이 돌잔치 때는 축하 한마디 없어 놓고,자기 경조사에는 꼬박꼬박 부르는 이의 잔치도 가기 꺼려진다는 답이 많았습니다.

좋은 일은 함께 기뻐해 주고어려운 일의 슬픔은 나누자는 의미의 경조사비.그저 마음이 중요한 건데 어느덧 경조사비가 부담이 돼 버린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앵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일단 금액은 5만 원이 가장 많은 걸로 나와 있네요.

[인터뷰]
그렇죠. 5만 원이면 너무 결례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부담스럽지 않고 아마 그게 현실적인 적정선이자 동시에 심리적 적정선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를테면 3만 원 하기에는 물가가 너무 높고 그렇다고 10만원 하기에는 내 주머니가 너무 가볍고 그렇다 보니 한 5만 원 정도, 중간 정도에서 평균값을 내자 해서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리고 서로 경조사비 낼 때는 얘기합니다. 얼마를 낼 거야 이렇게 물어보잖아요. 그래서 물어봤을 때 평균값을 맞춰본 것 같아요.

[앵커]
그리고 가서 아까도 얘기했습니다마는 식사를 예를 들어서 갈비탕 한 그릇 정도 먹으면 5만 원에 부담이 없는데 예를 들어서 호텔에서 한다고 말입니다. 아까 인터뷰한 어느 분도 호텔 한 끼당 7만 원인데 5만 원 내기도 그렇고 둘이 가놓고 5만 원 내기도 그렇고 그런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저도 호텔 얘기를 하고 싶었거든요. 사실 제가 강남권에서 근무를 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조금 많은데 호텔에서 결혼식을 한다고 초대를 받고 가지 않습니까? 그러면 5만 원 절대 못합니다.

10만 원 해야 되는데 또 10만 원도 어려울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특급호텔 같은 경우에는 보통 6, 7만 원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안 가면 되고 축의금만 낸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런데 또 이런 거입니다.

호텔은 이미 2000명의 다 돈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안 가고 돈을 내도 역시 오히려 호텔 측에 이익을 주는 거니까 가시고 적정한 돈 내시고 음식은 드셔야 됩니다.

[앵커]
음식은 꼭 드시고 오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런 날이 있습니다. 이 친구가 내가 안 올 거라고 기대를 했는데 내가 그날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고 좀 멀지만 가는 날 그 친구가 정말 고마워하더라고요.

그런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게 바로 경조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 저희들이 경조사비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오늘 밤 9시에 방송되는 YTN 국민신문고에서 이 얘기를 좀더 입체적으로 그리고 심도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의 고민을 같이 풀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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