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속 아들 구한 엄마 하늘나라로

불길 속 아들 구한 엄마 하늘나라로

2015.01.24. 오후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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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정부 화재 당시 아이를 지키려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20대 엄마가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와 단둘이 지내던 아이는 돌볼 사람이 없어 일단 인근 아동보호기관에 맡겨졌습니다.

안타까운 소식, 김대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소방관의 품에 안긴 네 살 배기 아이, 아이를 품에 안고 나오다 전신 화상을 입은 엄마는 들 것에 실려 나옵니다.

지난 10일 130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화재 당시 모습입니다.

아이를 지키기 위해 온몸으로 불길을 막은 23살 나 모 씨가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맨 지 2주 만입니다.

고아 출신으로 입양 보내졌다 다시 홀로 생활고를 견뎌야했던 나 씨는 미혼모로 4살 난 아들을 힘겹게 키워왔는데 이젠 더 이상 아들을 돌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인터뷰:나 씨 친구]
"애한테 다 해주고 자기 사고 싶은 것 안 사고 애한테 다 해주고, 장난감 같은 것 많이 갖고 싶잖아요, 그런 것 사달라고 하면 다 사주고. 자기 안 먹고 자기 안 입고 그런 식으로..."

아이는 엄마 덕분에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친척이 없어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돌보고 있습니다.

의정부시는 앞으로 아이를 보호할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인터뷰:안병용, 의정부시장]
"지금까지 발생한 모든 의료비는 의정부시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아이는 시스템에 의해 건강하게 잘 보호되고 있는데 그 처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상황을 같이 한 번 보겠습니다."

나 씨가 숨지면서 의정부 화재 사망자 수는 5명으로 늘었습니다.

대형 화마는 작은 원룸에서 오손도손 살았던 모자마저 갈라놓으며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YTN 김대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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