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폭탄주 역사, 왜 시작됐나

대한민국 폭탄주 역사, 왜 시작됐나

2014.12.24. 오전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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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송년회에서 섞어드시나요.

섞어드신다는 것은 화면에 나온 것처럼 폭탄주를 얘기를 하는데 이 폭탄주가 예전에는 특수 직종의 일부 사람들만 술자리에서 마신다.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일반 직장인들도 회식 자리에서 섞어서 많이 마신다고 하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폭탄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번 통계를 통해서 보시겠습니다.

지난 1년간 폭탄주를 마신 적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사 결과인데요.

2011년 33%. 2012년 32%, 지난해에는 55%.

그러니까 술을 마신 사람 중에 절반은 폭탄주를 마셨다라는, 2명 중에 1명 꼴로 폭탄주를 마셨다는 거고요.

더 조금 우려될 만하다고 봐야 되나요.

10대, 20대 젊은 사람들도 섞어 마시는 걸 좋아하네요.

잘 아시겠지만 폭탄주는 워낙 알코올 도수도 높기 때문에 치명적이고, 여러 가지 건강에도 안 좋은데. 먼저 폭탄주를 좋아하는 시대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우리가 속도전에 있다 보니까 빨리 마셔서 빨리 취하려고 하는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요.

또 한편으로 봐서는 알게모르게문화가 하나 생성이 된 것 같아요.

어떻게 시작됐는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다른 회합에서도 폭탄주를 다 마시다보니까 오히려 새로운 폭탄주 제조법을 전도하는 이런 것에서 보니까 쉽게 전파가 된 것 같고요.

어쨌든 요약하면 빨리 음주상태에 이르기 위해서 폭탄주를 선호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터뷰]

우리 술 문화가 즐기려고 하는 문화가 아니에요.

취하려고 하는 문화예요.

어제도 저는 폭탄주를 마셨습니다마는 제가 1시간 정도 늦었는데 문 열고 들어가자마자 여러 잔을 주더라고요, 우리랑 같이 취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그게 뭐냔 말이죠.

빨리 취하려고 하는 그런 문화 때문에 폭탄주가 그런 면에서 효용성이 있거든요.

[앵커]

왜 빨리 취하려고 하는 걸까요?

[인터뷰]

글쎄요.

[인터뷰]

피상적인 것만 보신 거고요.

통계를 보시면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마셔요.

우리 젊은이들이 훨씬 우리 세대보다 현명해졌다, 저는 그렇게 봤어요.

폭탄주가 이름만 들어보면 굉장히 나쁠 것 같죠.

지금 폭탄주를 만드는 걸 보면 소주 한 잔이나 반 잔을 놓고 맥주를 가득 채웁니다.

그러면 술이 굉장히 순해집니다.

옛날에는 소주만 먹었습니다.

소주 먹는 것보다는 소주를 맥주에 희석시켜서 먹는 게 건강에는 덜 해롭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그걸 아는 거예요.

[앵커]

원래 저희가 여러 가지 준비를 했는데다 준비한 의도랑 다르게 얘기를 하시네요.

[인터뷰]

폭탄주가 왜 폭탄주라고 하냐하면 저는 그렇게 들었어요.

맥주잔에 양주잔을 떨어뜨리잖아요.

이 모습이 마치 폭탄을 투하하는 모습 같아서 폭탄주이기도 하고 또 왜 폭탄주냐 하면 이게 마실 때는 목넘김이 좋아요.

마실 때는 맥주맛밖에 안 나는데 안에 들어가서는 폭발을 해서 양주의 도수가 몸에 쫙 퍼지는 거예요.

이것이 의학적으로 어쨌든 간에 경험상으로 말씀을 드리면 젊은 세대가 폭탄주를 많이 마시고 나이가 들수록 폭탄주를 적게 마시는 이유가 폭탄주가 젊을 때는 먹어도 괜찮아요, 몸이.

그런데 나이가 30대, 40대 갈수록 이때부터도 폭탄주를 먹으면 몸이 완전히 안 좋아진다는 거를 굉장히 많이 느낀다고도 하시거든요.

그래서 40, 50대 넘어가면서부터는 폭탄주보다는 그냥 단품으로 소주나 맥주를 마시거나 조금 마시잖아요.

[앵커]

너무 개인적으로 경험을 토대로 말씀을 하셔가지고. 40대 때는 그다음 날 일어났을 때 속이 불편한 이런 정도가 20대랑 많이 다르다는 거죠.

[인터뷰]

의학적으로 설명을 드리면 우리가 독한 술과 약한 술을 섞으면 그게 독한 술처럼 돼서 몸에 해롭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 몸은 어떻게 생각하냐면 그냥 그대로입니다.

들어간 알콜 총량에 비례합니다.

맥주는 5% 예요, 소주는 18도에서 20도정도가 되고 그다음에 옛날 소주는 25도였습니다.

요즘 양주는 45도에서 50도입니다.

그런데 옛날에는 전부 다 소주면 소주, 양주면 양주로 먹었는데 너무 양이 많고 독하니 맥주에 희석해서 먹은 거예요.

같은 양을 먹는다고 한다면 도수 낮은 술을 먹는 게 낫그래서 우리가 맥주만 먹어서 술에 취하기 힘드니 거기에 소주를 조금 섞어먹으면 술값도 적게 들고 조금 더 취할 수 있죠.

그러니까 옛날에는 1차 소주 먹고 2차 맥주 먹고 이렇게 장소 옮기면서 길게 먹는 것보다 그냥 처음 먹는 자리에서 맥주에다가 소주 조금 섞어서 마셔서 그 정도 취하면 된다, 그러면 경제적으로도 이익이고, 시간상으로도 이익이고, 그 정도로 마시고 끝내면 괜찮다, 어떤 술이든 맥주도 많이 먹으면 취하고요.

폭탄주도 한두 잔 먹으면 별문제가 없습니다.

[앵커]

폭탄주가 오히려 소주나 독주보다 더 낫다고 정리를 했는데 어떻게 정리를 해야 할까요?

[인터뷰]

폭탄주 옹호죠.

그런데 그것도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아요.

일단 그렇게 시작이 되면 거기에서만 끝난다고 한다면 논리가 맞는데 현실은.

[인터뷰]

맥주만 먹고 취해도 가고, 소주만 먹도 취해도 가니까 폭탄주라는 게 나쁜 건 아닌 거예요.

[앵커]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어차피 술이라는 게 나쁜데 폭탄주라고 해서 폭탄주 마시라고 하는 건 어폐에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인터뷰]

그러니까 이런 거죠.

폭탄주가 나쁜 이유가 폭탄주라는 게 만약에 없으면 소주라든지 양주 같은 독한 술을 따로 마시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은 맥주만 마셨을 거예요.

그런데 폭탄주라는 제조법이 생기면서 맥주의 맛으로 독한 양주 내지는 소주를 마시게 된 거죠.

[앵커]

그런데 폭탄주에 대한 글에서 폭탄주를 습관적으로 마시다 보면 술을 거절 수 없게 만든다.

[인터뷰]

지금 강변호사님이 지적한 게 뭐냐하면 술을 섞어먹는 문화가 없으면 나는 맥주만 마실게, 이럴 수가 있는데 거기다가 섞어 먹는 문화가 보편화되어 버리면 좀 독한 술을 억지로 먹게 되는 그 지적이 정확하십니다.

[앵커]

의학적으로는 분명히 폭탄주가...

[인터뷰]

양주보다 낫고 소주보다는 낫습니다.

건강상 덜 해롭습니다.

[앵커]

다만 폭탄주 문화라는 게 강변하기가 힘들다.

[인터뷰]

또 이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문화가 아니겠습니까?

술을 섞어 마신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인터뷰]

러시아에서도 섞어먹고 미국 사람들도 섞어 먹습니다.

[인터뷰]

외국 대학의 학생들도 이만한 그릇에 모든 술을 다 넣어서 빨대로 마시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어쨌든 모르겠습니다.

빨리 취하는 것은 분명히 있는 것이 아닌가 예상이 되는데 모르겠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아니지만 위에 대한 반응이 한 종류의 알코올을 만든 것에 응하기보다는 다수에 응하게 되면...

[인터뷰]

그런 거죠.

폭탄주 자체의 알코올이 문제라기보다는 폭탄주를 만들기 시작한 순간 이 술을 마시는 분위기나 문화 방식이 쫙 잔을 나열해 놓고 동시에 만들어서 한 잔씩 돌리면서 안 마실 수 없는 분위기.

때로는 파도도 타고 이러니까 무조건 자기 순서가 되면 마셔야 되고, 또 그렇게 마실 때는 원샷을 해야 되는 그런 문화가 같이 따라오기 때문에 결국은 폭탄주가 시작된 순간 많이 마시게 되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각박한 시대에 스트레스를 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실 한국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고 누릴 줄을 모르는 상황에서 정색을 하고 술 좀 줄이고 다른 집에 가서 가족들과 이야기를 하거나 집에 가서 운동을 하라고 얘기하기에는 일단 저부터도 그런 얘기를 할 자격도 없지만 워낙 죄송스럽고. 워낙 스트레스가 많으니까.

그런데 지금 보니까 한번 술을 마시면 소주 기준으로 8잔을 마시고 여자는 5잔 이상을 마시면 고위험 음주비율이 82% 인데 여성들이 한번 술자리에 가서 술을 마시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해요.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이 폭탄주를 마시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고, 술자리에서 여성들이 폭음을 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고. 그런 것도 있어요.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인터뷰]

그것은 여성들이 그만큼 사회에 진출을 많이 했다는 것이죠. 과거에는 대학교도 남자들이 많이 가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역전 됐어요.

지금은 여자들이 더 많이 대학을 갑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여성들이 직장도 많이 들어가니까 당연히 술자리에 많이 참석하게 되고 당연히 그렇게 되면 술을 많이 먹게되는 것이고 그러다보니까 2차, 3차 따라가서 폭음하게 되고 그런 거죠.

[인터뷰]

폭탄주 문화라는 게 위계질서의 문화죠. 윗사람이 권하면 아래사람이 무조건 마셔야 되는 건데.

[앵커]

약간 군대문화죠.

[인터뷰]

저도 의사생활을 했기 때문에 레지던트가 군대보다 더합니다, 위계질서가.

그래서 억지로 술을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화가 바뀌는 것은 그 사람이 위에 올라갔을 때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억지로 폭탄주를 마시는 과장이나 계장급 평사원들이 나중에 부장되고 이사가 됐을 때는 이 문화를 바꾸려는 그런...

[앵커]

원장님은 바꾸고 계시나요?

[인터뷰]

저는 싹 바꿨죠.

저는 일단 회식도 직원들하고 물어봅니다.

회식하고 싶니? 아니면 내가 저녁값을 줄 테니까 너네들끼리 먹을래, 그러면 대개 자기들끼리 먹겠다고 합니다.

[인터뷰]

저는 20대 초반, 30대 초반까지는 정말 술을 많이 먹는 편이었거든요.

폭탄주를 10잔씩 마실 때도 있었고 그런데 멀쩡했어요, 그때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회복이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점점 줄이게 됐는데 그런데 변호사를 해 보면 술을 정말 잘 먹어야 된다는 거를 더 여실히 느껴요.

왜냐하면서 술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 정말 많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기 싫은 일, 상상하기 싫은 일. 그리고 회복할 수 없는 일들의 한 70% 이상은 제가 보기에는 술이 원인이에요.

술이 이혼도 시키고 술이 범죄자도 만들고, 범죄 피해자도 만들고요.

그런데 이런 식의 피해는 회복이 안 되거든요.

범죄자가 한 번 되면 전과가 생기는 거고 피해자가 되면 심한 경우는 사망에 이르기도 하고, 술먹고 일어난 일들로 인해서.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술 자체는 마실 수 있지만 폭탄주로 시작된 것과 폭음하는 문화 그리고 만취해야 한다라는 강박증 그런 것에서는 좀 빨리 우리가 변화를 해야...

[앵커]

옛날에는 술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잘못을 조금 너그럽게 봐주는 게 있었는데 지금은 또 그런 것들이 없어졌잖아요.

[인터뷰]

과거에는 술 먹고 성범죄를 한다거나 하면 소위 온전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형벌을 부과할 수가 없어서 감형이 되고 했었는데 결국은 술이 범죄의 원인은 아니지만 상관관계가 있다라는 통계가 상당히 많은 것이죠. 절도, 강도, 성폭행, 살인도 다 술 먹은 상태에서 하는 것이 40% 이상입니다.

최근에는 또 술을 잘 먹어야 남성답다라든가 술을 강권하는 이런 사회로 인해서 여러 가지 사회적 부작용이 계속빈발하고 있는 이런 점도 폭탄주를 얘기하면서 꼭 짚어야 될 사항이 아닌가.

[인터뷰]

술이라는 게 어떤 작용을 하냐면 뇌에서 우리가 사회화 되면서 본능을 억제하는 억제중추가 있습니다.

술은 그 억제중추를 억제시켜버려요.

그러니까 도덕심이나 법률이나 이런 것들을 다 위반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게 술이기 때문에 술은 어찌됐든 적게 드시는 게 좋고 안 드시는 게 좋습니다.

[앵커]

정리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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